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무척 바쁜하루였네요. 이것저것 준비좀 하느라, 하루가 금방 지나버리다니....
제 흑염룡의 씨앗은 아마 4살때 심어진거 같습니다. 본인은 기억력이 좋은편이죠. 공부에 썼을면 좋을것을..
옹알이 하던 시절에, 어느날 밤 누군가 창문에 모기장을 뜯고 들어오려고 했던걸 기억하고 있지요. 그때, 어머니께서 화들짝 놀라서 깨시고,
그 의문의 남자는 도망을 쳤지요. 어머니와 저는 잠귀가 밝아서.. 그때일을 가끔 이야기하면, 말도 못하던 애기가 그런걸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놀라워 하십니다. ㅎㅎ
제가 4살때, 형들과 개구리를 잡으러 간적이 있지요. 그리고 발을 헛디뎌서 개울에 떨어져 빠졌던걸 기억합니다.
다행히 물이 얕아서 위험하진 않았지요. 다만 어린 마음에 형들이 와서 꺼내주길 바라고 울고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형들도 당시
다 애기들이라.. 당황하기만 하고 아무도 안꺼내 주더군요. 한참을 울다가 결국은 씩씩!! 거리면서 개울을 기어올라 왔습니다.
그리고 집에가서 울면서 "아무도 안꺼내줘서 혼자 살아나와쪄요 ㅠㅠ" 하고 울었지요. 어머니께서는 "아이고~우리아들 장하네~"
하셨지만, 아마 그때 알고있었던거 같습니다. 인생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정말? ㅋㅋㅋㅋ 아무튼 그렇습니다. ㅎㅎ
오늘 그냥 뜬금없이 생각이 났네요. ㅎㅎ 그럼 본론으로 가보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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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ㅇㅇ씨...과장님 도와주세요.."
어떤분이 말씀하셨지만, 저렇게 상사가 인정하는 모습이 부럽다고.. 본인은 다르게 생각함. 저 상태까지 가야 인정하는 인간이라니,,
저 상태에서도 삐약삐약 거리면, 솔직히 더 발암이 겠으나, 저렇게 자기 살자고 태세전환하는 모습도 보기엔 마찬가지 발암.
그리고 태세전환 하는 인간은 반드시 상황이 타개되고 나면 뒷통수를 치게 되어있음.
나: "그럼 나 퇴사하지 말까요? ㅎㅎ"
팀장: "그건 내가 미안합니다."
나: "미안하시면, 앞으로 판단하신거 실행전에 팀에 공유하세요. 혼자 뭐 하시는거 더이상 못믿으니까."
팀장: "......."
나: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팀장: "일단 시작부터 하나하나 잡아 나가야죠."
나: "그럼 이렇게 하지요. 지금 우리 부서에서 플밍 가능한사람. 과장님. 나. 막내 셋이니까. 나머진 현장 내려보내요."
팀장: "네.."
다음날 팀장이 오전 회의를 했음. 그리고 어제 계획한 대로, 인원을 편성했음. 대리들은 후덜덜 떨었음. 본인없이 현장에 내려간다니..
그리고 사무실에서 4명이 한 파트씩 맡아서 고쳐보기로 함.
그게 뭐 뚝딱 한다고 뚝딱 되는건 아니었음. 본인은 설비가 도는걸 무척 오래봤기 때문에, 프로그램 디버깅한 횟수도 많았기에,
어떤 문제가 원인 인걸 발견하게 되어도, 그 문제가 사라지면 이윽고 또다른 문제가 맞물리게 된다는걸 알 수 있었음.
과장님도 팀장도, 마찬가지였음. 쉽게 뭔가를 손대기가 너무도 무서운 상태.. 진도가 느릴 수 밖에 없었음.
정말 모두가 다 노력하면, 시간은 걸리나 어찌어찌 될거 같았지만, 몇일 후에 검수인데 본인역시 시간을 예측할 수 없었음.
가장 확실한 길은, 이 위태위태하는 프로그램으로, 세팅을 미친듯이 잘해서 이 상태로도 검사가 잘 되는것처럼 보이는 거였음.
일단 눈속임으로 중국으로 보낸 후, 배띄우는 시간, 다시 현장 셋업하는 시간 하면, 한달 반 정도 여유가 있어보였음.
그 안에 노력한다면, 분명 해결 할 수 있으리라...그래. 차라리 새로 틀을 만들고, 거기에 주요 기능부터 넣고, 하나씩 정리
해 나가는게 가장 좋은 방법인듯 했음.
그래서 회의를 소집했음. 본인이 생각하는 계획. 일단 모두가 붙어서 설비를 강력하게 세팅한다. 팀장도 내려와서 설비가 도는걸
보면 분명히 핵심 문제가 어디인지 파악가능 할 것이기에..
팀장도, 과장님도 동의를 했기에, 일단은 검수 통과에 주력하기로 했음.
본인도 더이상 대리들에게 맡겨놓을 수 없기에, 직접 나서게 되었음. 검사가 될때까지 미친듯이 영상 맞추고, 조명맞추고, 센서 조작하고..
문제는 카메라가 움직이는 x축과 z축이 예전 설비만큼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음.
이 문제는 과거엔 경험하지 못한문제..이상했음. PLC대리(언급 안하려 했지만)를 추가해 보겠음. 이제 대리 4명임.
PLC대리에게 카메라를 잡고있는 모터의 튜닝상태를 체크해 보라고 했음.
튜닝이 뭐냐면, 카메라의 무게가 꽤 나감. 해당 모터가 잡고있는 물체의 무게에 맞게 최적의 움직임을 낼 수 있도록
설정하는 거라고 보면됨. 본인도 PLC를 모르기에 저렇게 밖에 설명을 못함. 아무튼 튜닝하면 모터가 막 움직이면서 "끽-끽-"
소리를 내면서 적절한 데이터를 찾기 시작함.
PLC대리는 문제가 없다고 말함. 그런데도 도대체가 영상을 찍으면, 포커스가 안나오는 거임.
그렇게 몇시간을 잡고 있어도 안되니, 팀장이 나섰음.
팀장: "ㅇㅇ씨. 이거 프로그램 문제 아니에요?"
나: "프로그램이 문제가 있는건 맞지만, 이부분은 아니에요. 이런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팀장: "내가 왠만하면 말을 안하려고 했는데요.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봐야해요. 지금처럼 동작부가 이상이 없는데
안된다면 프로그램을 봐야해요."
나: "근데 제 경험상. 이쪽은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이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거에요. 분명 모터쪽에 문제가 있는듯 한데.."
팀장: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으로 해결할 생각을 해야해요. ㅇㅇ씨처럼 설비 붙잡고 씨름하는건 프로그래머가 아니에요."
나: "........(아냐...이건 뭔가 있어...)"
팀장: "그러지 말고, 내가 제어부 볼테니까. 지원좀 해줘요."
지원......굳이 본인이 할 필요는 없는데 ㅡㅡ; 그 지원이라는게 팀장 노트북에 컴파일한 파일을 USB에 옮겨서 설비에다가 깔아보고
동작 테스트. 그러다가 오류에 걸리면, 어떤오류가 났는지 알려주고...다시 팀장이 수정하면, 본인이 USB로 프로그램 옮기고 테스트하고.
지금 이 설비를 다룰 수 있는 핵심 코어가 본인과, 과장과, 팀장 3명인데. 나머지 노는 인원 5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팀장은 코어중에 하나인 본인에게 저런 잔 심부름을 시켰음.
이해할 수 없었지만, 스스로 자신있어 하던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니 본인도 할 말은 없었음. 그렇게 해서 해결이 되면 모르겠지만..
문제는 하면 할수록 모터 동작이 미쳐 날뛰는데 있었음. 갑자기 위로 아래로 튀어올라서 리밋 센서를 치는거임.
팀장은 오기가 나서 미친듯이 수정을 했지만, 모터는 요지부동이었음.
그런데 계속 지원을 하다보니 팀장놈이 슬슬 하대를 하기 시작함. 그때 느꼈음. 본인이 셋업을 잘한다고 들었는데, 그게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
바로 다시 태세전환을 시도...
팀장: "USB 줘바."
팀장: "가서 설치해."
아놔 이 ㅄ이 프로그램이 안되니까 사람이 변하는거임. 본인이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 일 안된다고 남한테 짜증내는 스타일.
비단 본인 뿐만이 아니라, 대리들이나 막내에게도 짜증을 팍팍 냈음. 아~ 과거에 한승질 하셨다는게 이런거구나??
그렇게 프로그램을 아무리 수정해도 해결이 안되는채로 황금같은 시간이 또 지나갔음.
나: "팀장님. 말씀드리지만, 제어부쪽 프로그램은 문제가 없습니다."
팀장: "아니...지금 옆에서 자꾸 문제없다 없다 그러는데, 당신이 뭐 얼마나 똑똑하다고 참견이야?"
나: "뭐라고요?"
팀장: "당신 말대로 문제가 없는데, 왜 이게 안되냐고!"
나: "내가 말하잖아요. 그쪽 부분은 프로그램 문제가 아니라구요. 분명 모터쪽이 문제가 있는거라구요."
팀장: "ㅇㅇ씨. ㅇㅇ대리(PLC)가 아까 다 검사했다고 하잖아. 모터 문제 없다잖아요."
나: "저는 솔직히 ㅇㅇ대리 못믿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한번도 중국에 나간적 없는 PLC인원이 저 ㅇㅇ대리에요. 중국한번 안나가본 사람
말 믿고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PLC 잘하는 인력 불러서 정확한지 확인해야 되요."
팀장: "ㅇㅇ씨. 상식적으로 대리말을 믿어야되요 사원말을 믿어야되요?"
나: "팀장님. 6.25 참전하고, 베트남전 참전한 경험있는 이등병이 쌈잘해요, 육군사관학교 막 졸업한 소위가 싸움잘해요?"
팀장: "그만 합시다."
나: "나는 팀장님 방식도 반대에요. 라인 2대니까. 어쨌든 검수를 통과시켜야 제가 생각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어요. 저는 제 방식대로
한라인 잡고 하겠습니다. 팀장님은 지금 맡으신 장비로 해보세요."
팀장: "ㅇㅇ씨 가면 내 지원은 누가 해주는데요?"
나: "아니;; 지금 옆에 막내랑, 대리가 4명이나 있는데. 왜 그걸 나한테 시켜요? 제가 팀장님 심부름이나 들면, 저 인원들은 할 수 있는게
뭔데요?"
팀장: "그런식으로 팀원들 무시하지 마요."
나: "팀장님이야 말로 무시하지 마세요. 고작 프로그램 USB복사하고, 설비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되는일을 왜 나 아니면 못한다고
생각하시는데요?"
팀장: "ㅇㅇ씨는 한마디도 안지네요?"
나: "이길 싸움을 왜 집니까? (대리들, 막내를 향해) 다들 내얘기 들어봐요. 지금 제가 다른 라인에 테스트하는게 문제해결에 있어서
더 다양한 가능성이 나오겠습니까? 아니면 내가 팀장님 심부름 드는게 더 다양한 가능성입니까?"
대리들: "ㅇㅇ 니가 다른 라인 맡는게 더 낫지.."
나: "들으셨죠 팀장님?"
팀장: "부들부들..."
그리고 본인은 다른라인에 가지 않고, PLC팀에 찾아갔음. 거기있는 대리를 불러와서, 본인이 맡은 라인에 모터를 튜닝시켰음.
검사를 해보니 잘 나왔음.
나: "대리님 무슨 문제에요?"
다른팀 PLC대리: "어떤 ㅄ이 튜닝도 할줄 모르면서 튜닝질을 했어. 그게 문제야."
나: "................네 감사합니다."
본인은 이쪽 설비가 돌아간다는 사실을 팀장에게 알리지 않았음. 그래. 그대로 내일 검수까지 밤새라. 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본인은 중간에 커피마시러 가고, 담배피러가고(그렇다고 퇴근해버리면 눈치채니까.) 앞으로 프로그램을 어떻게 고쳐야될지
생각하면서 시간을 떼웠음.
그렇게 팀장은 문제가 없는 프로그램을 계속 문제가 없도록 코딩을 했고, 계속 문제를 양산했음.
본인은 새벽 3시까지 뻐기다가, 팀장 라인으로 갔음.
나: "이쪽 라인 정상동작 합니다."
팀장: "네??? 어떻게요!!!?? 어떻게 한거에요???"
나: "내가 말했던 이유지요."
팀장: ".....??"
나: "내가 말했죠. 프로그램 문제 없다고."
팀장: "그러니까 어떻게 한거냐구요."
나: "그건 저기 PLC대리한테 물어봐야 겠는데요. (대리에게) 이봐요. 대리님. 당신 나한테 튜닝 문제없다며?"
대리: "....문제 없는데?"
나: "예전 당신 사수였던 대리한테 다시 뛰어가서, 튜닝하는 방법 배워오세요. 그리고 또다시 내앞에서 확인도 안해보고 입털면
대리고 나발이고 대가리 터트려놓습니다. 지금도 많이 참는거에요. 당신만 아니었으면, 오후 4시에 떵떵 여유부리면서 노닥거리다가
6시 칼퇴했을텐데, 지금 새벽 3시죠? 그동안 필요없는 소모성 말싸움이나 하게되고. 그런거 다 따지면...어휴..."
대리: "................"
나: "팀장님. 뭐때문에 자꾸 저를 무시하는지 모르겠는데. 다른 장비는 몰라도, 적어도 이 장비는 팀장님보다 많이 알아요. 그게 창피한
일입니까? 이거 하나 나보다 모르면, 그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합니까? 제발 좀 하라는데로 따라좀 오세요."
팀장: "부들부들....."
그렇게 새벽에 모두 퇴근을 했고, 다음날 검수는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았음. 기존에 나가서 도는 라인이 있다보니, 대충 검사된 것만
확인하고 바로 중국으로 포장을 했음. 지금부터 미칠듯한 불꽃코딩 시즌이 벌어지게 된거임.
기대했음. 드디어 내가 꿈에도 바라던 순간이 왔구나. 지금까지 맘에 안들지만, 계속 대리들과 막내를 가르쳐온것도 다 이순간을
위해서였어...!!
그리고 설비가 나가고, 부서에 내려진 출장 명령서를 보았음.
출장자 명단에 본인의 이름 하나만 보였음.
잠깐만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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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도 수고많으셨네요. 글쓰다보니 혈압이 올라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