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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드래곤이 된 스파이크
옛날에 썼던 '스파이크의 하루'와 비슷한 팬픽 이지만 이번에는 욕이 안나오고 좀 더 진지를 먹고 썼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그만두지도 않고 끝까지 썼음.
http://todayhumor.com/?pony_2686 심심할 때 한번 보세요. 포게 초반기에 썼던 팬픽인데 지금 올리면 포풍 반대 먹을지도...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투명드래곤 패러디로 가려 했지만 그건 너무 성의없을거 같아 바꿈
분량이 팬픽 한 화 분량치곤 좀 많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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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한적한 평일날의 도서관과 전혀 다를 게 없는 아침이었다. 아울리셔스는 막 잠 잘 준비를 하고, 스파이크는 아침준비를 마치며 트와일라잇을 깨우기 시작했을 때였다.
"트와일라잇, 그만 일어나."
스파이크가 앞치마를 두르고 뒤집개를 든 채로 트와일라잇을 흔들었다. 그 모습은 영락없는 게으른 딸을 깨우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우웅..."
트와일라잇이 괴성을 내며 몸을 뒤척였다. 어제도 하루종일 책을 봐서 그런지 아직도 잠이 부족해 보였다. 트와일라잇은 아침 햇살이 눈부셔서 이불을 얼굴까지 덮었다.
"나참. 내가 그러니까 일찍 자라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스파이크, 시끄러우니까 좀 닥쳐."
트와일라잇은 나른한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몸을 돌려버렸다. 스파이크는 한숨을 쉬었다. 오늘도 역시나 똑같은 하루였다. 책을 읽어 늦게자는 트와일라잇,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는 스파이크, 아무리 깨어도 일어나지 않는 트와일라잇. 일상이라면 일상같은 항상 반복되는 하루였다. 물론 똑같은 일상이었기에 스파이크는 그 다음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 잘 알고있었다.
"오! 세상에 셀레스티아 공주님이 여긴 왠일이세요?"
스파이크는 아무것도 없는 문쪽을 보며 호들갑스럽게 외쳤다. 하지만 트와일라잇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마... 공주님이 여긴 왜 온다고."
"그런가? 하긴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
스파이크는 말을 멈추더니 구역질과 함께 트림을 내뿜었다. 그 소리에 트와일라잇은 귀를 쫑근 세우며 벌떡 일어났다.
"공주님의 편지! 갑자기 무슨 일이지?"
트와일라잇은 스파이크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얼굴에 물음표를 지었다. 편지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와일라잇은 의아해하며 사라진 편지를 찾기 시작했다.
스파이크는 뒤집개를 돌리며 여유롭게 말했다.
"자, 이제 일어났으니 씻고 아침먹자."
"...?"
트와일라잇은 엉망이 된 머리를 긁적이며 멍청하게 서있었다. 약 5초가 지난후에야 트와일라잇은 자기가 속았다는걸 인지했다.
"스빠이크!"
트와일라잇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자신의 단잠을 앗아가고 자신을 속인것이 한순간 분노가 폭발했지만 이내 가라앉았다. 이것도 늘상 있는 일상이였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일상은 항상 반복되지만 때때로는 사소한 일 하나 때문에 일상이 틀어지곤 한다.
트와일라잇은 귀찮아서 물로 한번 헹구고는 몸을 흔들어 털어내고는 샤워를 마쳤다. 털이 물에 젖어 뚝뚝 떨어지는데도 개의치 않고 식탁 앞으로 갔다.
"트와일라잇! 물 다 떨어지잖아! 적어도 수건으로 문지르기라도 했어야지."
스파이크가 아침 식사를 접시에 담으며 소리쳤다. 트와일라잇은 무언가를 완벽하게 정리하는 일은 잘하지만 정작 본인의 청결은 관리하지 못했다. 모든 물건들의 정리와 준비는 철저했지만, 도서관의 위생과 청결은 항상 스파이크의 몫이었다.
"알았어, 알았어."
트와일라잇은 건성으로 대답했다. 스파이크가 들고 있던 접시를 테이블에 내려놓기도 전에 마법으로 낚아채고는 음식을 꾸역꾸역 넣기 시작했다. 트와일라잇은 졸린 눈을 억지로 뜬 채 먹고있는 음식이 뭔지도 모르는듯 입안에 잔뜩 구겨놓고 씹기만 했다.
"트와일라잇. 좀 천천히 먹어. 여기 다 흘리잖아. 그리고 음식은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라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트와일라잇은 씹기를 멈추고 인상을 구겼다. 아무리 평소에도 하는말이었지만 오늘은 한마디 한마디가 트와일라잇의 신경을 건드렸다. 가뜩이나 잠이 모자라 신경이 날카로운 탓이었는데 스파이크의 잔소리가 달갑지는 않았다.
"잔소리좀 작작하지, 그래? 짜증나게..."
평소라면 아무일 없이 대답했겠지만 트와일라잇은 신경질을 부렸다. 스파이크도 그 말에 빈정상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식사는 대화도 없는 묘한 분위기 속에 계속됐다. 주방에는 식기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만이 울렸다.
트와일라잇은 식사를 마치고 물을 마시고는 먼저 말을 꺼냈다.
"스파이크, 너 내가 말한 보고서는 다 끝냈어?"
트와일라잇은 여전히 신경질 난 목소리로 물었다. 그에 질세라 스파이크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아니, 아직."
쾅! 물잔이 식탁에 강하게 내리쳤다. 자칫하면 깨졌을 강도였다.
"미쳤어? 내가 오늘까지 끝내라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트와일라잇은 스파이크를 노려봤지만 묵묵히 식사를 할 뿐이었다.
"마무리 단계니까 곧 끝나. 너도 작업량이 많은거 알잖아. 나도 요새 그것만 했다고."
트와일라잇은 기가 막힌다는 듯 코웃음 쳤다.
"그러니까 넌 네 할 일도 못끝냈으면서 내 생활에 참견하는거야?"
스파이크도 포크를 식탁에 강하게 내려놓으며 트와일라잇을 노려봤다.
"너도 그게 얼마나 많은 일인지 알잖아. 그리고 나도 사정이 있었다고. 그리고 지금 참견이라고 했어?"
"그래. 지 할 일을 끝내지도 못하는 무능한 자식한테 이래라 저래라 참견듣는게 불만이라고 했다."
"말이 좀 심한거 같지 않아?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그리고 난 참견하는게 아냐. 네가 너무 게을러 터진거라고! 나 없이는 넌 하루도 못살거야!"
트와일라잇은 식탁을 박차며 일어났다. 식탁이 거칠게 흔들리며 소리가 났다.
"하! 그래? 내 생각엔 아닌거 같은데. 너만 사라져 준다면 잔소리꾼 하나가 없어져서 작업속도가 두배는 늘거다!"
트와일라잇은 도서관 입구로 걸어가더니 문을 열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스파이크는 트와일라잇이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 알고싶지도 않았다. 이젠 자기도 될대로 되라 식이었다.
"내가 사라지면 더 좋을거라고? 웃기는 소리!"
스파이크는 문득 좋은 생각이 났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완벽한 아이디서여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사라져주지! 나 없이 잘하나 보자고! 내가 없어서 쩔쩔매는꼴을 옆에서 지켜봐주지!"
스파이크는 곧바로 도서관을 나가 에버프리 숲의 제코라에게 갔다. 스파이크는 전에 트와일라잇과 함께 제코라의 오두막에 들른적이 있었다. 그 때는 소유욕에 눈이 멀어 제코라의 약병을 몽땅 훔쳤다. 그 때의 기억이 맞다면 훔친 목록중에는 안보이게 되는 물약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 이유로 내 물약을 빌리려 하는것이냐?"
제코라는 스파이크의 말을 듣고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안됐지만 그럴 순 없다. 그런 사적인 이유로 내 물약을 쓸 순 없다. 그리고 그냥 네가 먼저 사과하면 해결될 일 아니냐."
"오! 물론 공짜는 아니에요!"
스파이크는 자신의 머리에 난 비늘 하나를 잡더니 부러뜨렸다. 스파이크는 초록색 비늘 조각을 제코라에게 건냈다.
"드래곤의 비늘을 드릴게요. 산지직송이에요."
비늘을 보자 제코라의 눈빛이 변하였다.
"드... 드래곤의 비늘! 모든 마법 재료의 최고라 할 수 있는 그 귀한걸!"
제코라는 흥분하여 비늘을 받아물었다.
"안보이는 물약은 저기 2층 서랍에 흰병에 들어있다."
스파이크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뛰어가 물병을 집더니 바로 마개를 땄다.
"참고로 주의사항이 몇가지 있다. 지속 시간은 12시간이다. 그리고 그 물약은 모습 뿐만아니라 네가 말하는 소리도 안들리게 된다. 그리고 정말 정말 중요한 사항은 그건 먹는게 아니고 온몸에 바르는거다. 먹는 순간 바로 죽으니 조심해라."
그 순간 마개를 입에 물고 물약을 마시려한 스파이크는 깜짝 놀라 입에서 뗐다. 액체가 입술에 닿아 마시기 일보직전 이었다.
"그... 그런건 빨리 말하세요!"
스파이크는 인사를 하고 제코라의 집에 나왔다. 스파이크는 제코라의 집 앞에서 바로 물약을 머리에 부었다. 그리고는 온몸에 묻도록 잘 발라주었다. 스파이크는 자신의 손이 흐릿해지는걸 보았다. 이내 자신의 몸도 흐릿해지더니 완전히 투명하게 되었다.
"됐어! 내가 안보여!"
크아아아!!
드래곤중에서 최강의 투명 드래곤 스파이크가 울부짖엇다.
스파이크는졸라 짱 쎄서 드래곤중에서 최강이엿다.
포니나소도 이겻다. 다덤벼도 이겻다.
투명드래곤은하나엿다. 어쨋든 걔가울부짖엇다.
멍멍멍
나무늑대들이도망갓다.투명드래곤이짱이엿다.
그래서 나무늑대들은 도망간것이다.
애플잭과 자기를 괴롭힌 나무늑대한테 복수도 했고, 기분도 좋아진 스파이크는 자신의 원래 목적을 완벽히 망각하게 되었다.
"좋아! 포니빌을 돌아다니며 포니들이 평소엔 어떻게 생활하는지 지켜봐야지!"
스파이크는 멈칫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더 멋진 생각이 난것이다.
"하지만 이런 멋진 기회를 놓칠 순 없지. 모든 수컷 포니들의 꿈과 희망이라는 투명 드래곤이 됬으니 그걸 안할 수 없지."
스파이크는 얼굴에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마침 지금은 10시 반. 래리티가 스파에서 목욕을 즐기는 아주 보편적인 시간이지."
스파이크는 여러번 래리티의 일을 잘 도와주기 때문에 래리티의 스케줄을 손바닥 보듯 잘 알고 있었다.
스파이크는 스파로 곧장 달려갔다. 전력질주로 쉬지않고 달리면서 포니빌을 가로질렀다.
"래리티! 스파! 래리티! 스파!"
중간에 도로에서 괴성을 지르긴 했지만 포니들은 투명드래곤이 된 스파이크의 소리를 듣진 못했다.
스파이크가 '포니는 평소에도 옷을 입지 않는다' 라는걸 깨달은건 스파에서 수컷 포니와 암컷 포니들이 어울어져 목욕을 즐기고 있는걸 봤을 때 였다.
"아... 멍청하긴."
숨 넘어갈 정도로 달려온 결과에 허무해진 스파이크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렇게 된 거 래리티나 보고 가야지."
스파이크는 사우나 실에서 래리티를 찾았다. 머리를 말아 타월로 감싸고 오이를 눈에 붙힌채 평온한 표정으로 증기를 느끼며 앉아있었다.
스파이크는 딱히 할 게 없었다. 래리티는 자신의 모습도 목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음... 조금 후덥지근한데... 이럴 때 귀여운 스파이크가 부채질이라도 해줬으면."
스파이크는 래리티가 보이지 않는 자신에게 하는 말인줄 알고 깜짝 놀랐다. 이내 혼잣말 이었단 사실을 알곤 안심했다.
"스파이크가 부채질을 해주고 등좀 긁어주면 얼마나 시원할까. 그 애의 발톱은 등을 긁어주기 적합하단 말이야. 정말 포니는 왜 발톱이 없담?"
래리티의 불평같은 혼잣말은 계속됐다. 스파이크는 래리티를 도와주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부채를 갖고와 부쳐주면 부채 혼자만 둥둥 떠서 자기를 부채질하는 모양이 되기 때문에 래리티가 기절을 할 지 모른다.
자기의 소리가 안들려서 편할거 같았지만 자기가 완전히 유령이 된 기분이었기 때문에 썩 기분은 좋지 않았다.
"할 수 없군. 오늘은 2번과 3번을 쓰는 수 밖에."
"뭐?"
스파이크가 무심결에 외쳤다. 2번과 3번이라니. 스파이크는 설마하는 마음으로 래리티를 본다.
래리티는 도도하게 옆에 있던 종을 마법으로 들어올리더니 흔들어 딸랑딸랑 울리게 했다. 종소리가 들리고 사우나 실로 건장한 수컷 포니 두명이 들어왔다.
"아... 안돼!"
스파이크는 참지 못하고 그곳을 뛰쳐나왔다. 스파이크는 마음속이 혼란으로 복잡했다. 2번과 3번이라니, 설마 저 포니들은 나의 대타인가? 래리티는 그저 나의 종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저 자기는 래리티가 기르는 어장의 수많은 물고기들 중 하나인것인가.
스파이크는 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는 서둘러 스파를 나왔다. 평생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아 그곳을 멀리 나왔다.
"그러고보니 아가씨. 오늘은 같이 있던 노예 꼬마 용이 안보이는군요."
2번이라고 불렸던 수컷 포니가 래리티의 등을 주무르며 말했다. 래리티는 평온했던 표정이 일그러졌다.
"말조심 하세요! 스파이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애라고요! 한번 더 그딴 소리 지껄이면 이 스파엔 다신 안오겠어요!"
"죄... 죄송합니다."
2번이라고 불린 포니는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3번이라고 불린 포니는 묵묵히 부채질을 했다.
스파이크는 눈물을 훔치고 방금 있었던 일을 잊기로 했다. 스파이크가 주위를 둘러보니 언제 들어온건지 스위트 애플에이커의 과수원 한복판이었다.
애플 패밀리의 과수원은 꽤 넓어 아무곳이나 막 들어오면 길을 잃기 쉬웠다. 다행히 스파이크는 출구로 가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스파이크는 과수원을 걸어가는 도중 무슨 소리를 들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같진 않았지만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소리였다. 스파이크는 소리를 따라갔다. 그는 나무 사이로 등을 돌린채 앉아있는 빅맥을 발견했다.
"빅맥이잖아? 뭘 하고 있는거지?"
스파이크가 가까히 가자 빅맥은 무언가를 허겁지겁 먹고 있었다.
햄버거였다. 물론 패티는 콩으로 만든.
빅맥은 햄버거를 먹으며 행복하단 미소를 짓고는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오... 빅맥버거. 언제 먹어도 정말 맛있어. 사실 내가 사과따윈 싫어하고 빅맥버거를 제일 좋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애플잭과 애플블룸이 날 가만 안두겠지."
스파이크는 문득 빅맥의 엉덩이가 눈에 띄였다. 빅맥의 큐티마크는 사과 반쪽이 아니었다. 그의 엉덩이에는 햄버거 모양의 큐티마크가 그려져 있었다.
사실 빅맥의 사과 큐티마크는 스티커였다.
"......."
스파이크는 충격을 금치 못하며 조용히 그곳을 빠져나갔다. 방금 전의 기억을 지우려 애썼다.
스파이크는 표지판대로 과수원을 나갔지만 그가 있는 곳은 포니빌이 아닌 애플 패밀리의 사과 저장소였다.
"이상하네... 길을 잘못든건가."
스파이크는 혹시 애플잭이 있을까 문이 열려진 저장소에 들어갔다. 스파이크는 저장소 구석에 있는 애플잭을 발견했다. 애플잭은 등을 돌린채 앉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스파이크는 조심스럽게 가까히 갔다.
"......."
애플잭은 저장소 구석에서 귤을 허겁지겁 먹고 있었다. 발굽이라 껍질도 제대로 못깐 귤을 껍질채 입안에 넣고 씹고 있었다.
"오오... 귤. 언제 먹어도 정말 맛있어. 사실 내가 사과 따윈 싫어하고 귤을 제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면 빅맥 오빠와 애플블룸이 나를 가만히 안두겠지."
애플잭은 입안의 귤때문에 말도 제대로 안나오며 혼잣말을 했다. 스파이크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애플잭의 엉덩이를 봤다. 그곳에는 빨간 사과 3개 대신 귤 모양 큐티마크가 3개 그려져있었다.
애플잭의 사과 큐티마크도 스티커였다.
스파이크는 이제는 별 감흥도 없이 그곳을 빠져나갔다. 스파이크는 다시 과수원으로 들어가 포니빌 입구로 가는 길을 갔다.
중간에 애플블룸이 안보이는 구석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먹고있는것을 봤지만 스파이크는 그냥 지나갔다.
스파이크는 슬슬 이짓이 지겨워졌다. 포니들은 길가를 지나가지만 자신을 알아보는이가 한마리도 없었다. 그런 꺼져가는 흥미의 불꽃을 다시 피우는 곳이 있었다. 스파이크는 슈가 큐브코너에서 멈췄다.
"핑키파이! 그 알수없는 포니는 과연 혼자만 있을때 어떤 짓을 할까? 너무 궁금해!"
항상 누군가와 있을 땐 알 수 없는 행동을 하지만 혼자만 있을 땐 어떤 솔직한 행동을 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투명드래곤인 스파이크만 빼고! 스파이크는 잔뜩 흥분하며 슈가 큐브 코너를 들어갔다.
핑키는 주방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과자를 굽고 있었다. 스파이크는 핑키가 잘 안 돌아다닐것 같은 구석에 쭈구리고 앉아 핑키를 지켜봤다.
"스파이크! 여긴 왠일이야?"
스파이크는 깜짝 놀라 바닥에 주저앉아 엉덩방아를 찧었다. 심장이 멈출 뻔 했다. 핑키가 자신을 부른듯 한 착각이 들은걸까? 스파이크는 생각했다.
"하긴... 핑키가 날 부를리가 없잖아."
"아냐, 너 부른거 맞아."
스파이크는 한번 더 깜짝 놀랐다. 이번에는 핑키가 자기 말을 들으며 대답한것이다. 핑키는 그런 스파이크가 재밌는지 웃으며 스파이크를 바라봤다. 스파이크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말만 버벅거렸다.
"어떻게... 핑키... 아니... 그럴리가..."
"스파이크,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똑바로 말해봐."
"핑키, 내가 보여? 내 말이 들려?"
"그럼! 잘 보이고 잘 들리지!"
스파이크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난 투명드래곤인데...."
핑키는 깔깔 웃었다.
"난 다른 포니들이 볼 수 없는걸 보고 들을 수 없는걸 듣거든!"
스파이크는 말문이 막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핑키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생각이 안났다. 그 때 소리를 듣고는 주방으로 케이크 아줌마가 들어왔다.
"핑키, 누가 왔니? 무슨 소리가."
케이크 아줌마는 주방에 혼자만 있는 핑키를 보곤 깜짝 놀랐다.
"피... 핑키... 혹시 또 그게 온거니? 이... 이번에는 나쁜 건 아니지?"
"아니에요, 케이크 아줌마. 스파이크에요!"
그 말에 케이크 아줌마는 더욱 놀랐다.
"스파이크? 스파이크가 혹시 주... 죽은거니?"
"아하하. 아니에요. 스파이크는 투명해진거지 죽은건 아니에요."
케이크 아줌마는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아줌마는 그저 주방을 황급히 떠나갔다.
"잘 모르겠지만 알아서 하렴. 꼭 잘 달래서 보내야 한다. 절대로 이곳에 있게 하지마!"
스파이크는 김이 팍샌 얼굴로 심드렁해졌다. 핑키가 자신이 보인다면 계획도 다 소용없었다. 스파이크의 마음에 활활 타던 흥미의 불꽃은 허무하게 꺼져버렸다.
"난 가볼게, 핑키."
"잘가, 스파이크!"
스파이크는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도서관에는 트와일라잇이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연구에 집중하고 있었는지 문이 저절로 열리는 소리조차 듣지 못한듯 하다.
스파이크는 여전히 트와일라잇에 대해 화가 풀리지 않았다. 스파이크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트와일라잇의 책상 옆, 2층으로 가는 계단에 걸터앉았다.
"어디 나없이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고!"
트와일라잇은 몇시간 동안 한마디도 안하고 그저 연구에만 몰두했다. 그녀가 하는일은 단조로웠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반복 할 뿐이었다. 실험이나 마법 연습은 가끔 연구실에서 할 뿐, 평소에는 이렇게 책상 앞에서 몇시간 동안 반복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실수와 수정이 포함되있다. 연구중 그런 과정을 거친 실패작들은 트와일라잇 주변에 산처럼 쌓인다.
"하여간 내가 좀 치우면서 하라니까."
스파이크는 옆에서 쓰레기 더미를 보며 말했다. 평소에는 청소는 스파이크의 몫이었지만 투명드래곤이 된 스파이크는 청소를 하지 않았다.
트와일라잇은 연구가 잘 진행되지 않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으으으... 배고파. 스파이크! 간식 가져와!"
트와일라잇이 소리쳤지만 도서관은 잠잠했다.
"으으... 이 자식은 도대체 나갔다 언제 들어오는거야. 저녁도 망치고 제대로 못먹었는데 배고파 죽겠네."
스파이크는 바로 옆에서 코웃음을 쳤다.
"하여간 날 식모로 아는거지? 혼자선 제대로 차려먹지도 못하는게."
트와일라잇은 글을 쓰다 참고자료로 새로운 책이 필요했다. 평소같으면 스파이크에게 주문해 5초내에 책을 가져왔겠지만 스파이크가 없기 때문에 트와일라잇이 직접 찾아야했다. 옛날부터 트와일라잇은 도서관의 모든 책을 외우고 있었지만 책을 찾는 재주는 없었다. 한참이나 걸려 원하는 책을 찾은 트와일라잇은 마법으로 책을 꺼냈다.
"으악!"
하지만 책을 뽑을 때 원하는 책 뿐만 아니라 그 옆에 있는 책까지 딸려나왔기 때문에 책들이 트와일라잇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트와일라잇! 괘... 괜찮아?"
스파이크가 달려가며 트와일라잇에게 걱정스러운듯 말했다.
"으으... 아파."
트와일라잇은 머리를 문질렀다. 꽤 두꺼운 책이었기 때문에 까딱하면 큰 사고가 날뻔했다. 다행히 책이 떨어진 높이는 높지 않았기 때문에 심하게 다치진 않았다.
스파이크는 아파하는 트와일라잇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상처를 봐주고 치료해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자신이 너무나 무력하게 느껴졌다.
"스파이크, 이 바보. 진짜 어디간거야. 진짜 내가 없었으면 좋다고 해서 나간거야...?"
트와일라잇이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다. 원하는 책을 입에 물고는 다시 책상으로 돌아왔다. 배고파서 마법을 쓸 힘도 없었다.
"좋아. 거의 다 끝났어. 스파이크가 정리하기로 했던 부분만 있으면 되는데."
트와일라잇이 스파이크의 작업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자 스파이크는 당황했다.
"안돼! 가지마!"
스파이크는 소리쳤지만 트와일라잇은 들을 수 없었다. 트와일라잇은 스파이크 책상에 있던 서류 뭉치를 들었다.
"하여간 오늘까지 꼭 끝내달라니까..."
문득 트와일라잇은 책상 주변에 있던 종이뭉치를 발견했다. 종이에는 핏방울들이 말라붙어 있었다. 꽤 피를 많이 흘린건지 종이마다 피가 배어있어 글씨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건..."
트와일라잇이 중얼거렸다. 그 종이들은 스파이크가 맡았던 서류였다. 즉, 지금 자신이 들고있는 종이와 같은 내용이었다. 스파이크는 이미 예전에 작업을 완벽히 끝내놓았다.
하지만 과로로 인해 코피가 나버리고 실수로 서류에 떨어진 것이다. 스파이크는 어쩔줄 몰라했다. 그 서류는 트와일라잇에게 정말 중요한 서류였기 때문이다. 결국 스파이크는 트와일라잇 몰래 밤새 다시 한번 똑같은 작업을 한것이다.
쓰레기통에는 피가 잔뜩 묻은 휴지들이 가득했다. 코피가 나는 데도 그걸 부여잡고 일을 한것이다.
"뭐야... 결국 자기도 밤을 샌거면서 나보고 뭐라한거였어? 정말 웃기지도 않는 바보야."
트와일라잇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뒤에서 보고있던 스파이크는 당황하며 손가락을 마주잡고 있었다.
"으으... 책상 치우는걸 깜빡했네."
트와일라잇은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봤다. 트와일라잇과 눈이 마주친 스파이크도 당황해 자기 손을 봤다. 모습이 보였다. 12시간이 지난것이다.
"하... 하..."
스파이크는 어색하게 웃었다. 아침까지 싸웠던 포니가 자신이 그리워 울음범벅이 되어 서있는데 뭐라 말해야될지 감도 안왔다.
트와일라잇은 눈물을 훌쩍이며 말했다.
"가서 먹을거좀 만들어줘, 바보야. 배고파 죽겠잖아."
"그... 그럴까. 머리는 괜찮아?"
"그럭저럭. 너야말로 몸 괜찮아? 잠도 많은 아기주제에."
"나야 드래곤이니 튼튼하다고. 그보다 먹을거 금방 만들어올게."
트와일라잇과 스파이크는 서로를 쳐다보다 동시에 웃었다.
결국 둘은 어긋난 채로 돌고돌아 일상으로 돌아왔다. 어쩌면 이런 갈등도 일상의 하나였을 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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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단편중 분량이 제일 많은듯 하네요. 만자가 넘었어요. 걍 2편으로 나눠도 되는데 단편이라 고집스럽게 하나로 묶었습니다.
본격 기병병결. 처음과 끝만 정상.
앞으로 메인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단편을 하나씩 완성시킬 예정.
지금까지 플러터샤이 애플잭 트와일라잇 루나 스파이크를 썼습니다. 다음엔 뭐가 될까.
이 밑에는 상관없는 뻘글인데 제가 운영하는 텀블러에 좋아요가 100개가 넘는게 너무 신기해서 올림. 팔로우 5명인 텀블러인데... 역시 텀블러는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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