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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26707
    작성자 : dakgogi
    추천 : 11
    조회수 : 5837
    IP : 211.36.***.101
    댓글 : 24개
    등록시간 : 2015/12/31 02:43:51
    http://todayhumor.com/?menbung_26707 모바일
    가족같은 회사 탈출하고싶어요 ㅜㅜ
    옵션
    • 외부펌금지
    이 회사는 가족같은 회사가 아니고 진짜 가족회사입니다.
    편의상 음슴체로 갈께요. 
     
      사장님과 20살짜리 갓 고등학교 졸업한 딸 그리고 사장님의 형님(딸이 큰아빠라부름)이 부장님으로 있구요.
    그외에 남자 과장님 한분 여자과장님 한분 그리고 웹디로 취직한 나. 구성원이 이럼

    부장님은 현재 3교대 하는 공기업에 근무중. 동생일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실제 회사가 쉬는 타임에 이 회사에 출근. 오셔서 하는일은 거의 없고 회사 굴러가는걸 보고받길 원하시거나 쓸때없이 일을 벌리길 좋아함. 

    여기는 도매와 인터넷쇼핑몰을 같이 하는곳임. 외진곳에 창고형 컨테이너 건물로 지어진곳에 위치해있음.


    1. 처음에 들어갔을때 이력서에 연봉 기재했는데 면접때 사장님이 많이 줄께 좀 도와줘요~ 월요일부터 꼭 출근해요~ 그러고 연봉 협상은 정확한 금액을 얘길 못했었음.
    그도 그럴것이 면접보는데 사장이랑 둘이 보는게 아니고 사장딸이랑 여자 과장이 같이보는데 그앞에서 연봉얘길 꺼냈었음. 처음엔 걔가 사장딸인지 몰랐기때문에 뭔 사람들 다있는데서 연봉얘길 대놓고 하나 싶어서 나중에 얘기하자 했었고, 첫출근 했을때 부장이 불러서 이력서 보더니 이정도는 줄수있다고 그래서 당연하게 알고있었음.

    월급날을 슬쩍 여자 과장에게 물어보니 각자 다 다르다고 본인 입사일이 월급날이라길래 이건또 뭔가 싶긴했지만 돈만 잘 나오면 되겠거니 했는데.. 월급날 사장이 아무도 없을때 내옆에 슥 오더니 수습기간이니까 120줄께요.
    이지랄에 1차 멘붕. 정말 눈물이 났음. 이력서 연봉하고 갭이 너무 커서ㅋㅋ 그리고는 수습을 한달 더 해야겠다고 그러길래 저 그럼 관둘께요 이랬더니만 아니아니야~ 그럼 수습하지말고 다음달부터 정식급여줄께요 150이면 되요? 이 말에 2차멘붕..
    호ㅏ장실에 가서 펑펑 울고(왜 그리 서러웠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바보같기도 하고.. 암튼 그랬음) 그날 칼퇴근하고 집에와서 사장한테 관두겠다고 장문의 문자를 날림.
    내가 받은 금액은 사실상 최저 시급도 안되는 돈이었음. 그랬더니 사장이랑 딸이랑 번갈아가며 계속 전화오고 모든 전화 문자 카톡 다 씹음. 그래도 양심상 인수인계는 한번은 해줘야겠기에 다다음날에 잠깐 회사 갔더니 사장이 미안하다고 그만두지 말라고 바로 연봉 적어낸 금액의 나머지 금액 입금해주겠다며 마음풀라고함.
    당장 돈이 급하기도 하고 해서 일단은 걍 다니기로 했는데 이때 관둬야 했다는걸 지금 뼈저리게 후회중. 

     
    2.앞서 말했듯이 컨테이너 건물로 지어져서 10월에 입사할땐 생각지 못한 문제가 지금 발생하고있음.
     컨테이너 건물이라 개추움. 바깥 날씨보다 더 추움. 아침에 출근하면 뻥안치고 손을 달달 떨면서 타자치고 주머니 손난로로 녹이다가 다시 타자치고 이럼.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느낌. 나님은 수족냉증 하이레벨로 뻥안치고 추운날 30초만 손을 내놔도 손이 마비가 올정도로 차가워짐. 회사에 있는거라곤 1988에 나올법한 온풍기 한대. 오전 9시부터 틀어제끼면 낮 12시쯤 되야 훈기가 살짝 돔. 얼마전 금요일 월차 하루 내고 일본 다녀왔더니 기름 히터(?) 같은걸 들여놔서 이젠 10시정도면 따뜻해지긴 하나 기름냄새가 쩔어서 머리가 뽀개짐. 그래도 아침에 출근하면 역시나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는건 여전함. 난 정말 세상 추운게 제일 시른사람 겨울이 시른사람. 이불밖은 위험하다 여기는 사람인데. 아침에 출근하면 그냥 화부터남.


    3. 작은회사가 다 그렇듯 일의 경계가 없음. 남자 과장님은 주로 창고지기 역할로 재고 관리와 주문 들어오면 상품 찾아주는 역할 등등의 일을 하심. 여자 과장님은 CS업무와 배송포장 등등의 일을 하심. 사장따님은 경리부터 배송 포장 이미지 누끼따는것 등등 여러가지일을 함.
    역시 사람은 아는척을 하면 안됨. 나님 2003년부터 쇼핑몰 회사만 주구장창 다녀서 왠만한 회사 굴러가는 싸이클을 다 알고있음. 여기 회사가 인터넷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르는게 많음. 근데 모든 일은 나를 통해 가라 가 아니고 죄다 나를 시킴. 배송이 거의 하루에 500개 많게는 1000건들어오는 날도 있는데.. 면접볼때 첨에 그랬음. 배송 많이 들어오면 알바 불러서 하니까 그런건 신경쓰지 말라고. 근데 바쁠때 한번 SOS 치길래 도왔더니 이젠 당연한듯이 됨. 과장은 회사에 무슨 충성이길래 알바 부르면 비싸니까 그냥 한명 덜 부르고 우리끼리 다 붙어서 해도 될꺼같아 이지랄.. 내가 한단 소리도 안했는데..
    게다가 배송 싸는곳은 개추움. 걍 밖임.
    품절상품 거는것도 나한테 리스트줘서 품절걸라함.
    이게 거지같은것이 하나의 상품이 여러개 딜에 올라가있고 사이트도 여러개라서 일일이 다 들어가서 확인하고 걸어줘야함. 사방넷같은 재고관리 품절관리 한방에 되는거 얘기해줘도 인건비 하루 아끼겠다고 알바 한명 안부르는곳인데 그런걸 쓸리가 없음.
    엠디역할도 나한테 시켜서 맨날 매출에 대해 물어봄. 주문이 적게들어오는 이유가 뭘까 이런거. 광고같은거 어떻게 하면 될까 이런거. 
    상세서를 원래 만들라치면 리스트가 나오고 거기에 사이즈표와 색상이 뭐가 있는지 제품 넘버와 혼용률 등등 자료 정리된걸 주고 이미지랑 줘야 만드는데 이것도 사진 찍은것만 띡 던져줌. 제품 넘버만. 걍 업무 프로세스가 구축이 된게 없이 중구난방임.

    4. 참고 참고 하다가 오늘 관둬야겠다 결심을 굳힘. 이제 초딩들 방학이 시작됨. 여자 과장님에겐 두아들이 있음. 얘들이 회사 근처 초등학교에 다녔었는데 집이 좀 멀어서 평소에는 학교끝나고 학원가고 이러면 얼추 퇴근시간이랑 비슷해져서 과장님이 태우고 집에 가고 그랬는데 이젠 방학이 된거임. 그래서 오늘 애들을 회사에 데리고옴. 방학때도 무슨 영어반 이런게 있어서 오전에 학교에 거기 데려다주고 중간에 애들을 픽업해옴. 글고 사장님의 늦둥이 딸도 어린이집이 방학이라 오늘 데리고옴. 난리가 났음. 뒤에서 놀고 뛰고. 게임하고. 컨테이너 건물 2층이라 바닥이 얇아서 조금만 세게 걸어도 쿵쿵 울리는데.. 과장님 큰아들이 다리를 달달 떨면서 게임을 하니까 내 책상 모니터가 달달 떨림 ㅋㅋㅋㅋㅋㅋㅋ위아래로 요동..
    근데 이걸 한달을 이렇게 데려온다고함 ㅋㅋㅋㅋㅋ 나한테 XX씨 많이 시끄럽지~ 하는데 대답도 안함. 

    5. 송년회를 했음. 원래 24일에 약속있냐고 묻길래 이건 뭔 참신한 강아지소린가 싶어서 약속있다고 했음. 24일을 물어보는걸 보니 31일도 안물어본단 법이 없겠구나 싶어서 31일도 약속 있어요 했더니 날짜가 오늘이 되었음. 아차 이얘길 안했네. 평소에 중식제공이라 밥을 시켜먹는데 사람이 4명이면 항상 -1로 시킴. 이근처 식당은 공기밥을 항상 하나씩 더 갖다줌 그래서 주문할때 항상 -1로 시켜서 국이 하나씩 모자람. 사장딸과 과장이 국을 항상 같이 떠먹음. 난 첨에 이게 무슨 광경인가 싶었는데.. 사장딸이 범인인가 싶었는데 과장이 맨날 옆에서 주추김. 어차피 정수로 시켜도 항상 조금씩 밥남겨 아까우니까 하나 그냥 덜 시켜~~ 이럼.. 밥값이 요새 보기드문 1인분에 오천원짜리라던데..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늘 회식겸 송년회를 함. 나님은 술을 안먹음. 아니나 다를까 술을 권하길래 안먹는다했음. 부장이 기분이 상한 눈치인듯했지만 어차피 신경쓰지 않음. 과장여자는 술을 좋아하는듯했음. 초딩 두 아들을 옆에 앉혀놓고 부장과 러브샷을 하고 주거니 받거니 잘도 마셨음. 그리곤 우리 회사가 가족적인 분위기라서 너무 좋아요 이럼.. 당연히 좋겠지.. 회사에 한달을 애들을 데리고 와도 뭐라안하니 얼마나 좋겠어..것도 회사 근처에 애들 외할아버지댁이 있는데도 거기 안가고 회사를 데리고 오는 이유가 거기는 와이파이가 안터져서 핸드폰 게임을 못한다고 애들이 엄마 회사를 가겠다고 그래서라는게 더 멘붕... 암튼 난 묵묵히 밥만 먹었는데 갑자기 1월에 워크샵을 가자고.. 가족들 동반해서 다같이 강원도 가자는거임. 평일에 간다면서 나보고 남편도 데려오라고함. 1박2일 평일로 간다면서 ㅋㅋㅋㅋ우리남편 출근 안하나? 걍 그거 가기전에 관둬야겠구나 생각만 하고있는데 또 밥먹고 노래방을 간다는거임.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바랬는데. 저는 먼저 집에갈께요. 부장 얼굴이 일그러짐 술취해서.나안가면 안가겠다고. 제대로 썩소만 하고있었음. 맞은편 앉아있던 과장이 눈치를 챘는지 집에 신랑 기다려서 일찍 가야된대요 이래서 나는 혼자 집에 옴. 아! 집에 오기전에 다같이 식당을 나왔을때 남자 과장이 나한테 "술도 배워야돼~" 이럼.. 1인분 6500원짜리 회식을 하면서.. 멘탈이 탈탈 붕괴가 됨. 정말 생전 처음 겪어보는 회식분위기와 자리였음.. 그리고 어떻게 관둬야할지가 막막해짐. 

     실은 몇주전에 업무 다굴이를 당하는게 너무 짜증이나서 사장 과장 딸 나 넷이서 짧은 회의를 하던중에 내가 난 여기와 맞지 않는거 같아서 더 맞는분을 찾으시는게 낫겠다. 그리고 매출이 걱정이 되시면 나는 전문 엠디도 아니고 광고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사람도 아니고 웹디로 들어온거니 엠디를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을 구하라 말씀드렸더니만 왜 자꾸 관둔다고 하냐~ 안맞는게 있으면 말을해라~ 그러길래 업무 분담도 제대로 안되있고 나는 여기랑 안맞는거 같다했는데도 내말을 걍 무시하고 관둔단 소리하지말라고 일축. 내가 한말에 과장이 그래도 찔리긴 했는지 한 3일정도는 배송일을 안시킴( 그말하기 전까지 계속 하루 주문량 700건 넘어가서 계속 배송에 투입되고있어서 짜증이 극에 달했었음)
    근데 그것도 잠시 이제 또 스물스물 시키기 시작함.
    며칠전 관둔다는것도 그렇게 싸그리 무시된 상태라.. 이제 뭐라고 해야 관둘수 있을지가 너무 고민임 ㅜㅜ
    난 가족회사는 첨인데.. 진짜 다시는 안들어가고싶음.. 스무살짜리 상전을 모시고있고.. 나름 경력이 10년이 넘어가는데 이회사에서 급으로 치면 제일 아래임..

    어떻게하면 쌈박하게 관둘수 있을지 오징어님들의 좋은의견 있으면 올해가 가기전에 나를 이곳에서 구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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