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제 이야기가 아니라 제 친구가 우리 동네에서 2년간 gx25에서 심야 알바를 하면서 겪은 일입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 사이다(?) 썰이라고 생각해서 올려봅니다
제 친구는 군대를 가기전 일년 반 정도 동네 편의점에서 심야시간대 알바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친구도 많은 편의점 알바생들이 그렇듯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진상들을 많이 만나봤는데요
그중 매일같이 편의점 앞까지 택시를 타고와서 택시비를 대신 내 줄 것을 요구하는 30대 중반 남자가 있었답니다.
며칠에 한번꼴로 택시에서 내려서 당당하게 편의점으로 들어온다음 택시비를 대신 내 달라, 이런 거지요.
제 친구는 그럴때마다 그냥 사비에서 택시비를 까서 항상 줬다고 해요.(그땐 어려서 대처하는 법을 몰라 그냥 내줬던듯)
그 손님이 그렇게 택시비를 대신 지불해달라고 하긴 했어도, 항상 다음 날 아침에 와서 갚고 가니 크게 신경은 안 썼답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내주기를 서너번..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고
점점 다음에 준다는 말로 차일피일 둘러대면서 밀린 택시비를 갚지 않더래요. 택시비 내달라는 요구는 계속 하면서.
그렇게 돈을 갚지 않던 어느날.. 이 친구가 여느때처럼 새벽 시간대 매장안에 있는데
벌컥 조선족으로 보이는 덩치좋은 한 낮선 남자 손님이 들어오더랍니다. (저희 동네는 유난히 조선족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아요.)
한국말은 어눌하고, 인상은 사나운데 그 손님은 뭘 사는 대신에 전화를 한 통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더래요.
평소 편의점에 그런 분들이 꽤 오시는 편이고.. 점주님도 웬만하면 그런 경우에는 전화를 쓰게 해 주는 편이라
그때 제 친구는 별 생각없이 전화를 쓰도록 해 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덩치좋은 손님이 전화로 누군가와 싸우기 시작하더니, (아마 돈 문제인 것 같더랍니다)
그 시간이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서.. 제 친구도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더래요.
대화로 보아 우리나라 말도 아닌데 저게 국제전화면 어떡하나, 벌컥 겁이 나기 시작한 거지요.
욕지거리를 하며 잔뜩 화가 나 있는 손님 전화를 벌컥 끊어버릴 수도 없고, 제 친구는 어쩌나 싶어 발만 동동 구르는데..
아까 말했던 매일 택시비를 빌리러 오는 젊은 남자가! 그때! 갑자기 편의점 매장안으로 들어왔답니다.
그 사람은 열변을 토하며 전화로 싸우는 조선족 남자분과 표정이 안좋은 제 친구를 번갈아 보면서..
슬슬 참견을 하고 싶어하더니, 조선족 손님한테도 들리란 식으로 제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저거 저 사람 전화비 꼭 받아내라."
제 친구는 가뜩이나 평소 택시비 빌려가놓고 갚지도 않는 그 손님이 그런식으로 깔짝대는게 얄미워서 별 대답도 안 했답니다.
그런데 이 진상이 그냥 가던 길 가면 될걸.. 무슨 객기로 그러는지 이젠 그 조선족 손님한테 슬슬 시비를 걸기 시작했답니다.
이거 알바생한테 전화비 꼭 내고 가라, 요금이 얼만줄이나 아냐, 이렇게 된 것이죠.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태에서 생판 남으로 보이는 손님에게 훈수를 들으니, 그 조선족 아저씨가 확 돌았나봅니다.
그떄 수화기를 팍 끊어버리고 그 진상 손님한테 물었대요.
"너 뭐야. 뭔데 나한테 전화세 가지고ㅈㄹ이야?"
그러자 그 택시비 진상이 아주 당당하게 말하더랍니다.
"나? 나 얘 형인데?"(제 친구를 가리키면서 형제인 척 한 거)
그래서 그 조선족 손님이 제 친구를 쳐다보면서 바로 "얘가 진짜 니 형이냐?" 하고 묻더랍니다
근데 제 친구가 ㅋㅋㅋㅋㅋ 대답이 곱게 나올리가 없죠.
정색하면서 "아니요." 라고 바로 대답하는데..
그순간 조선족 손님의 주먹이 바로 날아갔는데 편의점 진상이 맞고 바로 大자로 뻗었대요.
어찌나 그 손님이 덩치도 크고 힘도 좋았던지 펀치 한방에 나가떨어지고, 급기야 화가 나서 웃통을 확 벗는데
등에서 용 다섯마리가 춤을 추고 있더래요 ㄷㄷㄷㄷ
그 뒤로 서너대를 더 때렸는데 글쎄 택시비 진상 손님 얼굴이 피칠갑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바로 태세 전환해서 무릎꿇고 살려달라고 빌고 있으니, 더 때리진 않고 계속 분에 못이겨 씩씩거리는데
친구가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몰라서 사람을 부르니 그때야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더래요.
보안쪽 사람이 와도 힘이 얼마나 좋은지 덩치 큰 사람이 얼싸안고 말려도 그 힘을 당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일은 그렇게 주의를 주고 해결이 되었고..
그 택시비 진상 손님은 그 뒤로 절대 택시비를 빌리러 오지 않았다고 하네요 ㅋㅋㅋㅋㅋ
다 큰 성인들이 그렇게 치고 받고 싸우면서 매장에 피해를 준 것도 결과적으론 손해이고
그 험악한 상황에서 전화비를 받을 겨를도 밀린 택시비를 받아낼 겨를도 없었던 것 같아서
마냥 사이다라고만 하긴 애매하지만 이야기들으면서 저는 좀 통쾌했네요 ㅋㅋㅋㅋ
쓰고나니 재미없네 킁킁..
모든 편의점 알바생분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