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MD의 의도
모니터가 우리 눈에 보여주는 주사율이 60~75Hz 정도(FHD기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 타이탄X가 초당 150프레임을 연산하고 Fury X가 그보다 낮은 130프레임을 연산한다고 하여 사용자 경험이 결정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다.
QHD는 그보다 다소 낮기는 하나 여전히 평균 100~105프레임으로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UHD(4K)는 되어야만 일제히 50프레임 중후반으로, 가까스로 모니터 주사율과 동기화가 될까 말까한 수준으로 내려온다.
(그러니까 QHD FHD는 어차피 다 풀옵이니 큰 의미가 없다)
게다가 4K에서는 퓨리X가 타이탄X보다 5%정도 성능이 좋으니 충분히 살 가치가 있다는 소리가 된다.
2. DirectX12의 특징
"지금까지는 ROP가 중요했으나 앞으로는 SP가 중요해진다" 쯤 되겠는데, 피지의 아키텍처상 특징 - 하와이보다 1.4배 증가한 SP 갯수, 반면 그대로인 ROP 갯수 - 이 마침 이 명제를 빼다박은 것을 결코 우연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한마디로 DX12 게임들이 쏟아질 때 쯤, 퓨리 X의 성능은 타이탄X대비 얼마나 상승할지 모르는 부분이다. (게다 드로콜 성능까지 더 좋으니)
3. 설계의 딜레마
물론 미래를 위해 SP 갯수를 늘린 만큼, 현재를 위해 ROP를 보강했더라면 좋지 않았겠는가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맞는 말이다. SP를 늘린 만큼 ROP도 늘리면 좋았을 것이다. 그 둘뿐 아니라 프론트엔드 격인 ACE도 늘리면 좋았을 것이다. 그 밖에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모든 것을 늘리면, 물론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랬다가는 지금보다 다섯 배쯤은 비싸고 세 분기쯤 더 늦은 Fury X를 보게 되었을지 모른다. TSMC가 20nm GPU를 양산할 여력이 없는 한 AMD는 이 모든 '늘리면 좋았을' 것들 중 오직 몇 가지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여러 검토를 거쳐 마침내 선택지가 '현재'와 '미래'의 단 둘로 압축되었을 때 AMD는 미래를 선택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은 AMD가 그 선택의 대가를 치르는 중일지 모른다.
꼭 전문을 한번씩 읽어보시라고 링크도 걸었습니다. (무려 양끝에)
오유에 쓰는 글은 제가 보기에 핵심적인것만 뽑아왔어요. 급하신분들은 이 글만 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