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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economy_25275
    작성자 : 알아?
    추천 : 27
    조회수 : 2855
    IP : 219.241.***.97
    댓글 : 31개
    등록시간 : 2017/11/16 16:16:41
    http://todayhumor.com/?economy_25275 모바일
    무리한 아파트 매수 후에 느껴지는 감정에 대한 고찰 by 휘문천
    옵션
    • 펌글
    안녕하세요
     
    붇옹산 카페에는 곧 살 계획이든 이미 샀든 안 살 계획이든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시각의 사람들이 공존합니다.
    그래서 글도 부동산 정보에 요청하고 얻는데 그치지 않고,
    부동산 가격예측, 투자권유, 정책에대한 견해 등 여러 가지 글이 올라오는데
     
    저는 이번 글에서 이따금 올라오는
    무주택자들에 대한 은근한 놀림과 비아냥거림
    부동산은 불패로 단정짓고 심지어 이해를 못하면 외우라고까지 하는 일부 부동산 투자 권유자분들
    본인이 부동산 투자로 얼마를 벌었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자기 자랑형 권유자들
     
    이런 글들을 무주택자분들이나 추가 구매를 고민하는 분들이 대할 때 가졌으면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합니다.
     
     
    주식과 부동산은 다르지만 부동산은 안 해봤고 주식을 해보신 분들이 조금 공감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막 남들이 주식으로 떼돈 벌었다고 하고 친구도 벌었다며 나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그럼 너무 솔깃하고 이미 많이 올랐지만 또 사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그래 나도 재미 좀 보자! 그러고 삽니다.
     
    사실 지른 직후 심정은 얼마나 오를까? 라는 기대감보다..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라는
    사기전에 느끼지 못했던 불안감이 조금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전에 올랐던 것처럼 막~~ 오르면 친구에게 쏘고 싶기도 할 정도로다행이지만
    마침 조정 받거나..꽤 오랜 기간 정체된다면 심정이 어떨까요?
     
    주식 사느라 수수료 물었죠..여윳돈이 없으면 대출 받기도 합니다..
    오르지 않으면 주식 잔고에 파란색 떠있습니다.
    물론 투자한 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그 파란색 떠있는 동안 그 주식 자주 확인하게 됩니다.
    불안합니다. 2%만빠져도 한숨 나옵니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라 공감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
    (제발 공감하지 않으시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해주시고 댓글로 너만 그런건데? 그러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5% 올랐을 때의 기쁨과 5% 내렸을때 상실감을 비교했을 때
    같은 값이라도 빠졌을 때 훨씬 심적으로 크게 다가옵니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부모님께 얻기만 하고 살아서
    얻는데 익숙한 반면 잃는 연습이 되어있지 않아서 그런지
    아닌 척 하겠지만 마음이 힘듭니다.
     
    ..이제 주식에서 벗어나 부동산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부동산의 경우 금액이 큰 것은 물론 이거니와..
    요즘 아파트 가격이 워낙 높기 때문에 요즘은 대출까지 흔히들 받습니다.
    취득세 내구요, 복비 냅니다.
    요즘 같이 하나 팔리면 호가오르고 하나 팔리면 호가오르고 하는 시장에서는
    산 직후에는 일정 기간동안 그 아파트 단지에서 가장 비싸게 주고 산 사람이 바로 나입니다.
     
    취득세와 복비, 대출까지 받아 이미 금전적 타격은 봤습니다.
    아파트 값은 주식처럼 눈에 보이게 오르지도 않습니다.
    안 오르고 내가 산 (남들이 보기에는 비싼) 가격이 그대로 유지가 되면
    손해 본 느낌이 납니다.
    5백 오른 걸로는 오른 기분도 안 납니다.
    2~3천 올라야.. 이제본전인가 싶습니다. 따져보면 이득일수도 있지만 심리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보장받는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찝찝할 수도 있구요
     
    그러다 집사느라 대출받은 이자 내야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재산세 고지서 날라옵니다.
    구축 샀는데 전세끼고 있었다면 흔한일은 아니지만 세입자가 보일러 이상하다고 전화하기도 합니다.
    세입자 혹시 계약기간 만료로 나가겠다고 하면 새로운 새입자 받아야 합니다. 복비나갑니다.
     
    아파트가 오르지 않았을 경우…
    요소요소에 나에게 파란 느낌을 안겨주는 요소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주 부자가 아닌 이상 무리해서 부동산을 사면 만족할 만한 상승이 있기 전 일정 기간 동안
    괜히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이 우울함은
    사기전에는 오를 기대만 가슴속에 품고 사기 때문에 잘 모릅니다.
    하지만 산 직후 조급해집니다.  그 전에 쭉쭉 잘 오르던 아파트가 내가 사니 잠잠합니다.
    내 아파트 가격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말과 글들에 민감해집니다.
    정부가 조금이라도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인 대책을 내놓을 때면 뭐 이딴 나라가 다 있냐며 완전 안티가 됩니다.
    정부가 왠만한거 다 잘하고 부동산 조금 옥죄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딴 정책은 모르겠고… 뒤늦게 아파트 산 이 서민 죽겠다…
    취득세 내고 재산세 내고 이전보다 세금 더 많이 내는데 왜 나를 괴롭히냐??
    촛불 들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원래보다 부동산 가격 관련 지식이 편향되게 늘어납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은행에서 돈을 빼서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부동산이 폭등하고
    금리가 올라가면 경기가 좋아진다는 지표기 때문에 부동산이 폭등한다.
    북핵 리스크가 커지면 안전자산인 부동산이 폭등한다.
    부동산 규제를 하면 노무현 정권에 그랬듯이 폭등한다.
    정권 중반이 지나가면 정권 교체 기대감으로 폭등한다.
     
    사실 폭등론자분들 한편 이해합니다.
    저라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재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했고 연봉 단위의 돈이 왔다갔다하는데 초연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문제가 됩니다.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부동산 불패론을 펼치고 적극 아파트 구입권장합니다.
     
    부동산이 오르는 데 힘을 실어주는 지식과 기사를 보란 듯이 보여줍니다.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을  돈 벌기는 글러먹은 사고방식이라고 도발합니다.
    원래 좌익이었던 사람도 우익으로 바뀝니다.
    욜로족이 싫어죽겠습니다. 저 놈팽이들도 내가 했던 것처럼 집을 사야하는데
    안 사고 놀러 다니고 있으니 내 집값에 도움이 안됩니다.
    아니 저런 놈들 때문에 더디게 오르거나 집값이 위태로운가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만족스러울만큼 오르면 좀 여유가 생깁니다.
    부동산 열심히 공부하고 복잡하게 오래 투자해서 돈 번 거 같습니다.
    아파트 안 사는 바람에 그 동안 돈 못 벌었던 사람들을 경제관념도 없는 무지렁이로 생각합니다.
    여전히 곱게 보이지는 않지만 그냥 좀 내려다 봅니다.
    하락론이 나오면 우숩습니다. 내가 부동산 투자해서 억대로 수익 올려본사람인데..
    안 사봤으면 사보고 얘기하라고 하고 이해가 안 가면 외우라고 합니다.
    본인이 부동산 처음으로 사봤을 때 쫄리고 힘들었던 거 까맣게 잊습니다.
     
     
    부동산은 여러가지 근거로 상승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또 여러가지 근거로 하락할지도 모릅니다.
    강남불패라고 하지만 길어야 30년입니다.
    …인플레이션, 거시경제, 해외부동산분위기… 다 좋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아무리 확실한 정보로 부동산 상승한다고 설득을 당해도
     
    .... 구매하고 난 이후엔…
     
    철저히 자기자신과의 싸움입니다.
    특히 지금 같은 사회분위기와 정부가 내 편이 아니며
    저같이 현재 아파트 가격을 의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의 안정이 오는 그 시기까지 속이 타야 합니다.
     
    확실한 이득 구간이 오기 전까지 스스로를 원망합니다.
    심지어 그 전까지 솔깃했던 부동산 우상향의 근거에 허점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고 허점을 허점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대출 이자와 재산세 등이 자꾸 성실하게 벌어오는 내 월 수익에 타격을 입힙니다.
    TV에서 정부가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가 끝났다고 떠듭니다. 멍해집니다..
     
    부동산을 사는 순간 누구에게나 길든 짧은 이런 시간이 찾아오게 되어있습니다.
    나보다 더 비싼 돈을 지불하여 내가 산 아파트를 사주는 고마운 구매자가 나타나기 전까지요..
     
     
    그럼 부동산을 사면 다 이렇게 마음이 불편해지느냐??
     
    아닙니다. 투자가 아닌 진짜로 오랫동안 살집으로 들어가면 좀 덜합니다.
     
    갭투자도 아니고 대출 없이 내가 들어갈 집을 사서 실제 입주해서 이제 부동산 잠시 잊는다.!
    그럼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2,3천 오르던 2,3천이떨어지던 어차피 10년이 지나도 팔 것도 아닌데 내 삶에 지장주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털털하신 분들은 떨어지면 재산세 덜 내서 좋네~~ 머 이런 느낌마저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출받고 투자 목적으로 지르신 분들은 이런 심적 여유가 없겠지요..
     
    자꾸 글이 길어지네요ㅎ
     
    끝으로 제가 이 글을 쓰며 하고 싶은 얘기는..
     
    본인이 이미 집을 사서 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꾸 현재의 집값을 의심해서 마음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이 밉다는 생각에..
    누군가 빨리 계속 사서…내가 꼭지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생각에
    아니면 부동산 업자 분들 거래 활성화 시키고 싶은 생각에..
     
    무주택자들은 경제관념이 없는 무식한 사람이라고 도발하거나
    본인의 짧은 부동산 수익 경험을 진리처럼 일반화하거나
    집값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돈 못 벌고 거지가 될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느니
    그런 말들을 가급적 삼가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주택자면서도 돈 많은 분들 많습니다.
    능력이 있어서 주택 없이도 현금과 주식 채권 등으로 자산규모가 큰 분들도 많습니다.
    부동산 카페에 있다고 해서 꼭 다 집을 당장 사려고 가입한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단지 Study를 하려고 온 사람도 있을 텐데
    책임져줄 것도 아니면서 과도한 권유나 도발은 안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출처 http://cafe.naver.com/jaegebal/318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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