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김수현의 캐릭터가 소시오패스여서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어려서부터 똑똑하고 유복한 집안환경과 훈훈한 외모까지 갖춘 주인공은 얼핏 보기에는 괜찮아보이지만,
1. 조윤희와 차태현이 사귄다는 걸 알고 화장실에서 차태현에게 물을 몰래 뿌리고 차태현의 통화를 손건조기를 틀어서 방해하죠.
2. 또, 차태현과 공효진의 사이를 오해한 후 그 집앞에서 우유 두 개를 도둑질 해옵니다.
사람이 열받으면 그런 일 정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번의 상황에서 상대의 무방비를 이용해 저열한 복수심을 충족시키고
2번의 상황에서 실제적인 범법행위를 하고도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다는 점 (심지어 그 우유 두개중 하나는 공효진 것일 수도 있는데, 이걸 인식을 못함)
3. 욕망의 대상이 조윤희에서 공효진으로 넘어가는 중간과정에서 아무런 마음적 갈등이 없다는 점
4. 아이유의 진심어린 고백을 듣고도 거기에 대한 진지한 생각따위는 해본 적도 없었다는 점 --> 나중에 거의 강제로 깨우치게 될 때까지도 현실을 모르죠
공효진과 차태현이 아이유의 처지에 대해 깊은 동정심을 가질 때, 그런거 따위는 전혀 신경도 안쓰고 자신의 욕망의 대상인 공효진만 쳐다보죠.
이런 점들을 종합해볼 때 사회적인 감수성이 지극히 떨어지고, 본인의 욕망에만 충실한...한마디로 소시오패스라는 점이
그리고 하필이면 그 소시오패스가 주인공이었다는 점이 은근히 불편하지 않았나 싶네요.
서울대 출신의 학벌까지 갖췄으니, 저런 인사가 나중에 KBS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게 된다면...
자신의 욕망이 생길경우, 부정을 저지르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을 거고, 거기에 대한 주위의 반응에도 신경쓰지 않겠죠.
이런 인물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보게 된 게 씁쓸하기도 하고..현 세태를 오히려 정확히 반영한 것 같기도 하고..아무튼 복잡하네요.
이쁘고 연기잘하는 배우들 덕에 재밌게 보기는 했지만...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