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는 친구도 없이 언제나 그렇듯 혼자 집회를 나갑니다
구석에서 혼자 팩트티비 보면서 먼 발치의 달님을 느끼고 있었죠.
봉사활동 끝나고 간 거라 행진 중간에 끼어들어 걷다가 대학로에 앉았다가 그러는데
누군가 어깨를 톡톡 칩니다.
"저기요"
오징어는 설레었습니다
남들 다 촛불시위 나갔다가 가드해주던 예비군 손목잡고 돌아간다던데
늘 홀로 돌아가던 그런 오징어였기에 드디어 나도!!!!!
"아까부터 정말 궁금했는데요, 실례지만
향수 뭐 쓰세요?"
ㅠ_ㅠ
"언니 향기 너무 좋아요"
"남편도 궁금하데요"
언니?
어언니이이???
이 언니가.......
지하철에서 만났으면 자리양보해드려야 하나 고민할 외모신데 언니라니요. ㅠㅠ
흡...
대학로에서 행진하다가 광장시장 순희네로 뛰어가 빈대떡에 막걸리 땡겨버리게 만들지 마세요 ㅠㅠ
여튼 오늘의 향수는 복합적이라;;
옷에는 아침에 뿌린 샤넬 남바 화이브, 머리에는 쥬르 데르메스...
전 남바 화이브의 잔향과 쥬르 데르메스 탑노트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옷에 뿌린 향수랑 머리에 부린 향수랑 다른데 어느쪽이 마음에 드시는 거에요?"
하고......
앞에서는 시국선언 하시고.......
핸드폰에는 시청에서의 달님의 멋진 모습이 스쳐지나가고..........
그러는데 나는....
낯선 여자에게 머리와 코트를 내주고........
이 언니는 계속 킁카킁카 거리시고.........
옆에선 쳐다보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다가 몸이 안좋아 슬슬 집에 가려는데
언니가 턱 붙잡더니 핸드폰을 내미십니다.
"언니같은 냄새가 좋은데요 나중에 물어보게 카톡 알려주세요"
또 언니라 하시길래.... 단호박으로다가
"저는 카톡을 안 합니다" 그러고 돌아서는데
"그럼 전화번호라도!"
그래서 전화번호 따였는데 뭔가 슬프고 허전하고 그런것이
흡...
저는 달님만 바라볼래요. 흡흡
손석희님도 바라볼래요. 흡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