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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신을 기쁘게 해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
정부경 선수(팀윤)와 아침산악운동을 마치고 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안락한 생활을 마다하고 밀림 속에 다시 뛰어 들어 온 이유가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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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안하면 늙어서 후회할 것 같아서요. 좀 더 젊었을 때 부딪치며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남자의 자존심으론 그냥은 못 갑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처럼' 나를 믿고 기다리는 모든 팬과 지도자에게 반드시 뭔가를 보여 주고 가고 싶습니다"
순간 뒤통수에 뭔가를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멍했다. 앙 다문 입에 반짝이는 눈빛'을 보며 그가 전생에 멋진 무사가 아니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 반대편 또 한명의 푸른 눈의 남자가 잃어버린 자존심과 명예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적지에 뛰어 들어가고 있다. 그 이름은 바로 'UFC 105' 대회에 출전하는 한류 사이보그 데니스 강.
열정(熱情)
그는 한국에서 스피릿MC 종합격투기 대회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대회사에 직접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지금은 항공료가 없다. 하지만 인터리그에서 우승을 해서 상금으로 항공료를 지불하겠다. 그러니 항공료와 티켓을 보내 달라. 믿어 달라. 자신 있다"
태평양 건너 캐나다에서 한국인의 핏줄을 가진 젊은 청년의 자신감 충만하고 열정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아, 스피릿MC측은 그를 믿고 초청해 경기를 할 수 있게 해줬다.
그를 처음 본 모습 역시 '굳게 다문 입에 반짝이는 눈빛'이었다. 당시 그는 우리나라 종합격투기 수준을 3~5년 정도 앞서 나갔기에, 다른 선수들과 격이 다른 플레이로 모든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갈수록 그의 열정과 재능은 빛을 발하며 모든 이들의 우상으로 스타반열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의리(義理)
하지만 그를 봤을 때 종합격투기를 위해 달려온 길이 그저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면 오직 격투기를 하기 위해 힘든 생활고를 겪었고,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고 한다.
접시닦이, 나이트클럽 문지기, 배달 외 스승의 체육관에서 일반관원들을 가르치며 체육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힘든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밑바닥 생활부터 배웠고,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그런지 몰라도 그는 위기의 순간엔 항상 옛 생각을 하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려울 때 고생하고 도와줬던 지인들을 생각하며 약속과 의리만큼은 꼭 지키려고 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 예로 자신이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가는 스타로 성장을 했지만, 어려울 때 등용문의 발판을 만들어줬던 스피릿MC와의 의리는 꼭 지켰다고 한다.
그 외 자신이 처음 주짓수를 배웠던 스승인 마커스 소아레스를 경기 마다 꼭 챙기고 대동한다. (훌륭한 스승의 기술은 3~5년이면 모두 마스터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스승과 마음이 통한다면 기술적인 관계를 넘어 평생 동안 자신의 정신적인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표도르, 타이슨 등이 그 예다. )
이렇듯 데니스 강은 의리와 인간적인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좌절(挫折)
무서울 것이 없었던 스피릿MC 시절과 프라이드 시절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던 그가 추성훈과의 한 판 승부로 인해 모든 영광과 명예를 추성훈에게 고스란히 넘겨줘야만 했다.
※ 팬들은 이 부분에서 잠깐 알아줬으면 한다.
운동은 공부와 달리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한다. 즉 모든 눈들이 두 선수를 주시한다. 때문에 경기가 잘 풀릴 때에는 모르겠지만, 자기보다 인지도가 낮은 사람, 혹은 부담 되는 선수와 경기를 앞두고 있으면 경기 전부터 정신적으로 패닉 상태가 온다. 혹시라도 경기에서 패할 경우에 오는 상실감과 좌절감은 정말 느껴보지 않는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아니 내 모든 것을 잃었다는 생각과 더불어 세상 사람들 모두 자신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험담을 하는 느낌이 든다.
사람이 높이 올라갈수록, 높이 날아갈수록, 갑자기 떨어진다면 그 올라간 높이만큼 많이 아플 것이다. 추성훈과의 경기 이후 그는 얼마나 힘들고 쓸쓸했을까?
불안(不安)
예전에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있을 때 개인적으로 승마부 선수들과 친해서 시간이 나면 말(馬) 구경을 자주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승마부 친구가 나에게 어느 말이 제일 잘 뛸 것 같은지 물어 봤다. 둘러본 결과 모두 비슷했지만, 흑마 한 놈의 털에서 윤기가 자르르 흐르며 빛이 났다. 그래서 그 말을 지목했는데, 친구는 맞장구를 치며 저놈이 제일 잘 뛴다고 했다.
개인적인 생각은 사람이건 동물이건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면 몸(근육)이 살아있다. 즉 빛이 날 정도로 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데니스 강은 스피릿MC, 프라이드 미들급 그랑프리를 뛸 때만 해도 몸 자체의 느낌(근육)은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중량을 많이 감량하는지, 몸 자체의 탄성은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보다 적어진 근육량과 아울러 몸에서 나오는 위협감 역시 많이 약해져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추성훈과의 경기 이후 정신적으로 뭔가에 쫓기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다시 말하면 잃어버린 자신의 명예를 빨리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그를 서두르게 만드는 것 같다.
재기(再起)
난 그가 한국인이라고 느꼈을 때가 무릴로 닌자와의 경기 때다. 데니스 강이 프론트 킥을 날렸을 때 닌자가 비웃었다. 그는 그 때 "이런 싸가지 없는 놈을 봤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서 한국인과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감정이 든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 촬영한 그의 인터뷰를 보면 그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다.
"지금은 매우 힘들고 어렵다. 파이터의 길은 외롭다. 추성훈과의 대결 이후 내 삶은 바뀌었다. 그 경기 이후 한국 팬들에게 버려 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도, 어디서 태어나는 곳을 선택할 수는 없다. 국적은 단지 종이 쪽지일 뿐, 진실은 내 가슴 속에 있다. 난 여전히 한국인이다. 그것은 바꿀 수 없다"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더 강해지는 것, 그것이 진정한 파이터다"
"파이터는 고통과 난관을 뚫고 올라가는 사람이다. 쉬운 싸움은 누구나 이길 수 있다. 완벽한 조건에서는 누구나 이길 수 있다. 하지만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또 시험하는 사람이 진짜 파이터다. 비단 파이터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또한 그렇지 않을까?"
그는 운동과 인생을 통해 정신적으로도 훌륭하게 성장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지금은 힘들어도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재기에 성공하리라 생각한다.
승리(勝利)
엘런 벨처와의 경기에서 하단태클을 할 때 그는 무릎 꿇고 들어가며 경기를 급하게 풀어나간다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캄과의 경기부터는 맞춤 전략을 갖고 나와 타이밍을 이용해 무릎을 꿇지 않고 들어가는 태클과 아울러 침착하게 상대를 압박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즉 자신의 단점을 빨리 보안해 수정하고 계획된 플레이를 보여 주면서 이젠 UFC의 스타일과 룰에 잘 적응하고 있다.
예상(豫想)
마이클 비스핑은 터프하고 공격적이며 체력이 좋다. 그에 반에 데니스 강은 기본기가 좋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하는 영리한 선수다. 그럼 예상은 끝나지 않았는가? 컨디션 조절만 잘 한다면 무조건 데니스 강의 승리를 점친다.
마치며...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고 믿어준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고 했다.
데니스 강 아니 우리 강대수는 한국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 사랑은 태극기와 인터뷰로 표현을 한다. 때문에 고국은 늘 그의 가슴속에 있고 고국 또한 자신을 믿어준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과 아울러 강대수를 믿어주는 팬들 있기 때문에 그는 어려운 고난과 힘겨운 시간을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난 그런 그가 좋다. 나 역시 늘 이기는 선수들도 좋지만, 졌을 때에도 강대수의 말처럼 훈련과 난관을 통해 더 강해지는 것, 그것이 진정한 파이터이자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대수야. 우리 한번 또 가보자! 나도 열심히 응원하마.
전찬열
레슬링 전 청소년 대표, 국가대표
92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92 헝가리 듀나컵 3위
94 아시아선수권 4위
95 캐나다컵 2위
전국체전 레슬링 7연패
국군체육부대(상무) 제대
한국체대 졸업, 세종대학교 대학원 졸업
05년 아부다비컴벳레슬링(ADCC) 일본 예선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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