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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카나☆안카나! [프롤로그 - 등장이라 안카나!](배경이 되는 지역을 서울로 수정할 예정입니다.)
마법소녀☆카나☆안카나! [1. 안하나라 안카나!] - 1 -
마법소녀☆카나☆안카나! [1. 안하나라 안카나!] - 2 -
마법소녀☆카나☆안카나! [1. 안하나라 안카나!] - 3 - <-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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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봤을 때, 알 수 없는 묘한 두근거림에 설레어 말도 제대로 못 붙일 때가 있다.
꼭 사랑이라거나, 반했다거나 할때 뿐만 아니라.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어떤 분위기에- 그것이 겁이 난다거나 위압감을 느껴 그런 것이 아니라 그것을 존중해주고 지켜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럴 때가 있다.
상대가 아주 고귀한 존재라고 생각되면, 보통 그렇다.
평범하디 평범한 초등학교 3학년생 김지혁에게, 처음 전학온 날로부터 일주일간의 안하나는 그런 존재였다.
새하얀 피부에 동그랗고 귀여운 눈. 조그마한 붉은 입술은 누군가 말이라도 거나 싶으면 우물쭈물 하는 것이 아주 귀여웠다.
사실 그녀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서울에 전학을 왔는데- 사투리로 말하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져서,
"하나야 안녕~"
하면, 목구멍 안쪽으로 기어드는 목소리로.
"어...응... 안녕..."
한번은 한 여자애가
"하나야, 너 어디서 전학온거야?"
하고 물었는데,
"... 포... 포항..."
하고 짧게 대답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마치 겁먹은 강아지, 혹은 머리를 쏙 집어넣은 거북이 같은 분위기라 여자애들 중에서도 남 챙기기 좋아하는 그룹의 아이들이 그녀와 자주 어울렸고, 그 외의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 역시 먼저 다가오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대게는 그녀에 대한 인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녀의 이미지는, 일주일간 그렇게 굳혀져 갔다.
얌전하고 조용하고 귀여운 공주님으로.
하지만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야, 여기 김지혁이 누구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얼굴이 떡반죽이 된 옆반 아이와, 5학년- 혹은 6학년 쯤 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교실로 들어와 지혁을 찾았다.
가만 보면 지혁이의 얼굴도 아주 멀쩡한 편은 아니라, 둘이 싸웠던 것 같은데-
"... 치사하게 형을 데려오냐..."
지혁은 그렇게 중얼거리고 그 앞으로 나왔다.
"난데."
제법 용감하고 쿨하게, 사실 그런 용기가 났던 것은 하나가 보고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니가 내 동생 이렇게 만들었냐?"
"같이 싸운건데."
나이도 세살이나 어린 것이, 게다가 자기 동생을 이렇게 만든 놈이 뻔뻔하게 나오자-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 화를 참는 듯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진 그는 지혁을 보며 호통치기 시작했다.
뭘 어떻게 싸우면 이렇게 되냐, 일방적으로 폭행한 것이 아니냐. 하며, 말 중간 중간에 욕설까지 섞기 시작했다.
"야 이 양아치새끼야, 당장 사과 못해?!"
"우리끼리 싸운건데 왜 형이 와서 난린데."
그렇게 다그치는 와중에도 지혁이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너 진짜 나한테 한번-"
그리고, 지혁의 말에 폭발한 그가 지혁에게로 손이 올라가자-
"...?"
교실에 정적이 흘렀다.
하나가.
조용하고, 얌전하고, 그래서 모두의 귀여움을 한몸에 받던 하나가.
그 앞에 나섰던 것이다.
그 후,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에게 충격적이었다.
"거 가마 듣고 있을라 카이 말이 쪼매 심한거 아이가."
"무, 뭐?"
당황스러운 와중에 들려오는 생소한 억양, 생소한 단어선택, 생소한 발음.
예쁜 눈을 매섭게 치켜뜨고 다가서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해 사실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했다.
"아들끼리 놀다보믄 한바탕 치고받을수도 있는기고, 그카다보믄 한쪽이 쫌 더 맞을 수 있는기고!"
"하... 하나야..."
제일 충격을 받은 것은 아마 그런 하나의 모습을 눈앞에 목도한 지혁이 아닐까 싶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이게 대체 무슨 말이지?!
그렇게 모두가 당황하는 동안, 하나에게 쏘아붙여지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인 소년은 당황을 초월한 어떤 거대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니는 친구들하고 안싸워봤나?!
싸워봤을꺼 아이가!
니 평소에도 니 동생인데 그레 잘해주나?
와 말이 없노! 요 와가 사람 그레 닥달하디 인자는 주둥아리에 풀칠했나!
뭔 말이라도 해보라 안카나!"
갑작스레 다가와 무슨 말인지도 모를 말로 자신을 쏘아붙이는 작은 여자아이는 전혀 예상도 못했기 때문에- 특히나 그 소녀가 하는 말의 억양이 거칠고 다채로워 그 말이 욕인지 아닌지도 구분이 되지 않아 당혹감이 더욱 더 강해지고, 동생을 때린 녀석을 혼내주러 왔던 입장으로서의 자격지심에 그 작은 소녀에게 당황해 버벅거리고 있다는 자신의 모습이 창피하기도 하고, 그 쯤 되자 자신에게로 모여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반 아이들의 시선이 마치 수업시간에 발표하려고 하면 받았던 주목받는 느낌, 그리고 거기서 더욱 커지는 당혹감에 결국.
"으... 으...!"
치욕과 창피함과 당혹감으로 아까와는 다르게 얼굴이 붉어지다 억지로 밀려오는 울음을 참으며 교실에서 뛰쳐나가 버렸다.
이들보다 세살이 많다고 해도 결국 그 역시 어린 소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를 따라 맞은 아이 역시 도망쳐버렸고, 이내 교실안은 정적에 휩싸였다.
"아 맞다 사투리..."
그 사이에서 혼자 스스로의 입을 가리며 커다란 눈을 깜빡이는 하나.
사실 사투리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얌전히 있던 그녀의 태도에도 커다란 반전을 가져왔으니.
"... 안카나..."
환상이 깨지는 충격과 그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는 현실에 멍해진 지혁이 속사포처럼 쏘아져나가는 그녀의 말 중에 유일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던 말.
자기도 모르게 그 말을 중얼거리며 교실에서 저벅저벅 걸어나가자, 이내 모두 하나의 눈을 피하기 시작했다.
"... ..."
교실은 빠르게 원래대로 돌아갔다.
하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 하나만 홀로 스스로를 책망했다.
그냥 좀 참을걸,
이대로 왕따가 되는건가?
역시 서울애들이라 사투리는 싫어하나?
온갖 상상과 망상에 침울해 있던 하나에게, 언제나 그녀에게 다가와 같이 점심도 먹고 이야기도 하던 친구들이 다가왔다.
다가왔음에도 머뭇거리는- 하나를 포함한 아이들.
그리고 그 중에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반장 주나였다.
"하나야- 너 대단하더라?"
"으... 응?"
무슨 말이 나올까 내심 걱정하던 하나에게 건내진 것은, 찬사였다.
"다들 무서워서 꼼짝도 못하는데, 그 개구쟁이 김지혁도 가만있는데 거기 나서서..."
주나가 그렇게 운을 떼자, 모두 맞아맞아 하며 맞장구를 치고.
"그럼 지금까지 사투리때문에 말을 아끼고 있었던거야?"
"어... 글치 뭐..."
자신이 걱정한 일은 없었다는 안도감, 그리고 쑥쓰러움에 얼굴을 붉히던 하나는 문득- 자신이 그렇게 도와줬는데도 그냥 나가버린 지혁이란 아이가 새삼 괘씸하게 다가왔다.
'내 이눔 자쓱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 - - - - -
어느 날의 체육수업.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체육활동을 하는 것으로 그 날의 수업 방침이 정해졌고, 어느 새 남자아이들은 공과 운동장을 점령하고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틈에 하나가 끼어있었다.
"야, 안카나 이쪽으로 패스!!"
"무시하고 달려!!"
그걸 지켜보던 한 무리의 여자아이들은 또 그녀들만의 대화를 꽃피우고 있었는데.
"저렇게 활발한 얘가...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근데 쟤는 저게 더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응, 되게 멋있는 것 같아"
그 화제의 중심에는 하나가 있었다.
어느새, 공을 몰고 달리던 하나의 앞에 지혁이 가로막고, 주변에 다른 수비수와 하나네 공격수들이 둘러싸 눈치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야 김지혁이... 니 절루 비키라...?"
"너나 공 놓고 저리 가라, 안카나."
낮게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중, 하나가 먼저 한쪽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그리고, 그쪽으로 따라 움직이는 지혁은 어느새 하나가 반대로 공을 빼 자신을 지나쳐가는 것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다.
"야, 안카나 막아!!"
그녀를 쫓던 다른 수비수의 외침.
어느 새 그녀는 안하나가 아니라 안카나로 불리고 있었다.
"우씨, 안카나가 아이고 안하나라 안카나!!"
어느 초등학생 축구가 그렇듯, 적절한 타이밍에 패스가 이루어지지 못해 결국 공을 뺏긴 하나가 분한 마음에 소리쳤지만- 아마도 하나는 앞으로도 카나라 불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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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하는 카나도 기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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