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문제가 많이 겹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한 달이 흘렀네요.
오늘은 직장이 있던 청주를 떠나는 날입니다. 이삿짐을 싸다보니 해가 떴네요.
뭐 사실 퇴사 후의 다시 직장을 다닐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야간알바를 하면서 소소하게 돈을 모아 10월초쯤에 유럽에 다녀올 계획이었거든요.
두달정도 계획하고.. 비행기값 150만원.. 숙소 하루 4만원.. 유레일패스.. 한 700만원정도 예산이 나오더군요.
그러다가 갑자기 문득 생각난게 있습니다.
이 돈이면..... 컴퓨터를 몇 대나 살수 있을까 라는 생각 말이죠.
충북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생활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선배의 말이 뇌리를 스칩니다.
"전국에 지역아동센터가 몇개인줄 알아? 4천개가 넘어. 근데 나라에서 받는 보조금이 29인 센터 기준 월 400만원이야.
거기서 시설장 140만원, 생활복지사 140만원 월급 가져가면 남는게 100만원 남짓.
이거로 센터운영에 5대영역 프로그램을 다해야하는거야. 보호, 교육, 문화, 정서지원, 지역사회연계..."
캔맥주 한 잔 들이키며 한숨을 푹 쉬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게다가 보조금은 임대료에 쓸수도 없어. 그럼 그 돈이 어디서 나는줄 알아?
그래, 센터장하고 생활복지사가 월급을 받고 그걸 다시 임대료로 쓰는거지."
또 잠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주 어릴적 제 모습이요. 만원 이만원.. 주얼씨디 살돈을 모아 당시 핫하던 지포스 6600을 구입해 조립하던 그때 그 모습.
비록 컴퓨터를 공부하겠다는 꿈을 좌절되었지만
내가 여행을 갈 700만원이면..... 컴퓨터를 몇 대 살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컴퓨터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다보니
소소한 목표가 생겼습니다.
오늘 서울로 되돌아가고 나면 이런 저런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전국을 다닐 계획입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서 계획이 구체화되면 그때 컴게분들께 많은 조언을 부탁드려보려 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새벽이네요.
좋은 꿈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