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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하고 개인적 정리용으로 씁니다.
서론
리더를 뽑을 때, 특히 대통령이라면 나는 매니페스토니 뭐니 정책을 고려하라는 얘기는 듣지 않는다. 실제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크며,
이 시기에는 입에 발린 말만 하기 때문에 정책만 듣고 리더를 뽑다간 큰일나고 만다. 아니, 지지하는 후보라도 정책이 그렇게 많은데 다 마음에 들리가 없지 않은가. 대신 정책을 살펴 그 사람의 생각을 통찰하는 힘은 있어야 한다.
이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매니페스토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리더를 뽑아낼 수 있는 우리 의무이자 권리이다.
1) 안철수가 대통령 될 승산이 일단 높다
솔까말 난 최악은 피하고 싶다. 본인의 입을 잃은 박근혜식 정치와 지들을 보수라고 우기시는 분들의 정치는 정말 피하고 싶다.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표는 역시 유동표다. 이 유동표를 움직이는 것은 시의 적절한 화두이다.
MB는 실제로 [경제 대통령] 키워드 하나만으로 당선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PR을 기획했다.
왜 사람들이 이 부분을 쉽게 넘기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안철수는 [상식]의 키워드로 정치를 정치에서 벗어나게 하며 게임에 들어왔다. 좌우를 아울러 모든 이들이 기존 정치인의 매너리즘 때문에 회의를 느낀 지금 이 화두는 단연코 빛을 발한다. PR의 중요성이 직결되는 현대 선거 시스템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안철수의 등장을 촉나라를 세운 삼국지의 제갈공명에 자주 비유하곤 한다. 천하삼분지계. 그 것은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는 대중을 포용하는 곳이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곳으로 발전한다. 안철수는 등장만으로도 희망을 줬다. 이 가치를 높이면 단일화 없이도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만약에, 그가 그러한 비전 제시에 실패할지라도 "최악"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경우, PR이나 광고가 아주아주 보수적이라 이러한 부분에서 실력행사를 전혀하지 못한다.
대선이고 총선이고 지역의 작은 선거마저 홍보물만 봐도 민주당은 신물나게 못만든다.
진보를 지향한다면 통진당 정도의 과감한 PR 정책과 방법이 필요하다.
2) 정치와 행정? 필드 전문가
문재인을 안철수보다 앞세우며 내는 우려의 목소리 중 대표적인 것은 "정치 경력"이다. 단순히, [정치 오래한다고 정치 잘하면 이인제가
정치甲이냐], [정치 아무리 해봤어도 대통령 안해본 것은 문재인도 마찬가지다]" 라는 노골적 반론은 아니더라도, 여기에 대한 충분한 변호가 가능하다.
우스운 말이지만 나는 안철수가 단순히 머리가 잘 돌아간다고 생각해서 지지하기도 한다. 그가 박원순 현 서울시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본인의 자리를 피한 것을 최고의 정치쇼로 꼽는다.
이 얼마나 대단한 한 수인지..
박원순 시장은 정치 경력 없이도 행정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반증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대통령을 정치인이라 분류할지라도 나는 대통령은 [행정가]라고 생각한다. 정책과 정치를 행하는 것이 최고위층 리더의 임무지, 정치적 이념을 살리는 것이 아니다. 그 것은 정치가가 부여 받은 일이다. 그가 오랫동안 정치에 몸담고 공부하지 않았다고 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당대를 지배하는 사조는 물론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이념가가 아니라 행동하는 리더다.
이 점에서 역시 안철수를 지지하는 바는 안철수가 겪어온 삶이 개척 위주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개척'이란 말이 날카롭게 들리지만 그의 경영 비전과 방식상 비교적 착한 개척이 확실하다.) 그가 지내온 의사, 교수, 벤처기업가, 대기업 고문 등은 그가 리더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말해준다. 이 리더쉽은 문재인이 정당 최고위층으로 올라선 리더쉽과는 다르다. 안철수의 리더쉽은 문재인의 리더쉽에 비해 개인적이며 조직을 맡았다기 보다 조직을 만들었다는 뜻으로, 약간은 다르다. 그가 정당 정치가 아닌 독자적 시스템을 갖고 가는 것 역시 당연하지 않은가?
3) 아주 개인적으로 난 진보주의자다.
민주당이 진보라면 할말은 없지만 진보주의의 중심에는 "변화의 수용"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변화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또 문재인은 진보주의자인가? 이 것 역시 의문이다.
문재인은 정치적으로 좌향을 말할지 몰라도 그의 행적과 태도를 보면 전체적으로 보수를 지향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가령 그는 진보형 인간이라기에 중립 외교보다 강대한 외교정책을 펼칠 것 같은 사람이고, 자국민을 위해서는 국내 외국인에게
불이익 역시 쉽게 내줄 것 같은 사람이다. 물론 이미지가 그렇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보수지향적 사람임은 다소 확신한다.
보수가 잘못되었다는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진보형 시스템과 시각을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4) 안철수를 통한 실험, 이당체제의 붕괴
조선 시대부터 우리 나라는 그 놈의 당들 때문에 국민이 참 많은 해를 입었다. 해방과 전쟁 후에도 이는 마찬가지다. 세계의 정치 체제가 당들의 정반합을 만들어갈 때, 여태까지 보여준 국내의 정당 체제는 정반밥 (밥그릇) 에 머물렀다. 자당의 의견이 아니면 수용하지 않고 반대하기 바쁜 지금의 무의미한 싸움을 거둘 필요가 있다. 어떤 이들은 안철수가 정당정치를 벗어나기 때문에 힘이 없을 것이라 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 먹먹한 싸움을 포용하여 합으로 돌릴 수 있는 것 역시 안철수만이 할 수 있는 롤이다.
여기까지 말하다 보면 어떤이는 이렇게 실험적인 것을 국가에 행할 수 있냐고 하겠다. 맞다. 근데 나는 이걸 지지한다. 보완하면 되니까.
그래서 난 말했듯이 진보적이다. 지금 변화를 꿰하지 못하면 영원히 할 수 없을 것이다.
결론
몇 주 남지 않았다. 나는 민주당을 새누리때문에 진보가 되어버린 보수 정당이라 생각한다.
문재인 후보가 싫지 않다. 나는 그를 건강한 중도 보수주의자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가 속한 곳은 믿지 못한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 지언정 진보적 변화는 한계가 분명하다. 정당정치의 장점은 수백년째 들먹였으니 이제 단점 좀 보자
지금의 시기에 맞도록 변화하지 못한 민주당의 모습은 애처롭기 까지 하다.
앞으로도 민주당은 정당이라는 식구들을 등지며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의 독자적 행보를 양보할 수 없을 것이다.
잃을 것이 너무 많아, 울며 겨자먹기로라면 모르지만.
세상은 소셜 미디어 시대다. 언론의 힘을 대중이 대체하고 있고, 프레임의 조절 역시 수천만개로 쪼개졌다.
좌우로 팔을 곧게 뻗어도 걸릴 것이 없다는 것은 변화의 힘이 될 것이다.
이 것이 정당 없이도 그의 힘이되어줄 원동력이 될 것이다.
뻔한 얘기에는 항상 그랬듯이 발전이 없다.
그래서 나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
우습게도 그의 우유부단함과 잔머리 굴리는 이미지 역시 나는 정말 좋다.
머리 쓰는 것은 가장 큰 정치게임에서 당연한 일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팔로워십을 생각해본다.
누가 내 리더일때 내가 가장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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