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드는 생각이에요. 남편이랑 있을때도 그렇구 남자는 다 가르쳐줘야 안다 그런 소리 들때 마다도 그렇구...
저희 신랑으로 말하자면 초등학교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편모가정에서 자랐는데 그게 안쓰러워서 그러신건지 어머니가 좀 수동적으로 키우셨어요.
오냐 오냐했다기보단(오히려 그런건 없어요) 엄마가 알아서 해줄게 이런식이었던 듯... 다행인건 그나마 저렇게 자랐는데도 마마보이는 아니란거.
슴여섯 먹도록 월급 관리 이런거 하나도 해본 적이 없어서 같이 은행 한번 갔다가 답답해 죽는줄 알았네요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전 슴살때부터
자취를 하고 생활비를 관리해왔어서 더 이해가 안갔죠. 진짜 아이를 가르친단 심정으로 하나 하나 알려줘서 지금은 알아서 잘하고 있긴 해요.
가르치면서도 남편 자존심 상하지 않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끔 얘기도 잘해주고... 고생 고생했던 지난 몇개월 간을 생각하면
지금 저 정도 하는거도 감사하긴 하네요... 근데 그럴때 마다 저런 생각이 한번 씩 들어요. 난 분명 성인을 만나서 내 인생의 반려자로 택한건데
이건 뭐... 시엄니도 초반에만 그러시긴 했지만 무슨 밥은 챙겨줬냐 은행은 데려갔냐 애 말하듯이 말씀하시고 농담으로 큰 애 키우는거 같다 하지만
솔직히 저도 남편한테 기대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좀 기운 빠질데도 있고 그랬네요. 물론 저희 남편 착하고 저 많이 위해줘요. 임신해서도
시댁엔 서운해도(말하자면 긴데 시엄니가 프로 막말러...ㅋ..ㅋㅋ..) 남편한텐 서운한게 없을 정도로 성심 성의껏 잘해주고 있어요. 외벌이인데도
저 힘들다고 집안일도 많이 해주고 있고... 그래서 서로 의지하고 잘 살고 있다 생각은 하지만 아직까지도 주변이나 인터넷 댓글 같은거 보면 남자는
가르쳐줘야 안다느니 하는거나 무슨 애 맡긴듯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시엄니들 얘기 보면 한숨만 나오네요... 성인 대 성인으로 만나서 결혼한거지
그야말로 여자가 아들 하나 입양한거도 아닌데 밥 챙겨줘라 외롭게 혼자 다니게 하지마라 이런 소리 시엄니한테 들어야하는지 모르겠어요...ㅋㅋㅋ
시엄니분들도 그게 당신 아들 바보 만드는 말이란걸 아셔야 할텐데. 결혼 할 나이 되도록 밥 하나 혼자 못챙겨 먹고 혼자 다니지도 못하는 사람 취급
받는거 잖아요 아들들도.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어른들 생각은 아직까진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산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니 혹시나 딸이
소박이라도 맞을까 함부로 말 못하시는거 같더라구요. 시엄니들도 그래서 내 아들이 데리고 살아주니 잘해라 이렇게 생각하셔서 저러시는지....ㅋㅋㅋ
뭐 저희 시엄니는 몇번의 조정 끝에 이젠 저런 소리는 안하시지만요. 시엄니 실언이랑 참견 때문에 갈등이 자꾸 생기니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걸로
결론을 냈네요 전. 남편이랑은 싸울 일이 없는데 시엄니 때문에 제가 시엄니랑 싸울 순 없으니 불똥이 신랑에게 튀고 신랑도 나름 고부간에 잘지내길
바라니 가운데서 쩔쩔 메고... 솔직히 첨엔 중재를 잘 못해서 그거도 힘들었죠. 그래서그것마저도 초반에 제가 일일이 가르쳐서 이젠 어느정도 하네요.
신랑도 첨엔 어머니 쪽에서 자꾸 서운하단 말이 나오니 조바심을 내다가 이번에 크게 깨닫고 저한테 일임하기로 했어요..ㅋㅋ 제가 하잔대로 하니
편하단걸 이제야 안거죠. 연락 딱 드릴때 드리고 도리는 다 하니까 어머니도 뭐 한풀 꺾이셨구요. 신랑이 이런 문제로 얼마 전까지도 이 문제로 크게
다투기도 했고 다른 글들 보다가 댓글 보니 또 갑갑해져서 주저리 주저리 올려봤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