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죠...."우리는 냄비근성이다"....
글쓴이님은 인간 모두에게 있는 거라고 하셨지만, 사실 인간 모두에게 있는 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사람들은 "냄비근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죠.
얘네는 누가 자기한테 잘못하면 기분나쁜 티도 안 내고, 표정도 안 변하고 10년이고 20년이고 티 안나게 괴롭힙니다.
누가 성가시게 하면 불같이 화를 내다가도 길어야 한달이면 툭툭 털어버리는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대조적이죠.

......우리도 앞으로 일본 사람들처럼 그러면 좋겠습니까?
근성 있게 꽁해서 삐쳐 있는 걸 우린 '속이 좁다' 또는 '쪼잔하다'고 하죠.
나쁜 일 당해도 금방 잊어버리고 용서할 수 있는 도량. 아무나 있는 거 아닙니다.
우리 민족은 근성이 없는 게 아니라 호탕한 겁니다.
일본 사람들은 이런 호탕함을 갖고 싶어서 난리죠. 그래서 일본 만화 보면 맨날 주인공은 같이 싸운 상대라도 용서하고 친구가 되지 않습니까? 실제로 일본 사람들은 절대 안 그러는데 말이죠....
임진왜란 이후 100년간 일본 역사서에 이순신 장군의 이름이 한군데도 안 나오는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후에 일본 사람들이 이순신 장군을 죽어라 연구한 건 순전히 자기네한테 이익이 되기 때문이구요.

그런데 이런 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나쁜 일을 당했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내 일인 것처럼 분노하고 도와주고 그럽니다.
그렇지만 다들 각자의 삶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그런 관심은 현실적으로 오래 갈 수가 없습니다. 그건 냄비근성 아니라 무슨 근성이라도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그러면 나쁜 일을 당한 사람 입장에선, 몇일 전까지만 해도 격려해주고 하던 사람들이 금세 관심을 끊어 버리니 야속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냄비근성이다"란 말이 생겨난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거죠.
내가 나쁜 일을 당했을 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줄 의무는 없는 겁니다.
물론 관심을 가져 주면 고마운 거지만요.
글쓴이님이 말씀하셨듯이 우리도 각자의 생활이 있습니다. 그걸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계속 일본의 예를 들어 좀 미안한 감도 없지 않습니다만, 일본에선 애초에 남의 일엔 관심이 없습니다.
길에 누가 쓰러져 있어도 아는 사람 아니면 웬만해선 병원으로 옮길 생각 잘 안 합니다. 얼굴만 확인하고 그냥 갑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군가 위험에 처하면 자기 목숨까지 걸고 돕습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남의 일에 이렇게 발벗고 나서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외엔 없습니다.

빨리 식는건 뭐가 됐든 간에
남을 위해 그렇게까지나 뜨거워질 수 있는 민족
잘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냄비근성"이란 말 쓰지 맙시다(좀 생뚱맞은가?-_-;)....
한민족은 "냄비근성"인 게 아니라 호탕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