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말그대로 주면 그만이죠
솔까말 내 돈으로 산 사은품도 아니고
사장님이 준비해놓으신 거니까 직원인 내 입장에서는 뭐...
그리고 애초에 방문 고객님들 주려고 구비해놓은거니까
주는사람, 받는사람 둘다 기분 좋잖아요 그쵸?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기분이라는게 있잖아요 기분이라는게
그러니까 뭔 이야기냐면
제가 일한지 한 3년 다되어 가는데
천원짜리 산다고 사람 무시하고 그러진 않거든요
애초에 무시할 이유가 없어요
제가 인센티브를 받는 직원도 아니고 뭐 내 장사도 아니고
방문만 해줘도 다 같은 고객이란 말이죠 내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사람 기분이라는게 무슨 이야기냐면
보통 고객님들이 물건 값 깍아달라하는건 항상있는 일인데
그것도 은근히 "이거 쫌 할인 하는 방법 없나요?" 라던가
"총각 이거좀 싸게 해줘봐 깔깔깔" 하면
"아이구, 왜 없겠어욯ㅎㅎㅎ 기다려 보세요" 하고
나도 웃고 고객도 웃고 그럼 거래 ok 서로 기분이 좋잖아요
아 자꾸 말이 길어지는데, 아무튼
어떤 아줌마가 왔었는데
물건을 하나 딱 집더니만 가격표는 확인도 안하고
"이거 얼마 깎아 줄껀데요?!" 하고 막 짜증? 히스테리?
엄청나게 당당하게 바로 그러니까 나는 또 엄청 당황스럽더라구요
그리고 내가 PC로 조회해서 깎아주기도 뭐한게
그 아줌마가 말한물건이 3만원짜리인데
여기가 100만원씩 왔다갔다 하는 매장이라서 그런 악세사리는
깎아주고 싶어도 많이 못 깎아준단 말이죠
"아...예... 그건..." 하고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벌써 다른걸 집더니 "이건 얼마 깎아줄거에요?!"
"이거는요?"
"이거는?!"
"그럼 저거는 할인되요?!"
뭐 x발 사람이 말할 틈을 줘야 뭐 변명이라도 하지
라고 생각은 했지만 차마 말은 못하고...
그리고 경험상 저런 스타일의 고객들은 깎아줘도 욕먹는게 눈에 훤해요
깎아주면 더 깎아달라고 하니까, 그걸로 밀당하는것도 내 일이거든요
"고객님 그런 소품들은 원래 할인적용품은 아닌데..."
"그럼 끝단위는 빼드릴께요"
그렇게 2만9천원 짜리는 2만원에 줬는데
이번엔 5만5천원 짜리를 집더니
"이거는 4만원 하면 되겠네!"
막 이래요, 진짜 사람 힘들게...
그러니까 제가 처음에 기분이라는게 있다는말이,
사람이 애교라도 있으면 나도 불쾌하진 않을건데
무슨 어제 맡겨놓은 할인률 찾으러 온 사람처럼
너무 당당하고 말할 틈도 안주고 사람 혼을 쏙 빼놓는 거에요
[시끄럽고 피곤한 사람들 오면 시키는대로 해주고 보내버려]
라고, 예전에 사장님이 그러셨기 때문에
진짜 솔직히 매입원가 이하이지만 그 분이 시키는대로 하다보니
8만4천원이 6만원에 판매되는 기적이!! 이정도면 소품판매치고는 대박...이거든요
"사은품은 뭔데요?"
아니 뭐 사은품 하나 주시면 안되요? 도 아니고
요즘 설 앞이라 방문 사은품 있잖아여~ 라고만 했어도 같이 웃었을텐데
걍 뭐네요, [일단 받을건데 종류가 궁금하니 말하라] 뭐 이런건데...
그러니까 내말이, 처음에 말한거처럼 나도 뭐 하나 주면 그만인데
내가 그 순간에 웬지 좀 기분이 그런거에요
"고객님, 죄송하지만 식기세트류의 사은품은 대형제품 배송시 함께 나갑니다"
정중하게 거절하면서 변명까지 자연스럽게 말한 나에게 감탄...
한줄 알았는데
"그런게 어딧어요!" 하면서 막 히스테리를 부리잖아요
그럴때 마다 내가 쓰는 스킬
"일시불로 해드릴까요? 삼성카드는 5개월 무이자 이십니다"
자연스러운 무시하기!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그까지꺼 걍 주고 보낼껄 너무했나 싶기도 하는데
그러니까 내말이, 사람이 기분이라는게 있잖아요, 기분이라는게
하여튼 사은품을 받지못한 그 아줌마는 씩씩거리며 돌아갔는데...
그날 저녁 아줌마가 매장에 전화를 했어요
"내 친구는 어디어디서 뭐 뭐 받아왔는데! 왜 안줬어요 짜증짜증"
막...바나나 잃어버린 고릴라마냥 히스테리를 부리길래
"고객님, 죄송합니다 지역별로 구비해놓은 사은품은 상이할수도 있습니다"
침착하게 대응한 나에게 감탄! 할 새도 없이
"다음에 받으러 갈테니 준비해욧! 뚜두뚜-"
이 이야기를 사장님에게 하니 완전 폭소하면서
1명의 고객도 중요하지만 그런 사람은 버릇되서 다시온다,
선을 끊는것도 기술이니까 다음에 오면 그때 뭐 휴지나 하나 주고 보내자
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 다음이 참 재미있는일이 있었는데
몇일 있다가 사장님이 먼저 들어가셔서 제가 문을 닫고 나왔어요
문잠그고 벌써 가게에서 멀어지고 있는데 귀신같이 날 알아보고는
"문열어요 문!" 하면서 누가 어깨를 탁 잡는거여
아니나 다를까 그때 그 아줌마네요
"사은품 받으러 왔는데 벌써 가면 어떻해요!"
아니 내가 님이 뭐하러 언제오는지 어떻게 아냐고
"죄송합니다만 지금은 마감을하고 문단속을 다 하엿으니 내일 방문해 주시면 안될까요"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내일은 내가 이 지역에 안온다고 지금 당장
문을 열지않으면 내 퇴근은 없을거라는 오오라의 아줌마를 무시할수가 없어서
뒷문으로 들어가서 문을여는데....
아니 그런데 보통 가게 뒷문같은데는
일반 고객보고 들어오라 해도 우물쭈물 어색한 장소 아니던가요?
"밖에서 잠시 기다리시겠습니까?"
라는 내말은 가볍게 씹어드시고 뒷문, 창고, 카운터까지 졸졸졸 따라옴...
불도 안키고 등에멘 가방도 무겁도 피곤하고 해서 손에 잡히는대로
주먹만한 반찬용기 3종세트를 하나 쥐어줬는데
마침 앞에 검은 박스 실루엣이 보이는거에요, 불을 꺼서 뭔지 잘 안보였나 본데
"아저씨 저거도 줘요!"
이 미친... 너무한다- 라고 생각만 꾹 하고...
"고객님, 저거는 판매중인 제품의 보유중인 재고 입니다"
"그래요? 어쩔수없지, 그럼 받은거 하나 더 줘요"
나는 차마 대꾸할 마음도 ㅋㅋㅋ 없어지고 하나 더 줬어요
받자마자 아까는 졸졸 따라오던 인간이 이제 제일 앞장서서 가게를 나가더니
밖에 보니까 가족들인지 3-4명 더 모여서 기다리는데
"받았나? 받았나? 잘했다"
자기들 끼리 막 그러는데 나는 짜증인지 허탈함인지 잠깐 현자타임이 와서
집까지 어떻게 걸어갔는지 참...
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는 끝이 아니고
엊그제 출근하니까 사장님이 저 보고 그러더라구요
어젯밤에 제가 먼저 퇴근한 저녁에 [그 아줌마]가 다녀갔는데
그때 저 괴롭혀서 사간 물건 환불 했다곸ㅋㅋㅋ
미친..ㅋㅋㅋㅋㅋ
"그래서요? 순순히 환불 해줬어요?"
물건 하나 하나 집으면서 이건 얼마 깎여요? 이건 얼마 할인되여?
라고 사장님 자신을 엄청 괴롭히길래 일단 고르면 몰아서 깎아준다고 했더니
갑자기 엊그제 산거 다 꺼내더니 안썼는데 환불해달라고 했데요
사장님이 [이거 미친X 이구나] 싶어서 대꾸 안하고 바로 환불해줬는데 ㅋㅋㅋㅋ
나갈때 ㅋㅋㅋㅋㅋ 방문 사은품 ㅋㅋ 주셔야죠 ㅋㅋㅋㅋㅋ 해서
하나 더 쥐어줬대요 ㅋㅋ 나 이글 쓰면서 지금 대게 웃기고 짜증남 ㅋㅋㅋ
진짜 끝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