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때. 책에서 막걸리를 묘사하는 말에 "입에 착착 달라붙는 게 아주 죽이는구마잉." 머 이런 말을 봤네요.
그걸 보고. 막걸리는 우유색이고.. 입에 착착 달라붙으니까 우유사탕 녹인 맛이랑 똑같겠다! 해서
막걸리를 만들어보겠답시고 냄비에다가 그간 아껴 모은 우유사탕을 집어넣고 끓였다가
냄비 태워먹어서... 눈에서 우유가 나올 때까지 엄마께 혼남.
막걸리 만들어볼라고 그랬어요... 했다가 입에서 막걸리맛이 날 때까지 손 들고 벌 섰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초등학교 때. 집에 죠리퐁이 있었음.
죠리퐁을 우유에 말아먹고 싶은데 집에 우유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우유 말고 물에라도 말아먹자!!! 하고는 한 사발 가득 죠리퐁을 떠놓고 보리물을 콸콸 부었네요.
보기엔 참 괜찮아보여서 그럼 먹어야지~ 하고 한 숟갈 펐다가 입에 넣고는 질질 흘렸음....
궁금하시면 한번 말아먹어 보세요. 말리지는 않는데 내가 기억하는 그 맛은 정말 말로 형언할 수가 없었음..
그리고 그거 망친거 복귀시킨답시고 콜라부었다가 시ㅋ망ㅋ
그날도 엄마께 혼났음여. ㅠㅠㅠㅠㅠㅠㅠㅠ
중학교 때. 냉면이 먹고 싶었어요.
근데 냉면 할 줄 모르니까.. 직장에 계신 엄마께 전화해서 엄마 냉면 어떻게 해여?
거기 설명서 나와있는 대로 하면 돼 하셔서 설명서를 봤는데
면을 넣고 10분을 끓이라고 적혀있는 거임. 그래서 그 말대로 콸콸 끓였는데 거의 다 돼 갈 때즈음 면이 냄비를 탈출하려고 해서 급하게 불을 꼈어요.
아 다 됐나보다.. 하고 망에 걸러서 국물 붓고 먹으려고 하는데 면이 입에서 살살 녹는거에여..
어 이 맛이 아닌데? 읭 내가 하니까 냉면 맛 없어... 하고는 세면대에 버림.
냉면은 내 뱃속에 슬슬 잘 들어가니까 세면대에 버려도 되겠지? 했는데 세면대 가득 냉면냉면냉면 내려가질 않는거에요.
그런데 이거 이렇게 사고친 거 알면 엄마께 혼날 거 뻔하니까 거름망을 빼고, 하수구로 꾺꾺꾺 밀어넣었어요.
안 내려가니까... 물도 좀씩 부어 가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냉면 면이 물 먹고 더 불어날텐데 뭔 생각으로 그랬는지.. 하수구 폭발할 뻔했네요.
근데 하수구는 폭발 안 하고 엄마가 폭발하셨음. 그 이후로 집에서 냉면 안 만들어 먹어요.....
고등학교 때. 가족들은 어디 나가고 혼자 공부하다가 배고파서 냉장고를 열었어요.
아마 가족들이 모두 친척집 갔나 그랬음..
냉장고에는 우유랑 치즈밖에 없고. 나는 배가 고픈데.. 밥은 있는데 반찬이 없더라구요.
그런데 우유랑 치즈만 먹으면 배가 안 부르니까, 탄수화물도 같이 섭취해야지!(몹쓸 지식-_-) 어라 이건 동양의 밥과 서양의 우유랑 치즈가 함께하니까 퓨전요리? 짱이군!!!! 하고는 우유를 데워 밥에 말고 위에 치즈를 예쁘게 올렸어요.
그날 밥먹고 토했음. 버터 안 넣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대학생 돼서는 그런 일 없지만.. 엄마께서 너 저금하라고. 넌 시집가기 전에 요리학원 1년 코스로 밟아야 된다고 하시네요. 아놔 엄마 이제 나 라면도 끓일 줄 아는데..
이건 덤인데 좀 드러울 수도 있어요.
초등학교땐가 중학교땐가 친구 생일잔치에 갔어요.
근데 그때 막 과자 벌여놓고 음료수 떠놓고 그렇게 해 놨는데, 눈 앞에 오감자가 있는거에요.
오감자가 안이 비어서 빨대처럼 생겼잖아요. 그래서 또 혁신적인 시도를 한 번 해 봤어요.
오감자로 음료수 빨아먹기(-_-)
어 시도했는데 잘 되더라구요. 쭊쭊쭊 올라오는데 어 이거 제법 괜찮은데? 싶었어요.
근데 빨대는 가늘어서 멈추면 멈춰지잖아요. 오감자는 굵어서 그게 안 되는 거에요.
그래서 멈추려 한 순간.. 입 안의 과자 파편들과 음료수가 주르르 오감자를 통해 쏟아져 나왔어요...
지금까지도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오감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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