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도 연년생 임신에 하혈 때문에 힘들다고 글 올렸는데..
천사가 별로 다시 돌아갔어요.
며칠 전부터 배가 좀 싸르르 아프다가 새벽 2시에 복통에 깼는데
아무리 참아봐도 첫째 유도분만 때 느낌이라 병원 갔다가
그날로 입원해서 아침 10시가 되어 돌아갔네요.
임신 내내 잘 괴롭힌 피고임 하혈이 원인이 아니었고
염증 수치가 높아져 아기를 이물질로 판단하고 내보냈다해요.
전조 증상으로 압통이나 열, 설사가 있었을 거라는데
저는 그런거 하나도 없었거든요.
17주라서 자궁수축 억제제 쓰기 어렵다고 했는데 맞으면서
진통제 없이 3분애 한번씩 오는 진통을 견뎠어요.
의사 선생님은 애둘러서 수술을 권했지만 혹시나 제가 참으면
약 맞고 입원하면서 뱃 속에서 더 키워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했거든요.
그렇게 2시부터 8시간을 견뎠는데요,
아가가 그냥 나와버렸어요..
첫째 제왕절개 였는데 아가가 너무 작으니 그냥 자연분만이 되더라구요.
분만실 가기도 전에 양수가 터지고 아기가 나왔는데
간호사들은 아니라고 했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어요.
지금 나온게 아기구나..
분만실로 옮겨져서 처치 받는데 간호사가 수건에 급하게 싸서
저울에 올려놓은 아가를 끝으로 마취가 됐어요.
회복실에서 눈 떠서 많이 울었어요.
내가 더 참아볼걸.. 임신 중일 때 더 조심할걸..
병실로 옮겨서 하루있디 퇴원했어요.
남편이랑 있을 때는 무도 보면서 웃었는데
출근시키고 퇴원 준비하다가 혼자서 엉엉 울었어요.
나중에 들었는데 저 분만실에 있는 동안 남편이 밖에서 너무 울어서
사람들이 걱정했대요.
다음날 남편 혼자 아기 화장하고 왔는데
상자가 너무 가볍고 작아서 화장하는데 시간도 안걸렸대요.
그렇게 둘째가 완전히 하늘나라애 돌아갔어요.
다행히 첫째가 아직 어려서 돌보느라 정신이 없어요.
그래도 첫째가 잠이 들 때 자장가 불러주면서 생각해요.
뱃 속에서 이 자장가를 같이 들었을 내 딸,
건강하게 심장도 잘 뛰고 있었는데 엄마 몸에서 쫓겨난 아가,
성별이라도 몰랐으면
조금이라도 덜 키웠다면
내가 조금 더 신경쓰고 조심했더라면
아가를 돌려보내지 않았을텐데 하고 말이예요.
아직은 다 내 잘못 같아요.
나만큼 슬픈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고 짜증을 내도
남편은 묵묵히 받아주고 안아줘요.
언젠가 천사가 다시 와주었으면 좋겠어요.
아가가 잠든 나비무덤 이름 처럼 나비같이 오길 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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