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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24548
    작성자 : 께소
    추천 : 5
    조회수 : 587
    IP : 130.56.***.49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3/28 08:08:23
    http://todayhumor.com/?readers_24548 모바일
    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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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워



    나답지 않게 하루를 맞이했다
    밤과 새벽이, 끝과 시작이 잠시 바뀌는 순간이었다
    오늘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눈이 따가웠고
    몸은 자기 전에 바른 로션을 기억하며 미끄덩거렸다

    새끼손가락의 반지가 계속 빠질뻔했다
    살이 빠졌다 야위었다 날씬해졌다 비슷한 말들을 제치고서
    무게를 잃었다는 말이
    내 눈을 감겼다

    보통 머리를 말리지 않고 남자를 만나러 오는 여잔 없죠
    어떤 남자가 나를 보지 않으며 한 말이었다 그는 운전 중이었고
    내 머리에선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저는 개보다 고양이가 더 좋아요, 라고 나는 그에게 답했다

    언제나처럼 찬물로 마무리를 했다
    실은 그 버릇은 내 것이 아니라
    문학을 공부하고 문학을 가르치면서도 소설을 쓰신
    고등학교 문학 선생님을 따라 한 것이었다

    나는 진즉에 당신을 안고 싶었어요
    라는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피부 위로
    당신이 도대체 누굴까 궁금해하며
    물을 잠갔다





    오늘 새벽에 샤워하면서 생각해낸 시예요. 원래는 운동하고 나서 오후에 씻는 편인데 말이죠.
    한국에서 머리를 말리지 않고 한겨울에 밖에 나갔다 온 적이 몇 번 있었어요. 머리가 얼더라고요.
    어렸을 적엔 아빠가 머리를 말려 주셨어요. 진짜 터프하게요. ㅎㅎ 가끔 아빠 손을 떠올리면서 저 혼자 터프하게(?) 머리를 말려요. 그래도 누가 머리를 말려 주는 쪽이 저는 더 좋나 봐요.

    모두 좋은 월요일 되시길 바라요.

    출처 http://blog.naver.com/rimbaudize/220667138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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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28 19:48:17  101.235.***.79  개구르르르  587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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