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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27376
    작성자 : 다크나이트~
    추천 : 0
    조회수 : 446
    IP : 110.46.***.130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09/05/22 00:57:58
    http://todayhumor.com/?lovestory_27376 모바일
    지구별 여행자~

     
     
     
    저자 
    류시화 지음 
     
    출판 
    김영사 펴냄 | 2002.11.27 발간 
     
     

      바쁜 일상에 쫓겨 책 읽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를 잊고 있었다. ‘지구별 여행자’는 제주도에서 잠시 일을 하고 있을 때 읽은 책이다. 어디까지나 용접 일 때문에 제주도 가게 된 것이고, 내가 손에 쥐게 될 돈은 힘든 노동에 비해 적었지만, 난 그저 제주도에 갈 수 있다는 것에 소풍가기 전날 밤잠을 못자는 유치원생처럼 들떠있었다. 일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휴일이 되면 어김없이 나는 행여 오다가 쓰러져 부서지지 않을까 애지중지 배로 실어온 작은 검은색 스쿠터를 타고 제주도 해안 도로를 달렸다. 현무암 돌담과 어우러져 온통 연두색 빛이 소복하게 쌓인 눈처럼 아담한 언덕과 들을 덮었고 유채꽃의 노란 아찔함이 내 가슴속으로 강가의 작은 물결처럼 밀려들었다. 상쾌한 바람을 두 팔로 안아보면서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속에 막혀 있던 무언가가 변기물이 내려가듯 빠르고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저..혹시, 사진 좀 찍어주실 수 있어요?헤헤..” 백화점 카드 영업일을 잠시 했던 나는 언제부터인가 낯선 사람에게 말 거는 것에 아무런 망설임이나 부끄러움이 없어졌다. 나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두 아이들과 함께 휴가를 즐기러 온 것처럼 보이는 부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셔터를 계속 누르고 있으면 여러 장이 연속으로 찍혀요.” 나는 잠시 포즈를 취하다가 그 남자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점프를 했다. “크크크... 부끄러울 것 같으니까 다른데 보고 있을 게요”우리 막내 숙모와 연배가 비슷해 보이는 아주머니가. 말은 그렇게 하면서 재미있다는 듯 나를 보면서 말했다. 그렇게 난 그 부부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세 번이나 점프를 했다. 부끄러움과 뭔지 모를 행복함에 얼굴이 붉어졌다. 태어나서 스물여덟해가 지난 지금에서야 처음 찍어본 점프 사진이었다. 
     
     
       ‘나는 행복한가?’
    제주도에 오기 전에 나는 지난해 겨울부터 지낸 김해에 있는 작은 자취방에서 정말 오랜만에 서울에서 계시는 어머니와 전화기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간단히 서로 안부를 묻고 건강하시라는 말과 함께 통화가 끝났겠지만, 항상 그렇지만 사소한 것에 나는 또 발끈 화가 나고 말았다.
      “그렇게 돈이 없어서 어떻게 할 거니?” 물론 이 말은 사실이다. 며칠 있으면 벌써 스물아홉인데 난 모아 놓은 돈도 거의 없고, 아직 안정적인 직장을 얻은 것도 아니다. 대학도 중도에서 포기하고 이렇게 겨우 먹고 살고 있을 뿐이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버린 애인과 헤어진 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 갔다. 
     난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별의별 아르바이트를 다 해 봤다. 농장에서 무게가 20 Kg 나가는 당근 박스를 하루 종일 트럭에서 내려다가 나르기도 했었고, 시골 농장에서 수박이나 멜론, 토마토, 호박 같은 농작물을 따는 일도 했었다. 트랙터를 몰아보기도 하고, 호박씨를 뿌려보기도 했다. 한여름에 코를 찌르는 냄새를 견디면서 썩은 무와 당근을 치워본 적도 있다. 이삿짐을 나르기도 했고, 커피숍과 막걸리집에서 서빙을 해보기도 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꼬리가 달린 녹색 둘리 옷에, 둘리 탈을 쓰고 사람들 앞에서 춤추면서 전자 대리점 전단지를 나눠주는 일도 해봤다. 구청에서 지원금이 나오는 집들을 찾아가서 위암에 걸린 할머니를 만나 설문 조사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헬멧도 안쓰고 자장면 배달을 하다가 경찰한테 걸려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콜라와 조각치킨이 함께 나오는 메뉴가 인기인 통닭집에서 배달을 잠시 해본 적도 있다. 도서관 사서를 해본 적도 있고, 학교 홈페이지 방문객을 체크하고 유머 게시물을 올리는 일도 해봤고,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해봤는데, 이렇게 대충 봐도 방학 때, 그리고 학기 중에도 난 참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봤던 것 같다. 아르바이트 하면 할 이야기가 많은데, 그 중에서 내가 제대하고 처음 했던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가 가장 생각이 많이 난다. 2003년 9월 4일, 거의 40여년 만에 한국 기상 역사 상 최대순간풍속 60m/s의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고, 전국에서  85명이 사망하고 30명이 실종된 괴물같은 태풍‘매미’가 왔을 때도 나는 저녁 늦게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비바람을 헤치면서 피자를 배달해야 했다. 난 그 때 처음으로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느꼈었다. 마치 전쟁이 일어나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겁게 어둠이 깔린 사직야구장 건너편 거리와 건물들 사이로 검고 커다란 입으로 괴물이 내지르는 듯 웅웅거리는 바람소리가 가득했다. 여기저기서 가끔씩 와장창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고, 길바닥엔 온통 칼날처럼 조각난 유리 조각들이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었다. 거리에 있던 나무들의 가지들은 마치 로큰롤 가수가 미친 듯 빠르게 흘러나오는 열광적인 록 음악에 맞추어 머리를 휘졌는 모양으로 바람의 반대쪽으로 꺾인 채 흔들거리고 있었고, 전봇대가 우웅~우웅~ 소리를 내며 취한 듯, 쓰러질 듯 무겁게 휘청거리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피자 가게 건너편 건물 사층에서 ‘콰지직..’ 소리가 나더니 벽에 붙어있던 간판이 땅으로 와장창 소리를 내며 쳐박혔다.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두려움에 질려 높고 긴 비명을 질러댔다. 그야말로 인간 대 태풍의 전쟁처럼 느껴졌다. 물론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는 건 인간이지만,.. 그런데 정말 무심하다 느껴졌던 건 그렇게 날씨가 마치 지옥과 같은데도 피자 주문이 오히려 평소보다 많았다.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에 114 안내 요원처럼 반가운 목소리로 대답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생기질 않았다. 나는 전화를 받아들고는....  ‘이딴 날씨에는 제발 집에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어! 오토바이 배달하는 사람이 무슨 인조인간 철인 28호 인줄 알아?’  라고 따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본사에서도 딱히 일단 배달을 중지하라는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결국 나는 포탄이 빗발치는 베트남의 전쟁터를 헤치고 달리던 영화 속 포레스트 검프처럼 폭풍우를 뚫고 바람에 휘청거리는 오토바이를  정신없이 몰았다. 고구마가 테두리에 들어가 너무 맛있다는.. 그 피자를 들고.... 그리고 9시가 조금 지나자 갑자기 동내가 정전으로 암흑으로 뒤덮였다. 차도 잘 다니지 않는 거리에서 휘몰아치는 강풍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건물 속에 숨다가, 걷다가 하던 사람들이 거리에서 거의 모습을 감추고, 거리가 폭격을 맞은 것 처럼 초토화되자 그때서야 나는 겨우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온통 정전이 된 거리에서 택시를 도저히 잡을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난 집까지 달려야 했다. 비바람을 뚫고 온힘을 다해 달리면서, 복잡하게 얽혀 춤추듯 너울거리는 전선줄과 흔들리는 전봇대가 보이자 행여 전봇대가 쓰러져 나를 덮치지는 않을까? 그리고 또 바람에 맞서 간신히 벽을 붙잡고 흔들리고 있는 간판을 보면, 간판이 떨어져 머리에 맞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이 섬뜩하고 끔찍하게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등골에 오싹함을 느끼면서 10여분 동안 경사가 급한 언덕을 힘겹게 올라 겨우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숨을 헐떡이며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 비록 정전이 돼서 어두웠지만 촛불이 은은하게 거실을 밝혀주고 있었고, 가족들이 집에서 내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밖은 아직 전쟁터였지만, ‘정말 죽다 살았다’ 이런 안도감이 발끝에서 시작해서 머리끝까지 천천히 훑어져 올라왔다. 순간 안도감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던 것 같다 
     
      “걱정했는데 잘 도착했네, 고생했다, 안 무서웠어? 무슨 거기는 이런 날씨에 지금까지 배달을 하고 그래?” 어머니의 그 말을 듣고 나니 왠지 정말 집에 왔다는 실감이 나고, 무섭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그 당시엔 아버지가 IMF 이후 사업에 실패하자 어려워진 집안 사정으로 집에선 종종 싸우는 소리가 났었고, 그래서 어떨 때는 집에 있는 시간이 불편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거친 야생마처럼 날뛰던 태풍을 따돌리고 집에 돌아온 그 순간만큼은 가족들이 어느 때보다 반갑고, 희미하게 촛불을 밝힌 집이 너무 편안했었다. 그랬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족이 있어서.....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인도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예전에 옆집에 살던 초등학교 친구 녀석이 인도에 의사가 되려고 공부하러 갔다는 소식을 태풍‘매미’가 오던 해 봄에 전해 듣고는 ‘아, 녀석 그랬구나. 인도는 어떤 곳일까?’ 하고 잠시 궁금해 했었다. 그리고 몇년 뒤인 2006년 호주에서 1년 동안 머물고 있을 때 석 달 동안 ‘몬티’라는 인도인 친구가 내 룸메이트였던 적이 있다. 나는 내 얼굴이 전혀 그 영화배우를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몬티는 나보고 노란 추리닝에 쌍절곤 하면 생각나는 부르스 리를 닮았다고 했다. 몬티는 보통 사람보다는 낙천적이고 조금은 영감처럼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리고 같은 건물에서 만나게 돼서 나와 사귀었던 여자 친구와 사소한 걸로 싸우고 나면, 그 걸 옆에서 지켜본 몬티가 중간에서 화해도 시켜주고, 이런 저런 좋은 이야기도 해주곤 했다.
    그 친구를 통해서 어렴풋하게 인도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서 마음속으로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언젠가는 꼭 인도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구별에 살아가고 있는 나처럼 웃고, 울고, 사소한 걸로 다투고, 사소한 걸로 감동하고, 때로는 두려워하기도 하고, 낙담하다가 행복해 하기도 하는 그 많은 사람들이 대략 67억 4천만 명 정도라고 한다. 그 중 6분의 1이 인도인이라고 하는데 인구 수로 보면 중국 다음으로 숫자가 많다. 11억 9천만 정도가 현재 인도의 인구이고, 1위인 중국보다는 1억 5천만 명 정도가 적은 숫자인데, 최근 중국에 출생률이 낮아져서 이삼십년 후에는 인도의 인구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전망이다. 
      인도는 빈곤층이 매우 두터운 나라다.  55루피, 우리나라 돈으로는 1500원이 안되는 돈을 하루 수입으로 버는 사람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억 5천만 명에 이른다. (2008년 11월)
    또한 인도인 10명중 9명인 9억 4천만 명의 하루 수입이 2.5달러(3200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즉 우리나라 전체 인구를 합한 것의 열배에 가까운 수의 사람들은 우리나라 노숙자보다 못한 극빈층에 속하고, 우리 나라 전체 인구의 20배에 가까운 사람들은 그나마 아주 조금 덜하지만 매우 가난한 빈곤층에 속한다. 또한 인도의 땅덩어리는 세계 7위로 넓지만,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속한 수도 뭄바이는 인구밀도가 1km²당 약 3만명 정도로 보통 학교 운동장 (7140m²) 하나의 면적에 대략 215명 정도가 매일매일 생활하고 있는 샘이다. 간단하게 우리나라 서울 보다 2배 정도 복잡하고 우리나라의 노숙인들 처럼 빈곤한 사람들이 수백배 정도 넘쳐나는 도시를 상상하면 된다. 
      이런 인도의 빈곤 문제는 최근 슬럼독 밀리어네어라는 영화에서 어느 정도 사실적으로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지구별 여행자에서는 작가인 류시화 씨의 약간은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시각이 글 전체에서 느껴진다. 물론 책 속에 그려진 지붕까지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기차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의 모습에서, 사람들을 살인하는 강도들의 이야기에서, 인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과 걸인들의 묘사에서, 인도의 모습을 조금씩 엿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지구별 여행자와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인도는 분명 완전 다른 곳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왜냐하면 처음에 지구별 여행자를 읽었을 때는 약간 북적하고 소란스럽고 시끄럽지만, 대체적으로 평화롭고 온화하고 낭만적인 인도를 상상했기 때문이다. 나는 분명 지구별 여행자를 보고 인도의 낭만적인 모습에 빠져들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가 낭만적인 것들을 배제한 채 인도를 조금 더 현실적이고 비참한 모습까지 모두 발가벗겨 묘사한 영화와 소설을 읽고 난 뒤, 사실 약간은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지구별 여행자는 어떻게 보면 너무 낭만적이고 관대해서 얼핏 봐서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심한 것처럼 보인다. 분명히 지구별 여행자는 시트콤처럼 재미있고, 명상 시집처럼 교훈적이고, 읽는 동안 나에게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하도록 하는 무거운 물음들을 던져 주었지만, 실제적인 인도인들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성찰과 공감이 정말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난 지구별 여행자라는 책이 거짓말이고 사기라고 말하고 싶어서 이렇게 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뭔가 슬픔이나 진짜 현실에 대한 충격이라는 중요한 뭉텅이가 의도적으로 축소되고 빠져 있는 듯해도, 지구별 여행자는 독자들에게 정말 당신이 행복한가? 하고 다시 되묻기 위해 우리에게 이런 낭만적인 인도라는 함정에 푸욱 빠지게 하는 장치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연인들이 처음에 이상적이고 낭만적으로 사랑하다가 서로가 숨겨왔던 현실의 모습에 실망하고 충격을 받게 되는 모습과도 같다. 하지만 그 연인들이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을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하다면 어떨까? 아마도 사랑을 많이 경험해 보지 않고 이별 경험이 적은 사람은 보통 사기를 당하고 상대방에게 속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정말 자신의 욕구나 세상 눈치를 보면서 기대를 했던 사랑이 아닌, 순수하게 바라는 마음 없이 상대방을 위한 사랑을 해본 사람은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의든 타이든 부끄럽지만 상대를 믿는 마음으로 자존심을 버리고 자신을 모두 발가벗겨 보이게 된 그 사람의 고통을 감싸 안으려고 하고, 결점이 있는 상대방에 대한 연민과 고통의 공감으로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류시화 씨는 사실 인도의 모습을 과장하거나 포장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그래서 우리를 속이고 기만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통을 이미 충분히 공감한 뒤 그들의 슬픔과 고통 속에서 찬란하게 반짝이는 보석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나는 분명 그렇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류시화씨는 인도 거리의 걸인들과, 수도승들과, 그리고 음식점과 노점상의 상인들과, 벌써 
    20년 가까이 관계를 맺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미 작가가 그와 만났던 인도인들에게는  형제, 또는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말과 같다. 
    객관적인 모습으로 봤을 때 ‘겉으로 보는 인도‘는 분명 빈곤하고 슬픔이 가득한 곳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곳에는 살인도 있고 가난과 착취와 경찰의 부패와 정치인들의 위악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범죄가 들끓고 가난이 계속되는 시궁창 같은 빈민촌에도 분명 우정이 있고, 사랑이 있고, 슬픔을 함께 공감하고 위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있기에 자신이 행복하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 곳 인도엔 분명 겉으로 세속적으로 살아가면서도 가슴속에는 사람에 대한 애절한 사랑과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있었다.  성난 폭풍이 불던 날 어두운 집에서 촛불을 밝히고 나를 기다려 주던 내 가족들처럼! 
       그래서 가난한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희망이 있다. 슬픔과 고통으로 단련된 가슴속에서 소중한 사랑과 자유가 자라 싹을 틔우고 언젠가는 그 따뜻한 가지와 잎사귀로 자신의 가족과 이웃을, 그리고 세상을 연두색 빛으로 온통 행복하게 물들일 테니까. 

      ‘나는 행복한가?’ 우리는 가끔씩 이런 질문들을 떠올리게 된다. 행복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인도에서는 4억 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 곳도 없이 굶어 죽지 않기 위해 길 위의 걸인으로, 소매치기로, 도둑으로 사기꾼으로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또다른 5억 명 정도 되는 많은 사람들은 그나마 누추하지만, 자신들의 보금자리에서 그들이 가진 작은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 하면서 힘든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들과 똑 같은 시간 지구별이라는 크게 보면 같은 공간에서 나는 월세이긴 하지만, 편안한 내 방에서 당장 한동안은 밥 굶을 걱정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소중한 시간을 쏟아 볼 수 있다. 언젠가 내 글이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있는 지금, 나는 꿈을 꿀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다. 그리고 서투른 시도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다.

     
      류시화 씨는 20년 가까이 한국과 인도를 오가며, 때로는 뜨거운 사막의 태양 아래서 길을 잃고 방황하기도 했다. 작가는 소중한 목숨만은 건졌지만 강도들에게 가진 돈을 모두 털리도 했다. 또 어떤 때는 지구 반대편 타지에서 가족들도 없이 이름 모를 병에 걸려 고생하기도 했다. 그 많은 어려움과 수고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오지로, 인도의 성스러운 곳으로, 도시로, 시골로, 사막으로, 우리를 초대해서 우리가 미쳐 알지 못했던 인도가 숨겨 놓은 감성과 사랑과 행복이라는 보석들을 독자들에게 발굴해 보여준 류시화 씨에게 깊은 존경심과 함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 오랜 수고와 노력으로 내 마음속에 행복과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좋은 글 오래 오래 남겨 주시길 기대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이렇게 좋은 책을 소개해 주고 선물해 준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흐흐흐.. 정말 고마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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