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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tion_249892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16
    조회수 : 675
    IP : 59.20.***.123
    댓글 : 31개
    등록시간 : 2014/07/13 03:50:16
    http://todayhumor.com/?animation_249892 모바일
    베오베 올라갔다 탈퇴한 아저씨를 보고 씁씁해서 적는 글
     
     
    이런 타입의 아저씨, 글 쓰는 데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대부분은 저럴 겁니다'.
    시간은 부었지만 그에 반해 다른 이들에 비해 빛을 받지 못한 사람은 너무 많거든요.
     
     
    다른 분야, 만화는 어떻게 흘러갈지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최소한 글은 '시간만 무작정 투입된다고 올라가는' 그런 건 아닙니다.
    왜냐면 그림은 그냥 주구장창 파고들면 뭔가 성장치가 쌓이지만, 글은 오히려 고착시켜버리거든요.
    서술의 형태나 묘사, 장면구성, 캐릭터, 대사, 세계관, 뭐 그 외 기타등등의 요소가 비슷비슷하게 됩니다.
    혹자는 이걸 작가 고유의 개성이라고 하기도 하죠.
    헌데 개성도 개성 나름입니다. 습관이 영 잘못 들어버리면 독이거든요.
     
     
    긴 서술, 장황한 설명, 국어책 대화, 어디서 본 것 같은 특성만 조합된 전형적 캐릭터, 참신하지도 독창적이지도 않는데다 엉성하기까지 한 세계관,
    이런 것들은 쌓으면 쌓을수록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됩니다.
    이걸 조합해서 잘 빚어야 글이 나오는데, 조합되는 재료가 뭔가 문제가 있다면 답이 안나오거든요.
    물론 이중에 특출난 게 있다면야 좋다는 소린 못 들어도 평타는 쳐요. 헌데 평타만 쳐선 안 되거든요.
    그런 평타는 이런 걸 주구장창 파지 않더라도 가끔씩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이쪽을 업으로 삼았다는 건 시간을 부었다는 뜻인데, 그 결과물이 그정도에서 머무르면 못해먹죠.
     
     
    문제는 이걸 '스스로가' 파악하고 개선해나가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왜냐면 쓰면서 보는 시각도 자기 기준으로 맞춰지거든요.
    더 큰 문제가 되는 게 뭐냐면... 이런 것과 자기가 쌓아온 것들이 조합되면 나오는 '자존심'이라는 겁니다.
    세월을 들여서 자기 나름대로 뭔가를 쌓아왔다고 생각하는데, 결과물에 대해 사람들은 '영 아니올시다'라는 반응만 나와요.
    그럼 그 반응을 겸허히 수용하느냐? 오히려 화낼걸요.
    '니들이 뭔데 내 노력을 폄하하느냐'정도의 뉘앙스를 표현하죠.
    사실 객관적으로 보자면 그런 소리 들을 수 밖에 없는데도 말이죠.
     
     
    헌데 이걸 가속화시키고 더욱 고착시키는 게 뭔줄 아십니까? 바로 자기 편입니다.
    딱 어떤 말 나오는지 그려집니다.
     
    '저는 재미있게 읽었어요'
    '취향 때문에 그래요'
    '글이 정말 괜찮지만 아직 인지도가 부족해서 그래요'
    '사람들이 못알아봐서 그래요'
     
    솔직히 쓰는 사람 입장에서 자기 글 좋게 봐준다는 게 뭐가 나쁘냐 싶겠죠. 헌데 그건 또 아니거든요.
    저런 사람이 있으면, 자기 글에 대해 방어적인 작가의 경우엔 자기 옹호하는 소리만 들어요.
    또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을 해서 그런 마음을 부추기고요.
    그럼 결국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찾지 못한 채, 혹은 지적된 부분의 개선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귀 막아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끝이죠. 계속 쳇바퀴만 돌다 끝.
     
     
    게다가 우물에 빠져버린 아저씨들에게 자주 볼 수 있는 특성이 있는데, 대중의 기호를 도외시해요.
    자기가 뭔가 굉장한 걸 한다는 착각을 하고, 그렇기에 소수만이 알아볼 수 있는 그런 걸 한다고 착각하죠.
    실상 자기가 굉장히 재미없고 흥미도 안생기는, 그런 글쓰기를 한다는 건 전혀 모르죠.
    다수에게 인정받으려면 다수가 공감할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해요. 다수가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킬 정도의 것을 만들겠다구요?
    글쎄요, 천재는 그런 거 가능할지도 모르죠. 헌데 천재라면 '언젠가는 날 알아줄거야' 식으론 안 해요.
    최소한 걔네들은 뭔가 만들면 알아보거든요. '언젠가'가 아니라 '만들어 내면' 말이죠.
     
     
     
    저기 링크 걸린 아저씨 보면 뭔가 굉장히 씁습하면서도 공감되는, 하지만 좀 화가 나기도 하는 그런 오묘한 기분 드네요.
    결국 문제는 자기거든요. 자기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하자가 생겼기 때문에 난 문제에요.
    그리고 저런 사람이 화 내는 이유는 별 거 없어요. 그 문제 말 안해줘도 자기가 뭔가 여기에 문제 있다는 걸 무의식적으로 아는 거에요.
    그야말로 '아픈 부위'를 쿡 찔렸으니 그런 거죠.
    자기에게 문제 없다면 확실한 근거나 논리나 자신감으로 받아치기 마련이지, 저렇게 대응은 안하거든요.
    하지만 세월을 투자했는데도 불구하고 반응이 저러니, 게다가 자기가 문제의 원인을 자각하고 있으니 저런 거에요.
     
     
    그래서 묘하게 감정 몇개가 뒤섞인 기분 느낄 수 밖에 없나보네요.
    결국 글 쓰는 사람의 상당수는, 저런 상황에 걸려 있거든요.
     
    아마 여기서 보고 계실 분들 중에서도 그런 기분 느낄 사람이 꽤 많을 겁니다.
    그래서 씁씁하네요.
     
     
     
     
     
    p.s
     
     
    만일 그 사람이 정말 몇몇이 말하는 것처럼, '정말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인데 인지도가 부족하거나 운이 나빠서 그런거라면' 어쩌냐구요?
     
    실력이 출중한데 빛 못 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요. 예, 물론 있겠죠.
    헌데 넌 아니에요.
    그 사람도 아니에요.
     
    그걸 인정해야 해요. 세상에 빛 못 보는 천재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너와 나는 결코 거기 해당 안 된다는 거.
    왜냐면, 해당이 될 정도의 능력자라면 이미 누군가가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어필하려고 하거든요.
    최소한 정말 좋은 걸 만들어낸 사람이 있다면 꼭 누군가는 그렇게 해 줘요.
    헌데 당신, 혹은 당신이 알고 있는 어떤 사람의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소개시쳐줄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십니까?
     
     
    조금이라도 주저한다면 그건 아닌겁니다. 조금 생각해보고 대답해도 아닌겁니다. 
    질문 던지자마자 대답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해요. 평소에 인상 강하게 남아서 바로 말할 수 있는 그 정도는 되야죠.
    그게 아니라면 대부분은 아닌 거에요.  
     
     
     
     
    papercraft의 꼬릿말입니다
    명심하세요, 게임은 항상 이길 때도 질 때도 있는 법입니다.
    헌데 맨날 진다면 남들 때문이 아닐지도 모름.

    너요 너, 네 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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