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방금 머리를 산뜻하게 자르고 왔습니다. 머리를 깎는와중, 홍대 4번 출구앞에 버스랑 승용차랑 충돌을 했네요.
다친사람이 없길 바라며,,홍대 4번출구에서 신촌가는 교차로는 신호 안지키는 차들이 많아서 언젠가 이런일이 생길거라 생각은 했지만..
그럼 다음주는 편히 쉴수있도록 서둘러 마무리를 향해 달려보겠습니다.
짧게 음슴체로..
라인에는 반장들이 있음. 말그대로 반장임. 오른팔에 반.장. 하고 견장이 붙어있음.
얘네가 하는일은, 본인도 정확히 파악을 하진 못했지만, 눈에 보이는 업무는, 각 해당시간 근무조의 출퇴근 체크.
그날 공장에서 하달받은 생산량을 생산가능 하도록, 농땡이 치는 직원들 관리하고, 그날의 불량품 정보 상부로 보내고 그런거였음.
반장들의 남녀 비율은 2:8로 여자 반장들이 많았음. 중국남자들은 기가 약해서 거의 눈에 띄지 않음.
하지만 여자 반장들은 각자의 개성이 매우 뛰어남. 덩치도 크고 진짜 큰엄마같이 생긴 반장은 자기 밑에 조원들을 마치 엄마처럼
안아주고, 관리함. 조원들이 대부분 16-18세 애기들이니까.. (중국에서는 16세는 성인임. 담배, 술은 물론이고 애도 낳을 수 있음.)
애기들이다 보니, 관리를 제대로 안하면, 앉아서 자기들끼리 수다를 떤다거나, 본인에게와서 오빠오빠 같이 놀자고 매달림.
그때마다 건곤 대나이와 태극권으로 애들을 한대씩 쥐어박아 주고는 했음. 혈도를 점해서 아혈을 막아 놓기도 했음.
각설하고,, 라인의 반장들 중에 유명한 사람이 있었음. 별명은 '총칭에서 온 소악마들' 이였음.
키가 작고, 약간 박경림을 닮았음. 목소리는 허스키하고 복식호흡을 하는 마냥 컷음. 걔가 라인에서 소리지르면, 탈의실까지 소리가 들려옴.
더욱이 중국 직원들이 무서워 하는것은 '악마들'이기 때문임. 그랬음. 그녀들은 쌍둥이 자매였음.
언니가 낮에 일하고 동생이 밤에 일하면,,,중국 직원들은 하루종일 같은 얼굴을 대면하고 시달려야 했음. 나라도 끔찍할듯.
보통 반장들이 근무하는 동안, 한 라인에 생산량이 2만개라고 가정한다면, 걔네들이 근무하는 날은 생산량이 3-4만개가 되는거임.
정말 숨도 못쉬고 일하게 되는 공포였음.
남자로 삼국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관우와, 장비가 되었을만큼 통솔력이 대단했음. 그렇다보니 걔네들은 인정받는 반장들이었고,
한국 담당자들도 걔네들이 소리지르면 조용히 피신을 가는 상황이 허다했음. 걔네는 화가나면 생산품을 박살내버림. 그래도 공장에선 아무도
뭐라 못함..
본인이 공장에 출근한지 1달 남짓 되었을때, 본인은 처음 총칭에서온 소악마를 대면하게 되었음.
한창 프로그램을 보면서 세팅을 하는 와중, 뒤에서 누가 툭툭~ 치는거임. 음...뒤를 돌아보니 왠 작은 꼬맹이가 가만히 본인을 쳐다보고 있었음.
근데 뭔가 포스가 남달랐음. 그 눈에서 느껴지는 살기. 내 흑염룡이 꼬리를 말고 부들부들 떨만큼, 진다..얘는 이길 수 없다..
할만큼... 그런 그녀가 본인의 마스크를 휙 벗겼음. 그리고 본인의 이름을 강제로 물어봤음.
다음에 만났을때도 역시 본인을 툭툭 치고, "안녕하세요~만나서 반갑습니다!!!"하고 인사를 했음.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함.
그...그래... 그러더니 자신의 손을 보여줬음. 주먹에 "LOVE(하트)"라는 문신이 있었음. 그것도 삐뚤삐뚤 했음.
소악마의 말로는 자신의 손에 스스로 직접 바늘을 찔러 문신을 했다고 했음....
총칭의 악마: "피아오 량마?"
나: "피..피...피아오량..하오칸!!!" (아마 한국말로 했더라면 존댓말이 나갔을듯..)
총칭의 악마는 예쁘다는 말에 몸을 베베 꼬았음. 얘가 왜이러지...
총칭의 악마: "좋아. 결정했어. 이제부터 나를 제제라고 불러라. 띠띠야."
그뒤로 난 9살어린 동생에게 누나라고 부르게 되었음. 그 소문이 중국직원들 사이에 퍼지고...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는데.
쉬는시간 본인이 담배를 피고 있으면, 중국 직원들이 본인에게 헐레벌떡 달려오는 일이 많았음.
"ㅇㅇㅇ !! 너네 누나가 지금 엉청 화났어 ㅠㅠ 제발 가서 말려줘 제발 ㅠㅠㅠ"
본인이 서둘러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으면, 이미 탈의실까지 복식으로 고함치는 악마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들려왔음.
타 한국업체 아저씨들도 기가 질려서 라인에서 도망쳐 나오고 있고... 보안 직원들도 떨리는 눈으로 라인을 들어가는 본인에게
"부탁해.."
라고 했음.
라인으로 달려가보면, 중국 여자애들이 1열로 줄서있고, 그앞에 소악마가 뒷짐을 지고 왔다갔다 하면서 갈구고 있음.
소리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본인도 겁이 찔끔날만큼 그녀는 지금 눈에 뵈는게 없어보였음.
소악마: "이것들이. 하라는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한국남자들 한테 눈웃음이나 흘리고 앉아있냐? 한번 죽어볼래?"
본인이 슬금슬금 걸어가자 맞은편의 중국여직원들이 제발...제발...하는 간절한 눈으로 본인을 처다봄..
나: (소악마의 어깨를 살짝 건드리며)"저...저기 제제...?"
소악마가 불타오르는 눈으로 벼락같이 뒤를 돌아봤음. 마치 뒷통수가 순식간에 얼굴로 바뀌는 느낌이랄까. 그때 그녀의 타는듯한 눈은
아직도 타자치는 본인의 손을 떨게만듦.
하지만, 의외였음. 그녀가 갑자기 학예회 나와서 노래부르는 수줍은 여자아이처럼 몸을 베베 꼬며 "동생~왜불러~?" 하고 태도가 바뀌었음.
순식간에 180도 바뀐 태도는 본인에게 더더욱 공포를 안겨 주었음.
나: "아..아니. 누나 괜찮아? 오늘 좀 아파보이는데? (소리지르는 니 목이 아파보임)"
총칭의 악마: "어? 어어..오늘따라 몸이 좀 않좋네...어...너네들은 그만 나가봐."
직원들: (후다닥!!!!)
본인은 악마를 데리고 나와서 음료수를 사준다거나 그런 방식으로 악마에게 공물을 바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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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상이 반복되다보니 익숙해져서. 본인은 현장의 소방관이 되어있었음. 사명감을 가지고 출동하는 일이 많았음.
호텔로 찾아온 악마때문에 강제 데이트도 몇번 해야했음.. 중국여자가 무서워졌음.
같이 식사를 하며, 본인은 중국에서의 생활과 역사를 얘기했음. 처음 왔을때부터 지금까지 혼자 해온 일들을...
누나는 그 얘기를 들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음.
그 뒤로, 누나는 정말 무림인 처럼. 은원에 확실했음. 제조팀이 본인에게 뭐라고 하는걸 발견하면,
반드시 그걸 갚아주었음. 예를 들어 제조팀이 심혈을 기울여 조립한 설비를 퇴근시간쯤 가서 망쳐놓는 다거나, 전기 배선을 다 뜯어 버리는 등..
그럼 그들은 퇴근 못하고 새벽까지 다시 작업했음.
PM이 작업하고 있으면 지나가면서 퍽!!! 하고 밀어서 넘어뜨리는 등... 한국말로 욕을 배워서 걔네들한테 퍼붓는 등..
검사기를 제외한 나머지 장비들이 상태가 안좋다며, 프로그램을 꼬아버리거나 한국 담당자를 불러서 장비의 트집을 잡는일도 빈번했음.
장비를 실제로 사용하고, 그걸 관리하는 실무자는 반장들이었기 때문에, 한국인 담당자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음.
실제 꼬맹이 소악마라고 해도, 남자들보다 싸움을 잘하는건 아님. 그렇다고 여자애를 때릴수는 없는거 아님? 결국 제조팀은 이만 부득부득 갈며
시달려야 했음. 특히 퇴근 직전에 일을 망쳐놓는건 본인이 봐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음.
그들도 눈이 있는지, 소악마가 화가났을때 중국인들이 제일 간절히 찾는 인물이 본인인걸 알고있었음.
결국 제조팀의 몇몇 대리들이 본인에게 구원의 손길을 요청하게 됨.
"이번에 정말 중요한 작업인데...혹시 소악마가 방해하면...좀 막아주시면 안되요?"
나: "뭐 혹시 그런일이 생기면 한번 얘기해 볼께요."
본인이 옆에 있으면, 악마는 절대로 성질을 부리지 않았음. 그리고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본인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음.
그렇게 제조팀에서 전향자들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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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뭐 토요일이니까. 좀 있다 다시 만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