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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28802
    작성자 : 방랑주객
    추천 : 2
    조회수 : 169
    IP : 221.149.***.9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3/01/28 20:38:31
    http://todayhumor.com/?pony_28802 모바일
    (팬픽) 가출-5

    캔들롯 날씨담당 페가수스인 롤링 후브는 저 멀리서 커다란 구름무리가 날아오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의 예정 날씨는 [화창]이었다. 방금 전 주변의 모든 구름을 처리했던 롤링 후브는 한숨을 쉬었다. 어차피 지나가는 구름일지도 모르는데 그냥 둘까? 싶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공주 중 한 명의 성인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저걸 내버려 뒀다가 누구에게 무슨 잔소리를 들을지 몰랐다.

    롤링 후브는 구름 가까이로 날아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 구름은 분홍색에다, 구름다운 질감도 아니었다. 마치 솜사탕 같은.

    하지만 롤링 후브는 어차피 구름이 구름이지, 하고 분홍색 구름을 뒷발길질로 뻥 차버렸다. 그러자, 그것은 없어지긴 커녕 롤링 후브의 발굽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롤링 후브가 당황해 발버둥 치면 칠수록 분홍색 구름이 그를 잡아먹는 듯이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렇게 분홍색 구름은 아무 방해 없이 유유히 캔들롯으로 날아갔다.

     

    캔들롯 왕궁의 신입하녀 블루 메일은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한 문 앞에 서 있었다.

    할 일이 있었지만, 그녀는 어렸다. 문 안에서 흘러나오는 황홀한 냄새에 붙잡혀 발길을 떼지 못했다. 문 너머에 수 십 명의 파티셰들이 초콜릿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블루 메일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초코우유가 하녀와 접시를 태우고 블루 메일을 향해 달려들었다.

     

    스티프 글라스는 쉴 새 없이 들어오는 긴급상황에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캔들롯으로 다가오는 솜사탕 구름, 왕궁의 모든 수도꼭지에서 콸콸 흘러나오는 초코우유. 약간의 상식이라도 있는 포니라면,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불행히도 그녀는 감성이 너무 메말라 있었다. 이 말도 안 되는 긴급상황을 믿기보다는 차라리 그 공주자매나 마법사 영감의 질 나쁜 장난으로 생각하기로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아무 해결책도 찾지 못한 채 멍 하니 자리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때 그녀의 집무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또 무슨 보고려니, 하는데 스티프 글라스의 눈이 커졌다. 그녀의 집무실로 뛰쳐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스타스월이었다.

    “스타스월?”

    “긴급상황이오. 근위대를 소집하시오. 당장!”

     

    루나는 이런 상황을 거의 모르고 있었다. 이제껏 달을 떠올리는 연습을 한 터라, 그녀의 생활패턴은 거의 밤으로 맞춰져 있었다. 바깥의 포니들이 충격과 공포에 빠져있는 동안, 루나는 자신의 침대에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잠들어 있었다.

    “일어나세요 공주님. 벌써 해가 중천이에요.”

    “레미?”

    루나는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흔들어대자 언제나 자신을 깨우러 오는 하녀의 이름을 불렀다.

    “나 아까 잠들었단 말야, 저녁에 깨워줘…….”

    “오, 나랑 있을 때는 이렇게 잠꾸러기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하녀라고 생각했던 것이 갑자기 걸걸한 목소리로 변하자 루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디스코드?!”

    “오, 내 이름은 안 잊었네.”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야? 내가 자고 있는 틈에 뭐 했어? 물어볼 것이 많은 루나였지만, 곧 디스코드의 턱에 난 명주실 같은 수염을 발견했다.

    “……수염 되게 안 어울린다.”

    루나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대체 여긴 어떻게 온 거야?”

    “네가 초대하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하도 안 부르길래, 내가 먼저 왔지.”

    “응…….”

    루나는 디스코드의 가슴에 이마를 부볐다.

    “그래도 다시 보니까 좋다, 디스코드.”

    그리곤 곧바로 물러나선,

    “그런데 여기서 무슨 일 벌인 건 아니지?”

    “음, 환영파티가 없어서, 결국 내가 열기로 했지.”

    “그게 대체 무슨 말인데.”

    그때 루나의 방문이 벌컥 열리며 셀레스티아가 뛰어 들어왔다.

    “루나!”

    분명히 긴급상황이라고 말하려고 했었겠지만, 루나와 함께 있는 디스코드를 보고는 몸이 굳었다. 그리곤 루나와 디스코드 사이로 뛰어 들어가 디스코드를 향해 뿔을 들이댔다.

    “루나에게서 떨어져!”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셀리스티아는 스승이 했던 것처럼 뿔에서 빛을 뿜었다. 디스코드는 몸을 비틀어 피했지만, 그 붉은 눈에서 불꽃이 타닥타닥 튀었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가 손가락을 퉁기자 셀레스티아의 발이 바닥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셀레스티아가 날개를 펼치자 몸이 붕 떠올랐다. 그리고 공중에서 마치 작살처럼 뿔을 겨누고 디스코드를 향해 돌진했다.

    “그만해!”

    루나가 그렇게 외치며 디스코드 앞으로 뛰어들었다.

    “루나?!”

    셀레스티아는 바로 앞에서 급정지하며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얜 내 친구란 말야.”

    루나가 울먹이며 말했지만, 셀레스티아는 루나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단지 루나의 뒤에서 이겼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디스코드의 얼굴만 눈에 보일 뿐.

     

    뒤늦게 스타스월과 스티프 글라스, 근위병 수 십 명이 루나의 방으로 들이닥쳤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디스코드, 루나, 셀레스티아는 평화롭게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디스코드가 스타스월 일행을 행해 손을 흔들었고, 셀레스티아가 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기를 거두세요. 제가 다 설명할 테니까…….”

     

    “이건 말도 안 됩니다!”

    시티프 글라스가 원탁을 발굽으로 내리쳤다.

    “왕궁에 저런 괴물을 들이다니요!”

    흥분하는 스티프 글라스 옆에서 스타스월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진정하시오, 스티프 글라스. 그의 모습이 어떻든 루나님이 인정한 손님 아니오.”

    겉으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웃음을 참느라 스타수월의 수염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저 빳빳한 암말이 흥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대책회의 따위는 이따 하고 지금은 스티프 글라스를 놀리고 싶었다.

     스티프 글라스는 그런 스타스월을 향해 눈을 흘기며 물었다.

    “그래서 루나 공주님과 그 괴물은 어디 있는 겁니까?”

    “그건 모르오. 하지만 그 디스코드란 자에게 왕궁 구경을 시켜준다고 했으니, 왕궁 안에 있겠지.”

     

    왕궁 중앙홀로 곧장 이어지는 복도, 벽면을 스텐드글라스와 태피스트리로 치장한, 왕궁 안에서 가장 화려한 곳이다.

    이곳에 전에 없던 기이한 행진이 열렸다. 맨 앞에는 꿈에나 나올 법한 뒤죽박죽인 생명체와, 이퀘스트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 둘, 그리고 그 뒤에는 한 부대는 될 법한 근위병들이 행을 맞추고 있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되?”

    주변의 시선이 따가운지, 루나는 얼굴을 붉히며 셀레스티아에게 말했다. 셀레스티아는 대답 대신 바로 뒤에서 걷는 근위대장 실버 크로스에게 말했다.

    “실버 크로스?”

    “예, 그자는 기이한 마법으로 왕궁을 일시적으로나마 혼란에 빠트린 바, 이것은 스타스월님과 셀레스티아 공주님께서 심사숙고하여 내린 처방입니다. 특히 왕궁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할 시 문답무용으로 체포하라는 공주님의 지시입니다.”

    루나가 돌아보자 실버 크로스가 덧붙였다.

    “셀레스티아 공주님의.”

    그러자 루나는 셀레스티아를 쏘아보았다.

    “언니…….”

    그리고 셀레스티아는 실버 크로스를 쏘아보았다. 그때 디스코드가 말했다.

    “오, 괜찮아, 루나. 이러니까 오히려 호위 받는 느낌인걸.”

    그러며 배를 내밀며 딴에는 당당하게 그리고 실제론 뒤뚱뒤뚱 앞서 걸어 나갔다.

    “그건 그렇고 여긴 꽤 지루하게 생겼군. 좀 더 꾸밀 필요가 있겠어.”

    디스코드가 손가락을 퉁기자, 스텐드글라스와 태피스트리가 꿈틀거리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것도 왕궁에 해가 되는 행동이야?”

    “어……. 음, 글쎄…….”

    루나가 묻자 셀레스티아는 그림들이 움직이는 것을 눈 크게 뜨고 바라보더니 마지 못한다는 듯이 말했다.

    “괜찮…… 겠지. 하지만 저걸 그대로 나뒀다간 손님들이 어지러워하실 거야.”

    “오, 아무렴.”

    디스코드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킬킬대며, 루나를 옆에 끼고 왕굴을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왕궁 라이프 시작. 그런데 이젠 정말 가출이 아니게 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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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28 20:43:12  115.140.***.3  불가필  311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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