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나라의 해군력에 대해 이렇게 놀란 적은 없었던 듯 합니다.
KDX3 소식도 잃어버린 10년 중 들었던 것 같은데, 10년이 지나자 마자 이런 일이 일어나는군요.
일단 잠수함에 대해 알아볼 중요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잠수함은 그렇게 특출난 게 없는 군함입니다. (핵잠은 제외합니다)
모함으로 사용될 수도 없고(일본이 시도했다 실패 크리) 함포도 없거나 보잘것 없으며, 어뢰또한 회피기동에 따라 명중율이 그리 높은 무기체계도 아닙니다.
그러나 잠수함의 유일한 장점은 "의외성" 에 있습니다. 아무도 생각지 못한 곳에서 갑자기 나타나 어뢰를 쏘고 사라지는 것이죠.
그러니 전쟁중 수송선이나 항모가 공격을 당했다 해도 그것은 뛰어난 잠수함, 높은 정보력과 뛰어난 함장이 있다면 불가능 한 것도 아닙니다.(우리나라 해군이 훈련시 보여줬던 것처럼요)
하지만 이번에 어뢰를 맞은 함정은 다름아닌 초계함입니다.
초계함은 잠수함이 오는지 보초를 서는 것이고, 발견시 적 잠수함을 격침시킬 수 있는 무장이 완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상어급 300톤급 소형 잠수정이라면 문제없이 조각낼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초계함의 속도는 잠수중인 잠수함의 속도를 크게 웃돌기 때문입니다.
잠수시 잠수함은 유속과 물의 저항에 맞서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느립니다. 그렇다고 속도를 내기 위해 출력을 높이면 스크류 소리가 들려버립니다.
물론 Thermal Layer* 라는 것을 이용하여 소리를 산란시킬 수 있습니다만, 사고지역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상황이죠.(물에는 온도차가 존재하는데, 어느 깊이에 가면 그 온도차가 크게 벌어지며 4도씨의 영역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되면 능동, 수동 소나 모두 온도변화 때문에 굴절이 되어 잠수함을 찾기가 어려워 지죠. 그러나 사고지역은 수심이 너무 얕아 이것이 존재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렇다면 제 의문이자 수수께끼는 이것들입니다.
1. 왜 천안함은 어뢰와 잠수함을 캐치하지 못했나?
ㄱ) 잠수함이 안움직이고 가만 있으면 물론 모릅니다. 300톤급 작은 잠수정이 어떻게 저떻게 몰래 들어와 백령도 연안에 숨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배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거기서 그냥 죽치고 있습니까? 산소는 그냥 숨쉬면 생긴답니까? 그리고 얼마 안되어 속초함이 왔는데, 빠져나가고 있는 잠수함을 못잡았다는 3류 영화같은 이야기는 뭡니까? 300톤급이 속도를 내 봐야 속초함이 올때까지 1~5키로 미만으로 움직였을 겁니다. 소나는 장식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이상 속도를 냈다간 다른 초계함에게 걸릴 걸 뻔히 알면서 어떻게 그렇게 다니겠습니까.
ㄴ) 어뢰 소리를 못들었다는 게 가장 말이 안됩니다. 스텔스 어뢰라면서 이번에 찾은 어뢰파편은 가스추진식이라더군요? 가스추진 소리를 못들었다는게 말이 안됩니다. 천안함 최고 속도가 70키로 가까이 됩니다. 물 위를 튀어다닐 정도로 빠르죠. 그런데 그런 배가 회피기동을 하게 되면 아무리 유선 유도라고 하더라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어뢰는 빠른 속도로 천안함을 향해 발사되었을 것이고, 가스추진식 어뢰가 빠른 속도로 자함을 향해 오는 것을 듣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너무 어렵습니다. 전기추진식이라고 해도, 천안함 같은 작고 빠른 배를 잡기 위해서는 스크류 소리가 들릴 정도로 빠르게 쏠 수 밖에 없었으리라 봅니다.
2. 왜 천안함을 공격했나?
제가 잠수함 함장이면 천안함을 향해 쏘고 돌아가느니 그냥 돌아가겠습니다.
내 잠수함이 핵잠이건 뭐건 초계함을 향해 올인으로 쐈다가 다 미스나면 골로 가는 겁니다.
어차피 죽을 각오 하고 쏘는 거라면 더 밑으로 가서 이지스함에 올인하고 골로 가는게 낫습니다.
초계함이 1300톤이라고 하면 크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는데, 1300톤짜리 군함은 정말 조그마합니다.
특히 어뢰로 쏘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목표와의 거리가 2키로 정도 될 때, 1300톤짜리 군함은 정말 맞추기 어렵습니다. 유선유도 해도, 초계함이 먼저 알아채면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초계함이 잠수함의 존재를 아는 그 즉시 잠수함은 GG 입니다.
이제 초계함은 액티브 소나까지 뿌려가면서 잠수함을 추적해 그 위에 폭뢰를 쏟아낼 테니까요.
그 조그만 배를 중어뢰로 맞춘 것도 신기할 뿐이거니와, 그 조그만 배만 맞추고 살아나가기로 한 북한군 잠수함 함장의 배짱에는 입이 벌어집니다.
그냥 생각하다 보니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 것 같아 이렇게 너저분하게 글을 썼습니다.
물론 어뢰설이 어느정도 설명되는 점들도 있습니다. (풍랑이 컸으니 어뢰는 상대적으로 깊은 수심으로 발사했을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이 없는 점 등)
하지만 위 의문들 말고도 북한이 이 일을 벌인뒤의 행보나 이유 등, 아귀가 맞지 않는 것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북한이 조사단을 보내기로 했다는데, 그들이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은 전무해 보입니다.
전쟁불사를 외치기 전에... 뭔가 말이 되게 설명을 해줬으면 합니다. 21세기 시대 아닙니까. 지식정보화 사회 아닙니까...
Remember the Maine. Hell with the Spain.
바다건너 나라의 역사에서도 배울것 들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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