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새침떼기 7살 누나와 천방지축 3살 남동생이 있습니다.
엄마가 된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초보엄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저는 7살 따님이 나이는 어리지만 한번씩 존경(?)스러울 때가 있는데요.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입니다.
취침 시간이 되어 불을 끄고 방에 들어와 누웠는데 둘째가 요즘 한창 꽂혀있는 퍼즐에 미련이 남아 불꺼진 거실에서 울면서 떼를 쓰며 방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었죠.
저는 몇번이나 오라고 말했지만 들은척도 하지 않더라구요.
결국 '에라 모르겠다 저러다 지치면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하며 그냥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7살 누나가 벌떡 일어나더니 거실로 조용히 나가더라구요.
떼쓰고 있는 동생에게로 다가가서 세상 다정한 목소리로
"민성아~ 이제 그만 잘 시간이야. 방으로 들어가자~"
하고 달래니,
아직 말을 잘 못하는 3살 동생은 예상했던대로 누나가 그러거나 말거나 막무가내였죠.
전 속으로 '그럴 줄 알았지. 저 고집을 누가 꺾어.'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다시 한번 인내심 많은 7살 누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민성아~ 퍼즐 계속 하고 싶지? 근데 지금은 잘 시간이야. 그만하고 자고 일어나서 내일 누나랑 같이 할까?"
그러자 3살 아드님의 울음소리가 사그라들더군요.
이때다 싶었는지 다급해진 누나의 목소리.
"퍼즐 딱 한개만 들고 들어가서 잘까?^^ 자~ 이거 가지고 가자"
하며 퍼즐 한조각을 동생손에 쥐어주고 나머지 한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오네요.
제가 감탄하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우리 태연이가 엄마보다 더 낫네.^^"
하고 말하니 딸이 기분이 좋은지 늘 경쟁하던 제 옆자리를 동생에게 양보하고 잠이 들었어요.
동생맘을 잘 헤아려주는 첫째가 참 기특하면서도 저 스스로 반성하는 기회가 된거같아요.
자주 싸우기도 하지만 동생을 잘 보살펴주는 든든한 우리집 협상 전문가덕에 오늘하루도 무사히 마무리되었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