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년 5월에 이 집 3층으로 이사를 왔고 4층에는 주인이 살고 있음.
올해 5월쯤부터 집주인이 남편에게 일주일에 2~3번씩 전화를 걸었음.
층간소음때문에 사람들이 자기한테 해결 좀 해달라고 연락을 한다고 함.
방금도 층간소음이 났는데 우리 집이 아니냐고 막 전화로 따져댐.
우리가 이사오기 전까지는 층간소음이 없었으므로 범인은 너네라고 함.
그런데 남편은 당시 회사에서 맡고 있는 프로젝트가 많아서 밤 11시에나 겨우 퇴근.
나는 4월에 한 눈수술의 후유증이 심해서 소음을 내는 행동은 커녕 침대밖으로 나가는 것도 힘겹고
밤늦게 퇴근한 남편이 이튿날 내가 먹을 끼니 요리해서 침대옆 작은 책상에 랩씌워서 놔두고
몇 시간 겨우 자고 다시 출근하는 상황이었음.
내가 하루에 움직이는 거라고는 화장실 2번밖에 없었음.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어서 물도 거의 안 마셨음.
그 상황을 말했는데도 너네들이 무조건 범인이라는 소리만 무한반복으로 빼액빼액거림.
그러다가 7월쯤 집주인이 한 번 우리 집에 왔었음(이때는 그냥 방문정도..)
우리는 정말 층간소음을 일으키지 않았다. 뭐 대충 이케 말하고 그 뒤로는 전화를 안 하길래 아 범인 잡았나보다 했음.
그 이후로 층간소음이 안 나기도 했었고.
그런데 추석연휴가 끝났을 즈음부터 다시 층간소음이 시작됨. 굉장히 무거운 화분같은 걸 바닥에 쾅쾅 쳐대는 그런 소리?
한달을 참다가 이거 또 우리가 범인으로 몰릴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주인집에 층간소음이 심하게 난다고 연락을 함.
그런데 이 주인이 밑도끝도 없이 주거용으로 빌려준 집을 왜 공장용도로 쓰냐며 소리를 버럭 지름.
..............?! 왜 갑자기 공장이야기가 나오는거지?
아니 그거보다 우리가 시끄럽다고 전화했는데 왜 층간소음유발자가 되는거지? 싶었음.
집주인이 주장하는 건 "방금 난 소리도 너네가 내놓고 범인 아닌 척 전화하는 거"라는거임.
그리고는 거기 딱 있으라고 자기들이 집에 가서 수색(...)한다고 집주인 부부 두명이 우리 집에 처들어옴.
남편은 우리 집에 왜 멋대로 들어오냐며 무시하고 들어오려 했으나 문이 열린 틈에 그 두 사람이 들어옴.
그리고는 큰 방문을 열어보라 함. 어이가 없어서 아 그래.실컷 봐라 싶어서 방문을 열어줌.
지금 생각하니 여기서부터 이미 틀렸음. 시발 강제로라도 내보냈어야 했는데.
아무도 없는 큰 방을 보더니 공구를 내놓으라 함... ....?! 네?
남편이 복도에서 전화하는 틈에 내가 공구를 재빨리 숨긴 거 다 안다고 왜 여기서 공장질을 하냐고 소리를 질러댐.
어이가 없어서 대체 우리가 이 집에서 공장을 차렸다는 이유는 머냐?
공장을 차렸다면 기계들은 어디 있는 것이냐? 고 물었는데 돌아오는 답이 가관.
현관문 앞에 있는 고양이 사료 택배박스를 봤다.
그러니까 너네는 이 집에서 사료를 빻는 공장을 차린거다
이 사고의 흐름이 이해가 되요? 그럼 쌀 택배로 시키면 그 집은 쌀공장이네? 물 시키면 물공장이고?
(8월부터 누가 택배를 뒤적거린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집주인이 증거 모은답시고 헤집고 다닌거임)
어이가 없어서 막 웃었음. 그러다가 그 사람들이 방에 있던 고양이밥그릇을 보게 됨.
그걸 보더니 이제 그 소음의 정체를 알았다고. 고양이밥그릇을 만드는 소리였다며 또 증거랍시고 사진을 찍음.
.......우리는 졸지에 고양이사료빻고 고양이밥그릇 만드는 공장의 주인이 됨.
참고로 그 사람들이 찍어간 그릇 사진은 이거임
여러분. 집에 반려동물 밥그릇 있으면 그거 공장이예요 공장. 졸지에 공장 가진 갑부되는 거임.
그 때부터 집주인이 삿대질을 하기 시작하는데 손톱에 내 눈이 찔릴 정도로 얼굴 가까이 함.
수술 이후로 얼굴 근처로 사람 손이 가까이 다가오는 게 두려워져서 반사적으로 눈을 가렸음.
그러니까 집주인 여자 왈 "어머~ 얘 내숭과야. 눈 가리는 것 좀 봐. 여보 조심해. 건들지도 마" 이지랄하는거임.
거기서 나는 정신을 놨음. 어른이고 집주인이고 나발이고 시발 싸우자 싶어서 막 나감.
싸워봤자 기간만료때 나가면 되고, 최악의 경우래봤자 전세금 장난밖에 더 있나?
그러면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신청하고 연이자 20% ㄳ하면 되지 싶었음.
집주인: 사람이 양심은 가지고 살란 말야. 왜 공장차려놓고 시끄럽게 해? 양심에 떳떳하게 살란 말야.
나: 그 소리는 당신 스스로한테나 하란 말야. 증거도 없이 이럴 것이다.라는 상상에 빠져서 사람 잡지 말고.
집주인:상상이 아니고 내가 장사를 오래해서 딱 보면 안다.
나:뭘 딱 보면 아냐?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 기운이 오냐?
남편: 장사를 오래하면 다 아는거냐? 나는 직장생활을 오래 해서 나도 딱 보면 안다.
집주인: 내가 직장생활을 34년을 했다.
나: 그러니까 직장생활을 한거냐? 장사를 한거냐?
집주인: 빡쳐서 삿대질
나: 눈수술해서 눈근처로 손 오면 열올라서 아프니까 삿대질 하지 마라
집주인: 무시하고 또 삿대질
나: (개한테 기다려.라고 하는 억양으로) 손! 손!
집주인: 나이도 어린 게 어른한테 손손 그러고 말대꾸한다
나: 우리가 나이로 이어진 관계냐? 계약관계다. 거기에 나이 얘기가 왜 나오냐? 나이 많으면 계약에서 유리하냐?
집주인: 내가 나이가 일흔이다
나: 우리 둘 나이 합친 거만큼 드셔서 좋겠다. 그 나이 먹고 열심히 사는 젊은 사람 괴롭히지 마라.
집주인: 어른한테 못 하는 말이 없다. 개만도 못 하다.
나:(진짜 빡돌아서) 왈! 왈!
집주인:(팔을 내밀며) 물어봐! 물어봐!
(고양이밥그릇을 가리키며) 개흉내 내봐!
개흉내 내보란 말엔 진짜 모멸감 들어서(왈왈도 해놓고 새삼...) 팔짱끼고 건들거리는 얼굴로 집주인 눈을 빤히 쏘아봐줌.
집주인: 눈 깔아! 그런 건 너네 엄마한테나 해.
나: 엄마는 원래 사람끼리는 눈 마주보며 살랬다. 내가 뭔 죄를 지어서 눈을 피하냐?
집주인: 또또 나이도 어린 게 말대꾸 꼬박꼬박 한다.
나: 나이 어린 건 자식한테서나 찾아라. 계약관계에서 찾지 마라.
집주인: 층간소음이 나면 나는 이 집을 조용하게 관리할 권리가 있으니까 이 집으로 바로 올거다.
내가 찾아오면 바로 문을 열어서 검사받아라.
나: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집주인 : 어 그래 의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름. 내가 의무라고 고쳐주니까 또 바로 고침 ㅄ.....
나: 그리고 나는 이 집에 정당하게 돈을 내고 살고 있다. 문 안 열어준다.
이 집에 그렇게 들어오고 싶으면 경찰이랑 같이 영장들고 오던가 전세금을 돌려줘라. 그럼 집에 넣어주겠다.
집주인: 내가 왜 전세금을 돌려주냐?
나: 그럼 집에 들어오지 마라
집주인: 나이도 어린 게.. 세입자 주제에.
나: 우리 부부 합친 나이에 집 있다고 젊은 사람 무시하셔서 참 행복하시겠다.
집주인:(부들부들떨며) 여보! 얘들 우리보고 겨우 이 집 가지고 유세떤다고 욕했다.
이건 인생의 복이야! 너희는 우리 나이 되도 이런 복 못 받을거다.
나: 겨우 건물이 인생의 복이라고 하기엔 내 인생은 너무 비싸다.
집주인: 너희가 우리 나이되도 이런 건물 가질 수 있을 거 같애?
나: 인생의 복이 겨우 건물밖에 안 되는 가난한 인생이시냐?
집주인: 악마같다. 인간도 아니다 쓰레기다 처음 봤을 때는 착한 줄 알았다.등등 막 소리질러댐
나: 나도 처음 봤을 때는 사람 말은 알아듣는 집주인 인 줄 알았다.
집주인: 우리가 근거를 가지고 꼭 다시 오겠다. 소음유발자는 너네다.
나: 근거가 아니고 증거를 가져와야 하는거다.
집주인: 우리는 무식해서 증거같은 거 모른다 근거 가지고 올거다 그리고 증거랑 근거 똑같다.
나: 다르다. 근거는 법정에서 인정 못 받는다.
집주인: 뭔가 알수없는 말을 둘이서 동시에 함.
나: 고귀하신 분들이 쓰레기같은 인간이랑 말을 섞으시면 되겠냐? 이집에서 나가라.
집주인: 나이도 어린 애한테 지고 나간다고 욕은 하면서 또 말은 잘 들음. 출입문으로 주섬주섬 나감.
현관문이 닫히기 전에 아~ 나이 많은 건 자랑이지. 인생의 복~ 하고 크게 말해줌.
하.......정신줄 놓고 막 버럭버럭해댔는데 싸움 끝나고 나니까 왈왈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쓰레기다.악마다.개만도 못하다는 소리에 너무 모멸감이 들고, 결국 엄마한테 전화해서 엉엉 울어버림.
이래서 사람들이 더러워서 집을 사는구나 싶었음.
얼굴에 열이 너무 올라서 따가워죽겠다. 잠도 안 온다.
생각지도 못하게 6개월후로 다가온 이사비용.복비가 걱정된다.
16일은 관리비내는 날이다.
이번 달엔 입금자명을 "왈왈" 이라고 해야겠다.
내가 너무 긁나 싶긴 한데 어차피 그 인간들 꽁한 성격에 이렇게까지 싸웠으니 계속 속에 담아둘거다.
속에 담아둔 거 분풀이는 만기 때 전세금장난 일거고...잘난 집주인 유세는 부려야하니까.
그렇다면 내 뒤끝많은 멘탈이나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 역시 입금자명에 왈왈이라고 써야겠다.
엄마한테 물려받은 뒤끝많은 성격은 확실히 내 인생을 좀 더 어렵게 만든다.
그런데 뒤끝 참아봐도 인생 쉽게 풀리진 않더만 뭐-_- 내가 그 때 참질 말았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만 계속 들고.
그래. 내 팔자 내 성격이 꼬는거지 뭐. 힘들게 살고 성격대로 다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