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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tion_287841
    작성자 : Evangelion
    추천 : 12
    조회수 : 6531
    IP : 110.76.***.57
    댓글 : 30개
    등록시간 : 2014/12/02 01:16:04
    http://todayhumor.com/?animation_287841 모바일
    3D 전향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끌어낼까 - 낙원추방








    낙원추방이 개봉하고 이런저런 평은 많지만
    물 건너에서 넘어오는 평들은 대게 호의적입니다.
    스토리나 연출적인 측면은 수작이라는 평가가 대다수이고...물론 아직 시청하지 못한 작성자는 애니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보다도
    풀 3D로 이루어진 애니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떠올라 몇 자 써봅니다.




    기존 많이 쓰이는 셀 애니메이션은
    말 그래도 그냥 인력을 쏟아부어서 만드는 에밀레종 애니메이션입니다.
    현재 방영 중인 SHIROBAKO에서 잘 보여주고 있고, 다들 아실법한 이야기죠.
    동화 작업에서는 인력과 여유로운 시간이 퀄리티와 직결되니, 야근이나 일정의 빡빡함은 기본이고 돈도 많이 드는 작업입니다.




    이런 작업이 버블 경제 시절엔 가능했습니다.
    극장판이지만 아키라는 10억엔을 쏟아부어서 만들었고, 지금 봐도 요즘 퀄 좋은 셀 애니들에 비해 꿀리지도 않죠.
    하지만 요새는 일본도 장기적으로 경제 불황 상태고,
    시장 파이는 커져서 경쟁도 커진 애니메이션 산업은 단가 낮출 다른 방법을 찾죠.


    1차적으로 생각할 법한 게, 애니메이터 갈아넣기입니다.
    가장 보편적이고, 지금도 당연하다는 듯이 행해지고 있는 아주 지독한 행위
    애니메이터 자살 관련해서 블랙기업 선정이 있었던건 괜한 게 아닙니다.
    단가 맞추기 위해 인력을 갈아 넣는 걸 기본으로 깔고 간다는 거죠. A-1픽쳐가 작은 회사는 아님에도.
    월 600시간 일하면 자살을 생각하는 게 이상하지 않죠.
    정상적으로 따지자면 1편에 1억으로도 택도 없다는 소리.


    하지만 애니메이터를 갈아넣는 현시창스러운 현실 앞에서도 단가와 판매량은 발목을 잡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은 스폰서를 받고 애니를 만들다보니,
    만드는 애니의 수익이 회사에 돌아가는 게 아니라, 계약한 스폰서에게 돌아갑니다.
    투자 제작 형태의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하지만, 문제임은 확실합니다.
    (다만,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는것이, 불황인 경제에서도 투자를 하여 애니메이션 제작을 가능케 하니까요. 이거 없었으면 거대한 몇몇 애니메이션 회사를 제외하고는 애니메이션 못 만들었을겁니다.)

    이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게, 바로 안노 히데아키의 스튜디오 카라입니다.
    본인 자본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원하는 작품을 원하는대로 만드는, 말 그대로 스튜디오의 개념을 만들었죠.
    농담 삼아 자주 이야기하는 '에바 신극이 망하면 안노도 망한다'는 이야기는 현실적인 레알입니다. 안노 이거 못팔면 망해요 진짜.




    무튼 이외에도 리미티드 애니메이션이라고 하여 프레임을 절반(12프레임)이나 그 이하로 맞추는 애니메이션 등의
    단가를 낮추고 현시창스러운 제작 현실의 개선을 위한 여러가지 노력과 탈출구가 있습니다.

    그 와중에 천천히 일본 애니메이션에도 자리잡게되는 3D 그래픽이 눈에 띄는거죠.
    폭발 씬이나 각종 배경에서 3D를 사용하는 게 지금이야 당연하지만, 사실 그 이상을 크게 떠올리진 않습니다.
    하지만 3D 그래픽은 분명 단가 낮추고 일의 양을 줄이는 데 있어서는 확실합니다.


    1. 제작 준비단계
    2. 모델링 생성
    3. 생성한 3D 모델링으로 움직임을 생성하기
    4. 장면에 삽입해 대략적인 형태확인
    5. 제작 및 렌더링
    6. 편집


    이런 방식인데, 모델링 생성만 잘하면 작화붕괴도 있을수가 없고 - 흔히 말하는 각도타는 것도 수정 쫌만 하면 끝
    수정도 편하며, 동화를 일일히 그리는 노가다도 진행할 필요가 없죠.
    아무리 인간을 초월한 속도로 그린다고해도, 1초에 24장이 필요한 셀 애니에 비해
    인력이 덜 필요한 건 확실합니다.

    물론, 3D 모델링에 대한 가격이 애니메이터 고용보다 비싸다면 어떡하나? 라는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프로그램이 일단 있다면 앞으로 계속 제작할 때 써먹을 수 있으니 셀보다 안정적임은 보장됩니다.
    인력을 사용하는 것보다도 안전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그럼 왜 여지껏 안했냐????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죠.
    사실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이제는 뗄 수 없는 관계인 애니와 오타쿠의 관계도 한 몫하고, 업계 현실도 한 몫합니다.
    천천히 생각해보면, 일단 3D 애니화가 되었을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야기는,


    3D 위화감 없는 2D 느낌인가??


    입니다.

    근데 잘 보면 애초에 이걸 왜 따지고 있느냐가 중대한 질문이 됩니다.

    곰곰히 봐도, 미국 애니메의 3D에서 2D의 느낌을 요구하는 경우는 잘 없죠.
    당장에 라따뚜이가 초기 3D 작품임에도 대흥행한 걸 생각하면 더더욱.
    물론 겨울왕국 같은 디즈니 애니들의 경우에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데포르메 방식이 있기에
    그것을 2D의 느낌에 적용시키지 않죠. 사실상 2000년대 들어 3D로 올 전환한 쪽이니 더 그렇기도 하구요.
    이 부분은 픽사라는 3D 업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회사 덕분이기도 합니다.

    픽사의 스티브 잡스는 3D 그래픽에 대한 예술성을 부여하는 것을 높게 평가했고,
    이전까지 픽사에서 단순히 자신들의 3D 프로그램을 홍보하는데 사용했던 3D 애니메이션을 예술 쪽으로 옮기려고 했죠.
    여기에 흥미를 보였던 게 디즈니였습니다. 수작업으로 하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셀 애니에서 3D 그래픽으로 눈을 돌린거죠.
    인어공주 마지막 부분에 삽입한 3D는 좋은 평을 얻었고, 디즈니는 3D에 눈을 돌리는 계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도산 위기의 픽사와 연합으로 토이스토리를 만들죠.

    이게 1990년대였습니다.
    수작업의 한계가 불러온 위기가 3D 프로그램이라는 돌파구를 찾아서 대박을 터트린거죠.

    물론 디즈니 이외에도 다른 제작사들이 많지만,
    디즈니를 통한 3D의 흥행을 통해 3D 제작이 주류가 된 건 맞으니까요.




    근데 여기 일본 애니메이션은 극장보다도 TVA 중심이라는 점이 약간 발목을 잡습니다.
    돈을 쏟아붓는 천조국의 극장 수요 애니들과는 사정이 다르죠. 버블 경제라고 해도, 그건 애니메이션 회사에 돈이 많은 건 아니니까요.
    TVA 제작 방식은 데즈카 오사무에서 시작되어 단가를 극도로 낮추고 뱅크씬, 정지씬 등을 활용하여
    방송국에 매주 방영하는 TVA의 빠듯한 일정+스폰서 요구라는 특성을 맞출수 있게 되었고,
    그게 버블 경제까지는 잘 통했고, 안팔려서 망할 정도의 위기까지 겪진 않았습니다.
    사람을 갈아 넣으면 되는 때였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시도나 돌파구를 굳이 찾지 않는 상태는 천천히 악화 형태를 보입니다.
    수작업 한계를 빠르게 느껴서 자본의 힘으로 돌파구를 찾은 디즈니와는 달리,
    제작위원회 형식으로 회사 자본은 적고 스폰서의 투자자금이 중요한 일본 애니메 제작 방식에서 3D 도입이 빠를 수 없었죠.
    3D 프로그램은 비싸니까요.
    막장 드라마처럼, 시청률 뽑는 방송사에서는 늘 하던 안정적인 것들을 하라고 하는거고, 스폰서에서도 그렇게 요구하는 거죠.
    (안노 감독이 이걸 무지 싫어했습니다.)

    일본은 위기가 있었지만, 그걸 해결할 자본력이나 기술력이랄 게 충분치 않은 상황이었다고 보는 게 맞겠죠.
    게다가 버블과 90년대의 오타쿠 문화 생성으로 2D 연출과 일본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진 소비층이 경직되기도 했구요.
    이래서 3D 애니에 2D 느낌을 굳이 비교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겁니다.
    여지껏 2D만으로 봐왔고, 2D 애니에 대한 문화가 자리잡았으니까요.

    대중적인 타겟팅이 된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돈 벌기 힘든 제작 방식에 따라 매니악하게 변할 수 밖에 없었던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계였죠.

    2D 연출과 2D 캐릭터들에게 익숙해진 소비층과
    2D에 맞춰 20년 넘게 성장해온 거대한 업계가 3D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건 쉬운게 아니었죠.
    일례로 일본 유명한 감독 및 디렉터가 3D는 드로잉도 제대로 못한다고 까는 경우도 있고,
    3D 애니메이터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는 증언이 많으니까요.






    그런 어쩔 수 없이 2D와 3D를 비교할 수 밖에 없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낙원추방이나 푸강아 같은 풀 3D 애니의 등장과 흥행은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꽤나 오랫동안 제작했고, 극장판의 여유로운 제작기간도 고려해야겠지만
    분명 3D 일본 애니메에서 흔히 지적받는 2D와의 괴리감을 줄인 건 틀림 없으니까요.

    물론 3D로 모두 전향하진 않겠으나, 가능성은 충분히 보이는 듯 합니다.
    3D 그래픽의 문제점도 있긴 합니다.
    인력 수요량이 적어지니 좀 더 엘리트화 될 가능성이 높고
    시장 자체의 풀이 감소하긴 하겠죠.

    미국에서도 3D 애니메이터들은 보통 계약직으로, 총 제작기간이 1년이라고 치면 8개월 동안 3D애니메이터들을 고용해서 제작하고
    나머지 4개월은 작품 홍보 및 프로듀싱 기간이라 계약을 거의 안한다고 합니다.
    극장 수요가 대부분인 탓도 있겠지만, 일본 TVA 애니에는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도 궁금하네요.

    단가와 시간 소모를 낮추니 작가주의 방식이 늘어날 수도 있겠고,
    1쿨 2쿨, 혹은 1기 2기로 짧게 짧게 만들던 방식에서 기간을 여유롭게 잡는 방식도 가능하겠네요.
    3D를 돌파구로 쓸수도 있겠지만, 파트너로 쓸수도 있겠구요.
    어찌되었건 애니메이션 업계 불황에 대한 하나의 돌파구로 자리잡길 바랄 따름입니다.
    여유가 있어야 작품도 개성있는 것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테니까요.

    많은 감독들과 애니메이터들이 SNS를 통해 3D가 좋았다는 평가를 올리길래 시작해본 글이었습니다.
    다소 주관적인 의견도 많고, 아마추어적인 시선이라 부족함이 있다면 지적 받습니다.

    Evangelion의 꼬릿말입니다
    PKGhqQj.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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