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어머니의 신끼 이야기를 쓰려고 기억을 뒤적이다 보니
어째 내가 아는 그 신끼들이 점점...나의 성장기가 되어 가고 있다. -_-
그렇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퇴마사로 양성되고 있었던 것이다!!
는 니미 걍 어머니께서는 "예지력"으로 내가 장래에 참 고난스런 삶을 살 것을 아시고
미리미리 '영적으로 강력한' 사람으로 키우셨던 거다.
뭐 어머니께서 벼라별 것들을 다 맞추신 것보다 이게 더 재밌어서(내가-_-;;)
그 부분을 쑥 정리하여 이렇게 글을 올린다. 당신도 혹시 귀신한테 시달림을 당한다면,
이렇게 해보심은 어떨는지.
어머니께서는 자녀들의 미래를 예지하시고 자녀 한 명당 다 다른 필독서를 지정해 주셨다.
나에게 지정된 필독서는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었다.
그 어려운 책을 어린 애가 뭘 안다고, 초등학교 때부터 읽게 했는데
지금까지 한 5번은 되풀이해서 읽었던 것 같다.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자신만의 영적 체계를 정비한(이를 현세에서는 '사이비 교주'라고 한다) 사람의 이야기인데,
난 그 책을 보며 종교, 영적 사상, 기타 등등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후일, 다양한 종교의 사상체계와 귀신들 이야기를 무리없이 소화한 것도, 즉
퇴마일에 필요한 지식적 기반을 얻어 그에 적합한 대응을 마음으로 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이 책을 통해 시작을 튼 덕분이었다.
또, 어머니께서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무기'를 가지고 놀지 못하게 하셨다.
이 부분만큼은 정말 강하게 나가셨는데, 그래서 난 한 번도 남들 다 가지고 있던 BB총 한 번도
가지지 못했다.
나중에 실전(?)을 겪어봤더니, 실제 퇴마의 세계는 월향검이 아니라 기도막에 가까웠다.
귀신과 치고박는 것이라기보다, 귀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중심.
그렇게 자신을 보호하면서, 귀신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을 보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마음의 평안이다.
이 마음의 평안을 깨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특히 폭력 관련된 것들이 익숙한 사람일수록
그만큼 귀신들의 장난질에 많이 놀아나는 것을 보았다. 폭력에 대한 익숙함이 없을수록,
즉 삶에서 폭력을 배제하면 할수록 위급한 상황에서 평안을 지키던 것을 보았다.
그리고 더불어 평안을 계속 유지하려면 심정청고라 하여 마음의 잔잔함이 계속 유지가 되어야 하는데
이를 나는 [사람의 아들] 이후의 엄청난 독서량으로 얻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적 지도자들의 저서가 직효였는데,
법정 스님이 쓰신 수필집 전부와 모한다스 간디(마하트마 간디로 알려진 그 분)의 책,
그 외 별별 책에 대한 독서를 통해 정신 그 자체를 단련하게 되었고
(특히 티벳 사자의 서와 관련된 책들, 각 종교의 경전들은 참 실전에서도 유용했다)
그 덕분에 지금도 글읽고 글쓰는 직업으로 먹고 살기는 하지만
운동을 하면 몸이 건강해지듯이, 독서를 제대로 하면 마음이 강해진다.
폭력을 멀리하고 독서를 즐기는 습관은 정신을 매우 강하게 하는 것 같은데,
여기에 또 튼튼한 몸을 갖추면, 이제 강한 영혼이 강한 신체에 깃들게 된다.
일단 수영을 꾸준히 하게 (강요)하셨고, 그리고 꿀에 잰 수삼과 매실즙으로
신체의 약한 부분을 보충하게 되면 (난 위가 매우 약했음, 그것을 보약으로 보충)
전업 퇴마사가 될 정도로 강해지지는 않지만,
최소한 잡귀의 침범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하늘이 도와서 나처럼 종특을 부여받으면 그 때는 뭔가 이야기거리가 생기는 것이고.
잠시 정리하자면,
잡귀가 자꾸 귀찮게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즐기는 운동 하나와 보약, 좋은 책을 엄청나게 읽기, 폭력을 멀리 하기
이 셋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 이제 종특 이야기.
나는 별 근거도 없이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영혼이 사는 동굴이 바로 얼굴임은 앞에서 이야기함)
그 사람들의 종특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1. 인간형
2. 동물형
3. 사물형
물론 이 셋은 딱 구분되는 것은 아니고 주로 두 유형 정도가 조합해서 하나의 종특을 이루는데
이것은 물리적 형체가 없는 영혼을 물리적 형체에 비유하다 보니까 생기는 일이다.
하튼 이러한 분류법에 의해 내가 겪은 종특들은
곰돌선생의 곰+부처=나한부터 시작해 진짜 많은데, 기억나는 것들을 적자면
빛+하늘=태양, 대지+탑=부처, 수달, 새끼원숭이, 보살, 칼+얼음=아수라 등등이다.
내 종특은 새+칼=독수리이다. 특히 내가 내 종특에 대해 자신있게 말하는 이유는
(뭐 분류체계부터 내가 만든 것이긴 하지만)
난 꿈과 다른 영능력자들의 증언을 종합해서 내 종특을 구분해냈기 때문이다.
난,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꿨다. 키 크는 꿈인가 했는데,
또 다른 자주 꾸는 꿈은 조금이라도 짐을 지고 있으면 땅바닥에 늘어붙어서 전혀 걷지 못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다른 영능력자들의 증언을 듣고서야 내가 새의 영혼을 타고났기 때문임을 알았다.
새는 하늘을 날지만, 짐 지고 나는 새는 없자녀. 짐 지우면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땅을 기어다니지.
그런데 새도 종류가 많은데, 그 중에서 난 칼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아무 이유 없이.
그래서 이 둘을 조합해 본 즉 결론은 독수리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종특이 눈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고.
아마 그래서, '눈' 즉 '평안한 정신'이 내 특성임을 어머니께서 아셔서
나를 그렇게 정신이 강한(정신의 강함은 평안함이다. 어느 상황에고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우리는 흔히 강하다고들 하지 않는가) 사람으로 단련하신 것은 아니었는지.
물론 아직 내 종특구분법은 뭔가 체계가 전혀 없이 그냥 나만 감각으로 아는 것이라
실제로 사람을 만나봐야 아는데(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 종특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음)
어쨌든 독서, 폭력배제, 운동과 보약 이 셋의 조합에 종특에 따른 특기수련을 합치면
누구나 퇴마를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으리라, 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다음 편 부터는 내가 겪은 일들을, 내가 주인공이 아닌
그 사건에 연루된 종특자들 중심으로 좀 재밌게 써 보려 한다.
내가 그 사람이 아니니 나의 추측이 좀 들어갈 것이며,
자연히 소설같이 될텐데, 글쎄, 재밌었으면 하지만 뭐 내가 소설가가 아닌지라 자신은 없음.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