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게 또 도깨비글 들고 와서 미안해요!ㅜㅜ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진짜 마지막!
실은 먼젓번에 쓴 두 글이 너무 산도깨비 위주였거든요!
물가에 사는 도깨비 얘기도 해보고 싶었어요!!
예 맞습니다
물가에도 도깨비가 살아요!
저수지에도 살지만 바다에 많이 살아요!
바다라고 물 속에 사는 거 아니에요! 갯벌에 살아요! 물은 숨을 못쉬잖아요!
아 그런데 동해안에는 안 산대요 갯벌이 없어서 (진짜에요;)
여튼 바다도깨비는 산도깨비와 매우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가장 뚜렷한 차이부터 꼽자면!
1. 집 밖을 잘 안 벗어납니다.
산도깨비처럼 빨빨 싸돌아다니는 성격이 아닙니다.
자신의 집인 갯벌 밖으로는 잘 나가지 않죠.
웬만하면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기 때문에,
완전히 컴컴하고 조용한 밤이 아닌 이상 눈으로 보기가 어렵다네요.
하지만 바다도깨비의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새벽에 썰물이 되면 갯벌 숨구멍에서 "뿅뿅" 소리가 들리는데,
사실 그건 바다도깨비의 발자국 소리입니다.
모르셨죠?! 우린 그 동안 속았던 건지도 몰라요.
2. 자기 구역에 대해서 예민합니다.
처음부터 사람을 배척하는 건 아니지만,
누가 자기 집을 함부로 망가트리는 건 매우매우 싫어합니다.
그래서 인간이 자기 구역을 너무 막대한다고 느낄 때,
자신의 분노를 어필할 겸 심술을 부릴 때도 있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물고기를 훔친다던지, 아예 배를 망가뜨린다던지...
알고 보면 성깔있는 친구입니다. 일진 느낌도 나고...
(태안 갯벌에 살던 도깨비는 맘이 오죽했을까요...)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좋아합니다.
바다도깨비가 산도깨비에 비해 까칠하고 소심해보일진 몰라도,
가장 도깨비다운 면모만은 똑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도깨비 역시 기본적으로 사람을 믿기 때문에,
받은 호의에 대해선 반드시 보답을 합니다.
산도깨비와의 가장 큰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신을 직접 드러내지 않으면서 말이죠.
그래야 바다도깨비 답잖아요?
얼핏 보면 남 일에 전-혀 관심 없다가도,
내 집, 내 사람만은 철저하게 지키는 스타일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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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허접한 분량과 퀄리티가 부끄럽군요 ㅠㅠ
"어쩌다 3편까지 오게 된" 도깨비 매력 시리즈는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이 시리즈 전에도 도깨비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온라인 상에서 이렇게 큰 반응을 얻어본 건 처음이라 뿌듯하고도 쑥스럽네요.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겠어요.
물론 옛이야기 속 원형들 중엔 도깨비 말고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다만 과거의 사람들이 상상해놓은 틀 속에만 그들을 박제해버리면
그 원형의 생명은 딱 거기까지라 생각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그것이었죠.
도깨비들을 조선시대적 농촌에만 가둬두기엔 좀 아깝잖아요?
이 글을 연재하는 동안,
많은 네티즌 분들께서 도깨비라는 원형에 호기심을 가져주시고
여러 형태의 신선한 콘텐츠들을 만들어내시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정말정말 행복했습니다 ㅠㅠ 진심으로요!!
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기분이였어요!
지난 도깨비글들에 호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한 가지 소망을 말씀드리자면 늘 적극적인 상상을 멈추지 말아주세요!
옷을 좀 갈아입혀봐도 좋고,
머리 모양을 바꿔봐도 좋고,
말투나 걸음걸이를 바꿔봐도 좋습니다.
그 원형을 원형답게 하는 결정적 핵심만 놓치지 마세요!
마치 셜록이 오늘날의 영국에서 부활하듯이,
또 뱀파이어가 오늘날의 미국에서 부활하듯이
본래 원형이라는 건 오래오래 살아 숨쉴 수 있는 것이거든요!
(조만간 이에 대해서도 글을 써보고 싶네요.)
'도깨비다움'을 이루는 핵심을 한 번 나름대로 잡아보시고
그 핵심 주변에, 현대 감성에 맞는 상상들을 입혀보세요.
아마 수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올 수 있을 겁니다.
도깨비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끊임없이 상상하시고 창작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