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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28061
    작성자 : 황야의하리
    추천 : 12
    조회수 : 384
    IP : 175.212.***.169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7/03/27 23:03:13
    http://todayhumor.com/?readers_28061 모바일
    [오독오독/감상문]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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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이 아닌 책을 오래간만에 읽었다. 가장 최근에 읽다가 포기한 작품은 <사피엔스>였다. <사피엔스>는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으나,
    방대한 양의 지식에 점점 지루해져서 결국 끝까지 다 읽지 못하고 덮어버린 작품이었다. 반면에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는 금방
    읽혔다. 문답형식이 끝까지 읽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 같다. 중간 중간 위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저자의 감사의 말까지 다 읽은 비문학 서적은
    이 작품이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 

     이 책은 한 가지를 깊이 파고드는 책은 아니지만,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과 슈테판 클라인이 나누는 대화를 엿보는 방식이 흥미롭다.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들 중 흥미롭고 놀랐던 몇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유럽 최후의 궁정 천문학자 마틴리스와의 대화 중 나는 우주의 3/4가 암흑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 1/4 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암흑물질이라는 것에 놀랐다. 암흑물질이라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지구를 감싸고 있는 물질. 복사를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으나, 우주 속 구조물들의 모양을 정하는 물질. 그냥 막연히 어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떠한 '물질' 이라고
    표현된다는 것이 나에게는 새로웠다. 몇 주 전 무한도전팀이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우주에 다녀온 분과의 인터뷰 내용이 떠올랐다. 
    우주의 어둠은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어둠이고, 눈을 감아도 그 어둠을 볼 수 없다는 것. 암흑 물질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의 생생한 
    표현이 떠오르자 소름돋았다. 마틴리스가 표현했던.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원자 쓰레기 라는 게 실감났다. 

     신경생물학자 한나 모이어의 대화 에서 놀랐던 점은 인간은 지금 생쥐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해낼 수 있지만, 언제나 조작된 생쥐는 
    자연적인 생쥐보다 열등하다는 부분이었다. 그것은 수백만년 동안 진행된 자연선택을 따라잡는다는 게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진화라는 것이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고, 언젠가 먼 훗날 우리도 자연선택을 따라 어떤 유전자는 도태되고 어떤 유전자는
    살아남을 것이다. 

     비슷하게 생화학자 크레이그 벤터의 대화에서도 유전자가 등장한다. 이번엔 인간의 유전자다. 앞으로 멀지 않은 시기에 우리는 각자의 
    유전자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유전자 속에 어떤 강점이 있고 어떤 약점이 있을지 세세하게 알게 될 것이다. 물론 크레이그
    벤터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환경에 따라 유전자의 작동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의 대화를 볼 수록 점점 다른 생각이
    들 뿐이었다. 없는 유전자는 만들 수 없다. 언젠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생각은 내 호기심을 자극함과 동시에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언젠가
    사람들은 서로의 유전자를 검사하고 확인하고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는 것이다. 뭐 이미 본능적으로 상대의 부모님이나 
    형제들을 보며 상대를 파악하고 있긴 하다만. 이게 수치화 되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가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모성애는 보상 시스템에 의해 생기는 것이라거나 인류 역사에 관한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었으나 솔직히 나는 위의 두가지
    내용에 완전히 꽂혔다. 우주와 인간. 가장 멀리 있는 존재인 우주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인간의 공통점은 아직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 책은 우주와 인간을 더 잘 알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얼마나 위대하며 또 위험한건지. 그리고 어떠한 충격을 우리에게 선사할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책이다. 

     질문1. 만약 멀지않은 미래에 배우자의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 어떤 부분을 확인하고 싶어질까요? 
     예를 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전병이나 취약한 부분을 확인하여 아프지 않고 병에 걸리지 않게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있을 수 있겠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공감결여 유전자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기 쉽다고 판단하여 미리 헤어지거나 혹은 신고를 한다거나. 할 수 있겠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것을 확인하고 싶어질까요? 
      
     
    황야의하리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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