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경기씩을 치른 H조 평가와 향후 대한민국 예측 분석.
- 우선 H조는 꿀조 맞다.
벨기에는 생각만큼 강하지 않았고, 러시아는 유럽 탑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만 알제리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측한 것보다 준비가 잘된 팀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 1강 3중의 구도다.
조직력에서 약점을 보이지만 벨기에는 개인기량이 뛰어난 두터운 선수층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훈련 잘된 역습의 속도는 무시무시하다.
펠라이니와 메르텐스가 교체투입 후 연이은 골을 넣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경기가 계속될수록 조직력은 강회될 것이고, 어린 선수들은 경험치를 획득하면서 강해질 것이다. 체력에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네덜란드나 독일만은 못하지만 H조에서는 벨기에가 1강이다.(100점 기준 83점)
- 나머지는 70점대로 고만고만하다.
알제리는 나름 탄탄한 조직력과 준비된 수비전술 소화력이 좋아보인다. 다만 결정적으로 후반들어 체력적 저하가 두드러지고, 정상적인 전술로 변화하자 공간이 벌어지고 개인능력의 한계를 보인다. 다만 역습의 속도는 괜찮아 보인다.
러시아는 일단 훈련이 잘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안정적인 운영을 한다는 것이 약점일 수 있다. 다만 균형이 잘잡혀있으나 결정적인 위혐과 임팩트가 약하다는 느낌이다.
한국은 마이너한 벨기에 버전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기량이 개인별로 들쭉날쭉하고 느린 편이다.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는데도 불구하고 중앙 수비는 홍정호가 없으면 최악에 가까운 수준이고, 역습의 속도는 빠르지 않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선수층이 얇고 후반 종반에 급격한 체력저하가 보인 점이다.
- 이후는 중 3팀의 전쟁이다.
알제리 경기를 통해 러시아와 한국은 벨기에에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그 나머지 한 게임을 필승한다면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결론이므로 나머지 게임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다.
알제리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와의 경기에 전력투구할 것이다. 러시아는 벨기에와 최소한 비기고 알제리랑 결전을 하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알제리 전에 올인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전쟁은 이제 시작된 것이다. 2위 자리를 놓고 피터질 것이다.
- 알제리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알제리가 과연 벨기에전처럼 10백 수비에 역습전술을 사용할 것인가? 아니다. 예상컨데 초반부터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것이 틀림없다. 페굴리의 탈압박과 볼간수력 그리고 패싱능력은 수준급이다. 적극적인 공격을 할 경우 우리의 수비진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 경기는 치고받는 경기가 될터인데...결국 후반에는 체력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오히려 우리가 이 경기에서 수비 후 역습 작전을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문제는 선수들인데...기성용과 한국영은 오늘 경기 볼 공급과 압박수비에서 매우 좋은 역할을 해주었다. 그러나 구자철은 역시 잦은 부상과 출전시간 저하 때문에 체력과 경기감각이 좋지 않았다. 2002년 이후 조 예선에서 쥐가 나는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후반 20분 이후 구자철은 그냥 걸어 다녔다. 그러나 지금 그의 역할을 대체할 선수가 없다. 이명주가 다시 생각나는 지점이다. 김보경이 교체로 들어가서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고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그리고 알제리 수비수들이 키가 크지 않다. 그리고 공중볼 싸움과 자리잡기에 약한 편이다. 펠라이니의 절묘한 헤딩골이 그것을 증명한다. 역습의 속도 때문에 알제리전에도 박주영을 쓴다면 실패할 것이다. 박주영은 오늘 비아냥 당하듯이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이 전무했으며 슛도 못하고 수비진을 위협적으로 돌파하지도 못했다. 게다가 후반 10분 이전에 체력이 방전되어 걸어다녔다. 나는 알제리 전에는 김신욱을 활용해볼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양 윙어를 활용한 크로스를 강화하고..이를 통해 나는 중앙의 빈틈을 이청용과 손흥민이 대각선으로 돌파하면서 슛기회를 노리는 작전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럴 경우 10백 수비 후 역습의 핵심은 원톱과 구자철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진심 걱정은 구자철의 이미 방전된 체력과 감각이다. 대안은 기성용, 한국영, 구자철 라인이 서로 보완하면서 유기적으로 역할을 체인지하며 체력을 세이브하고 역습 시 속도를 최대한 올려주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구자철을 빼고 김신욱 이근호 투톱을 선발로 고민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알제리에게는 위협적인 빅앤스몰 조합이 될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홍감독은 박주영을 또 쓸 것 같다. 그렇다면 경기는 또 다시 1:1 정도의 무승부가 현실적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경기로 나오는 알제리를 상대로 체력을 잘 세이브하고 후반에 집중 투자하면서 역습을 노린다면 2:1 정도의 승리도 점칠 수 있다. 그건 체력을 많이 소비해버린 전체 선수들 그리고 특히 구자철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잘해준 손흥민 이청용 양 윙어의 체력도 문제다. 회복된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고...컨디션이 나빠진다면 영 윙백의 서포트가 매우 중요해진다. 여기서 박주호의 컨디션에 따라 후반 투입을 통해 체력적 저하에 따른 공간 벌어지는 것을 차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홍감독의 전술변화가 없을 경우 1:1 지지않는 경기.
선발 변화와 전술변화가 있을 때 2:1 정도의 승리 예상.
- 러시아 벨기에는 어떻게 될까?
역시 무승부가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벨기에의 폼이 좀 올라온다면, 그래서 역습이 아니라 전면적인 맞불을 초반부터 붙인다면 낙승할 수도 있다. 체력적으로 개인전술 능력으로는 벨기에가 앞서기 때문이다.
- 한국 벨기에전은?
앞서 경기 결과에 따라 양상이 변하겠지만, 벨기에가 1위를 굳힌 상황이고 우리는 필수적으로 3점이 자력진출의 필수조건인 상황이될 가능성이 크다. 경우의 수 따지는 아주 익숙한 상황.
이 경기에서 우리는 1차전 알제리처럼 해야한다. 아예 벨기에의 윙플레이를 원천봉쇄하고 윙백 오버래핑은 전반전 포기한다. 미들라인을 중앙선 이하로 내려서 4포과의 간격을 좁히고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면서 윙포워드들도 자주 수비에 가담하여 인인터셉트 후 빠른 역습을 노린다. 공격형태는 얼리 크로스와 터치라인까지 가서 올리는 크로스를 번갈아 사용하여 수비를 혼란시키고 체력을 떨어트려야 한다.
2:1 패가 예상되지만 역시 무까지 갈 수 있는 길은 있어 보인다.
이렇게보면 우리의 가장 현실적으로 기대할만한 성적은 3무 승점 3점이다.
알제리는 2무 1패. 러시아도 2무 1패를 기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만약 알제리를 잡는다면 우리는 16강을 거의 확정지은 것이다.
알제리전에서의 전술변화와 선발변화를 통해 알제리의 체력과 공격적 무리수를 영리하게 공격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는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홍감독의 능력을 한번 기대해 본다. 만약 뻔한 전술을 반복한다면 최악의 결과가 기다릴 것이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