안녕하세요.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과거에 '게임을 들고 찾아오겠다'고 말씀 드린 1인입니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오히려 지금은 그때가 가끔 그립기도 합니다. 병원에서나마 어머님을 뵐 수 있었고, 힘들었지만 당신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니까요. 따뜻한 봄이 오니 괜시리 마음도 먹먹해지고, 다가오는 어머님의 첫 기일에 눈물을 짓는 일도 잦아졌네요.
사실 지금 이 글을 쓰기 전에, 이곳에 들러 이런저런 글을 남긴 적은 있으나 약조한 게임을 소개해드리진 못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한정된 자원으로 게임을 만드는 건 그만큼 녹록한 일이 아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언젠간 우리의 게임을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즐겨주실 거란 기대 하나로 열심히 개발에 매진하던 즈음, 우연히 OBS 에서 전작인 <달려라 뿅뿅뿅>을 콕 짚어 색다른 인디 게임으로 소개해줬었네요.
수익은 0원에 수렴하지만,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1만 건을 넘어섰스니다. 적어도 양스럽지 않고, 캐주얼하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한 처녀작이 '그리 모자란 녀석'만은 아니었구나란 생각에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었네요.
뜨내기 유저가 아니고, 적어도 자신이 직접 개발한(혹은 개발에 참여한) 게임이라면 오유 분들에게 소개해드려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개발 중에 '오덕' 게임이 흥하는 걸 보고 어찌나 부러웠던지요.
하루, 하루 버티는 게 힘든 정말 초절정 인디 제작사인 핑퐁팩토리(저희 회사 이름입니...)로서는 돈을 버는 것보다 고생해서 만든 게임을 저렇게 소개할 기회를 얻은 것이 너무도 부러웠습니다.
이번에는 전작처럼 안드로이드 단독 출시가 아닌, 아이폰에도 동시에 출시했습니다. 전작에 대해 소개할 때 몇몇 분들이 '아이폰이었다면 도와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라고 하셨던 걸 잊지 않았거든요. 이번에는 나름의 노하우도 쌓여서 최적화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게임을 하시면서 불편한 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눈물로 호소한다, 이런 건 아니지만- 이번에 저희가 내놓은 신작 <테일밤>은 어찌 보면 저희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흙수저 3인방이 모여서, 판에 박힌 게임이 아니라, 적어도 우리가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 의기투합했습니다.
하지만 눈 먼 돈을 꿀꺽할 만큼의 뻔뻔함을 갖지 못했고, 마냥 리소스를 투자할 여유 있는 자금도 없고, 무엇보다 이제 챙겨야 할 가족들이 생겼기 때문이죠. 물론 꾸준히 업데이트는 하겠지만 전업으로 메달릴 수 있었던 건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한 번만 격려해주세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입니다. 물론 인앱 요소가 들어있지만 전혀 게의치 않을 너무나 '인간적인' 게임이지요. 바라는 건 오직, 저희가 만든 게임이 1만 명을 넘어서 10만 명, 혹은 100만 명이 즐겨주시는 겁니다.
정말 쪽방에서 나이를 합치면 100살이 훌쩍 넘어가는 3명의 청년 아닌 청년이 추위를 이겨가며 만들었습니다. 칭찬이 아니라 욕이라도 좋습니다. 그냥 묻히는 것이, 그냥 많은 분들과 만나보지 못하는 것이 저희에게는 가장 슬픈 일이니까요.
돈을 못 벌어서 접을 때 접더라도(접고 싶진 않습니다), 그냥 회사의 노예나 알바 생활을 할지라도, 많은 분들과 만날 수 있다면 그걸로 위안을 삼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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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이 길었습니다.
저희가 내놓은 신작 게임에 대한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제목은 바로 <테일밤>입니다.
하지만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그리 심플하진 않습니다.
일반적인 슈팅 게임(드래곤 플라이트)이나 액션 게임은 적들을 물리치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서 높은 점수를 얻습니다. 그렇지만 <테일밤>은 다릅니다. 적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공격할 수 있는 독특한 액션성을 가집니다. 공수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얘기죠.
이건 게임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기체의 꼬리 부분에 '폭탄'이 달려 있고, 이를 통해 적을 제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유저분들은 마치 뱀(스네이크)을 움직이듯이 기체를 조작해서 꼬리 부분의 폭탄을 적들과 '쾅'하고 부딪히게 만들어야 합니다. 플레이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래서 더운 조작하는 손맛이 살아납니다. 좌, 우 혹은 상, 하 의 이동이 아니라 꼬리의 움직임을 예상해서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죠.
폭탄의 개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기체마다 이 폭탄을 사용하는 방법이 각각 다릅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기체를 골라서 적들을 제압하고, 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게 이 게임의 목적입니다. 이지, 노멀, 하드로 난이도 역시 나눠져 있고, 자신이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면 친구들에게 '공유'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게임 안에는 '이벤트존'이 랜덤하게 등장하는데 적들의 공격을 피해서 이곳을 점유한다면 특수 효과, 예를 들어 무적이라든지 폭탄 세례라든지 유저에게 유리한 효과가 발동합니다. 이걸 적절히 이용한다면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적을 피해 이곳에서 머무르는 게 그리 녹록하진 않으니 만만하게 보시면 안 됩니다.
기체가 등장하니 육성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게임 상에서 열심히 코인을 모아서 카드를 뽑을 수 있고, 이 카드를 합성하면(실패...도 있습니다) 기체의 레벨과 능력치가 올라가죠. 물론 이런 거 다 필요없고 난 기본 기체로만 플레이하겠다고 하셔도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기체, 그리고 수집욕을 자극하기 위한 일종의 서비스 차원이니까요(물론 인앱 결제를 하셔도 됩니다).
게임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대략 이렇습니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아니 불여일플이죠. 실제로 다운받은 후 플레이하시면 짬짬이 즐기기 좋단 생각과 기존 게임과 조작하는 맛이 다르다는 건 금방 눈치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픽도 디자이너를 갈아넣어서 나름 최선의 결과물로 뽑아내려 노력했습니다. 베스트는 아닐라도, 유니크한 느낌은 충분히 베어날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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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후회가 없냐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아니요"라고 말씀 드리겠지만, 지금 저희가 가진 것들은 모조리 쏟아냈습니다. 저희에겐 금수저처럼 여윳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게임이 좋아서 게임을 만들었고, 그걸로 먹고 살아보겠노라고 도전해볼 '열정'밖엔 없었으니까요. 내일은 적어도 저희에겐 없는 단어였습니다.
적어도 잠깐의 짬이 나신다면 <테일밤>을 다운로드해서 한번만 플레이해봐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소감을 남겨주신다면, 적어도 이 글에 남겨주셔도 무방합니다. 저희가 앞으로 계속 게임을 만들 수 있을 지 여부는 거기에 달려 있을 테니까요. 출시 전보다 지금이 더욱 손이 떨릴 만큼 초조합니다. 회사를 뛰쳐나와 우리가 생각하는 게 맞다며 달려든 일이 유의미한 것이었는 지 여부가 지금 결정날 테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게임을 만들었던 것만큼은 즐거웠습니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저 게임이란 것에, 게임이란 것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은 말이죠. 후일을 기약하지 않고 온전히 모든 것을 던져보는 것은 인생에서 몇 번 찾아오지 않는 일일 테니까요.
혹자는 그랬습니다. " 참 바보처럼 산다. 그냥 요령껏 눈치 보며 돈 벌고, 그걸로 어떻게든 불릴 생각을 해야지. 천둥벌거숭이도 아니고...ㅉㅉ" 이라고 대놓고 바보 취급하더군요. 그건 견딜 수 있었습니다. 견디기 힘들었던 건 만들면서도 아무도 우리 게임을 모른 채 그냥 사라지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 뿐이었지요.
주사위는 던져졌고, 저희는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간에 받아들일 각오로 마켓에 섰습니다. 그러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베오베'로 한 번만 보내주세요. 많은 분들이 저희라는 존재를 기억할 수 있게, 저희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 말입니다.
칭찬이 아닌, 욕이라도 실컷 먹어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덧글이든, 리뷰든 말이죠. 그만큼 이 순간을 고대한 저희입니다. 흙수저 제작사에 오유 분들의 넉넉한 마음 한 자락을 나눠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핑퐁팩토리 드림.
P.S: 자게란에 올렸다가 :) 이곳에 올리는 것이 적절할 듯 하다고 해서. 재업했습니다. 저희로서는 정말 마지막 도전이라서 조금이나마 많은 분들에게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너무 밉게 생각진 말아주세요. 미리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