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부터 인터넷에 돌던 글입니다..
맘들 까페에서는 가슴을 울리는 공감글로 알려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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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기 전엔 몰랐던 게 너무 많았다.
시장에, 백화점에, 마트에 아기 안고서 나온 엄마들을 보면서
애도 있는데 힘들게 왜 굳이 유모차니 아기띠니 하고
밖으로 아기를 데리고 나왔을까 생각했다.
편하게 집에 있으면 좋을 텐데,
애도 있는데 그냥 집에서 밥해 먹고 말지.....
지금, 아기를 낳아보니 그 심정을 알겠다.
아기 엄마들이 어떤 심정으로 아기를 업고 메고 마트라도 나오는지.
그것이 그들에게 그나마 누릴 수 있는 외출의 기회이고
기분 전환 방법이란 걸 이제야 알겠다.
아기를 무릎에 앉혀놓고 힘들게 힘들게 밥을 먹으며
아기가 좀 큰 경우엔 아기한테도 맨밥 한 숟갈이라도 떠먹이며
남들 보기엔 불편해 보이고 정신없어 보이면서도 굳이 외식을 하는 건
신랑 있는 주말에 그렇게라도 기분 전환이라도 해야
다시 한 주일동안 아기 뒤치다꺼리하며 버틸 힘이 나기 때문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출산 후에 불어난 살을 빼기는 해야겠는데
마땅히 아기 맡길 곳도 없어서
그냥 무겁지만 아기를 들쳐 업고 또는 안고서
시장이나 마트라도 돌아다니는 걸로
그나마 운동이라도 좀 해보자고 나선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외출할 때 왜 유모차를 안태우고 업고 안고 다닐까 했는데
그건 아기가 죽어라 유모차를 안 타려고 울고불고해서라는 걸 알았다.
책에 있는 대로 신경 써서 아기를 먹이고 키우지 않고
그냥 대충 먹이기도 하고 대강 키우기도 하는 게
아기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책대로 해보려고 노력하다 하다 안돼서
이젠 엄마도 너무 지쳐서 어쩔 수 없이
그냥 국에 밥 찍어서 먹이기도하고
과자도 가끔 쥐어주는 거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아기 엄마들이 화장기도 없이 머리는 하나같이 뒤로 질끈 묶고
옷에는 가끔 밥풀도 붙어있고 팔꿈치에 보풀이 일어나 있기도 한 것이
그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미처 그런 것까지 신경쓸 만한 체력과 정신적 여유가 부족해서라는 걸
아기 낳고 키우는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어떤 날엔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도망치고 싶어도
엄마만 바라보고 착착 달라붙는 아기,
엄마를 보고 정말 주변이 환해지도록 밝게 웃어주는 아기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맘을 다잡고
나는 오늘도 머리 뒤로 질끈 묶고
과일 즙과 밥풀로 범벅이 된 티셔츠 바람으로
아기 뒤를 쫓아다니며 밥 먹이고 안고 업고 재운다.
책대로 안 되면 어떠하랴...
그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만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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