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어떻게든 우연히라도 마주치길 바랐다.
워낙 난리를 쳤던 CC였던 데다 꽤 오래 만났던 터라,
만난 시간보다 헤어진 시간이 더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동기들이 내 앞에선
그 사람 얘기를 꺼내야할 땐 내 눈치를 본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장가를 갔단 소식도, 아이가 생겼단 소식도 들었다.
다른 이가 좋아요를 눌린 그 사람의 아이는
그 사람과 꼭 닮은 아주 이쁜 딸이었다.
멀리서나마 축하해줬고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건 여전하다.
그러나 지금 생각이 바뀐 건,
절대로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사람과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것.
내 20대 초중반 모든 시간을 다 가진 사람.
그 때였기에 줄 수 있었던 나의 모든 마음들,
그리고 그것보다 과분하게 돌려줬던 당신의 마음들.
정말 너무나 고맙고 또 고맙다.
내가 우리 아빠보다 사랑했던 사람.
나를 우리 아빠보다 사랑해 준 사람.
당신 덕에 사랑을 하는 법을 알았고,
사랑을 받는 방법도 알게 되었어.
그래서,
다시는 만나고 싶지않다.
나도 이만큼 변했고, 당신도 그만큼 변했을 테니.
당신을 떠올릴 땐 그 때 그 이쁜 기억만 떠올랐음 좋겠어.
지금의 당신은 중요하지 않아.
당신은 그저 그 자리에서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가라.
물론 여전히 당신이 그립다거나 보고싶다거나
미련지다거나 한 건 결코 아니야.
그냥 난 그저,
우리의 이토록 아름다운 이야기가
괜한 현실로 빛바라지 않길 바랄 뿐.
당신을 꺼내는 날도 이제는 확연히 줄었지만
그 때만큼은 나도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게.
고맙다.
고맙다 고맙다.
행복하길 바라.
진심으로.
*
연게에 맞는 글인지 모르겠지만
아가의 사진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우리 다음에 아기 낳으면 ㅇㅇ라고 이름 짓자~ 라며
ㅇㅇ엄마, ㅇㅇ아빠 부르던 때가 있었는데 ㅎㅎ
아 정말 글처럼 그 사람에게 미련이 남은 건 결코 아닙니다.
이런 기분 아는 분들도 계시겠죠.
정말 말로는 어찌 표현할 수 없는 기분 ㅎㅎㅎㅎㅎ
진심으로 행복했음 좋겠네요.
그 사람도, 와이프분도, 아가도,
그리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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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04/28 13:26:31 110.11.***.62 메가메가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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