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도 말했듯이 우리의 대화는 이제 피할 수 없다. "
" 이건 처음 부터 우리의 문제 였다. 이제 우리만 남았지. 저기 부녀만 빼고 말야 "
" 저들은 보내자꾸나 아들아. "
" 니가 원하는 건 나이지 않니, 나는 여기서 너와 이야기 하고 싶다. 그러니 우리와 상관 없는 저들은 보내는게 어떻니 "
어르신이 나와 예진이를 가르키며 말했다.
[ 그렇지.. 이 문제와 당신은 그리고 당신의 딸은 ... ]
[ 보내주어야 겠지.. ]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동안 이곳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이나 성진군, 민호군의 얼굴이 머리속에 스쳐지나갔다.
' 나갈 수 있다 '
이제 밖으로 나가는 문이 보이는 듯 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그르릉
우리 앞에 이전에 내가 윗층으로 올라갔던 문이 큰 마찰음을 일으키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 이전에 당신이 들어 갔던 문입니다. 이 위엔 당연히 처음 당신이 있었던 그 방이 있구요. ]
" 우릴 보내주기로 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 "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불안한 느낌을 가중시켰다.
다시 처음으로 가는 문. 바로 저 문이였다.
[ 확실히 저 문으로 들어가면 처음의 그 장소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곳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예요 ]
[ 천장에 가시가 있는 그 방인데요. ]
" 그곳에서 무얼 하라는 말입니까! 내가 그곳을 모르냐구요. 벽에 한가득 써 있는 문구들... 천장에 있는 시체.. 우릴 어쩌려는 겁니까?! "
나갈수 있다는 희망이 다시 첫번째 방으로 가라는 그의 말에 울컥한 나는 소리쳐 말했다.
[ 맞아요. 그 방입니다. 그 방이 당신이 원하는 출구 입니다. ]
" 그게 무슨..."
" 들어보게나 "
어르신이 나를 저지 하며 조용히 말했다.
[ 천장의 가시...그게 바로 출구의 시작입니다. ]
[ 방에 들어가게 되면 당신이 알고 있듯 천장의 가시가 내려오게 될겁니다. ]
[ 그리고 머리까지 천장이 내려오면 천장의 가시는 출구로 변할 겁니다. ]
[ 저 문으로 들어가세요. 그리고 딸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세요. 지금 저의 이 말은 일말의 거짓도 없습니다. 부디 당신과 당신의 딸은 밖으로 나가길 바랍니다. ]
어리둥절한 나는 이것이 사실인지 머릿속이 복잡해 질때 쯤, 어르신이 내게 다가왔다.
" 그의 말이 맞네, 저 문으로 들어가면 출구가 나오네. 바로 우리가 가장 먼저 보는 천장이 우리가 그토록 찾았던 출구라네 "
" 그럼 어르신은.. "
딸아이의 손을 잡고 어르신에게 말했다.
" 난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아 있지 않나. 살아도, 죽어도 아들과 함께 해야지. "
나는 어르신에 말에 알겠다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가볍게 목례를 했다.
나와 예진이는 윗층으로 올라가는 문 앞에 섰다.
무슨 아쉬움이 남을 걸까 윗층으로 올라가는 문앞에 서서 조금 망설였다.
예진이도 무슨 아쉬움이 남은 건지 문앞에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우린 이내 열린 문을 통해 윗층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르릉
우리가 계단을 서너개 올랐을까 문은 다시 닫히기 시작했고 , 이내 다시 어두움이 찾아왔다.
오랫동안 입을 다물던 예진이가 입을 열었다.
" 아빠... 이제 나갈 수 있는 걸까요? "
" 글쎄... 하지만 그가 , 그리고 어르신이 지금 우리에게 거짓을 말할 이유는 없는 것 같구나.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나아가는 것이겠지 "
" 근데 전 너무 ..."
계단을 오르면서 예진이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때 어디선가 스피커를 통해 다신 듣지 못할 것 같은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 이제 정말 당신과 나만 남았네요 ]
어디 있는지 모를 스피커의 목소리가 메아리에 메아리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었다.
" 아빠! "
왠지 모르게 침울해져 있던 예진이가 소리쳐 말했다.
하지만 우리 이야기가 전달이 안되는지 스피커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 이제 그들도 없으니 이제 우리만의 문제를 단 둘이서 해결 할 수 있겠군요. ]
우릴 의식하는 걸까 스피커 소리로 인해 잠깐 걸어 올라가는 걸 멈춘 나와 예진이는 귀를 기울였다.
[ 그렇죠, 그들은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그저 피해자. ]
[ 이제 아무도 우리 이야기를 들을 수 없으니, 당신과 나 둘만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
...
뭔가 이상했다.
'그' 라면 우리가 이렇게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쯤은 당연히 알고 있을텐데,
그의 말은 뭔가 매우 부자연 스러웠다.
일단 계속해서 ' 이제 우리 둘만 있다 ' 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이제 무슨 이유가 있는 걸까?
우린 다시 계단을 올라가면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예진이는 계단을 오르면서 한쪽 손을 귀에다 모아 들려오는 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눈치였다.
[ 당신의 이야기가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이전에 이야기 했던 그 말을 난 아직도 단 한마디도 잊을 수 없어요 ]
스피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리고 한동안 긴 침묵이 이어졌다.
아무래도 어르신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전달이 안되는지, 그의 목소리만 스피커를 통해 우리에게 도달했다.
[ 그럴지도 모르죠. 나는 ... 아마 그럴지도 모르죠. ]
[ 지금 윗층으로 가고 있을 그의 딸이 나에게 그랬었죠. 난 불쌍한 사람이라고.. ]
[ 맞아요. 난 다른이와 다른 ,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불행한 사람이죠. ]
[ 하지만 그게 모두 한사람의 행한 행동의 결과였고, 그 사람이 바로 나의 아버지란 사실이 난 참을 수 없었구요 ]
또 한번 긴 침묵이 나와 예진이의 침묵을 불러왔다.
침묵이 계속된다는 건 어르신이 계속 말한다는 걸 의미 하겠지.
하지만 침묵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왜 그는 우리가 듣고 있는 줄 알면서 그런 이야기를 재차 했을까..
한동안 어르신과 그의 대화에 ' 그 ' 의 말을 들으면서 계단을 올랐다.
[ 가증 스럽군요 ]
갑작스런 예기치 못한 그의 말이 다시금 우리 두 부녀를 멈춰 세웠다.
들려오는 소리에 우린 집중했다.
[ 난 당신이 하는 모든 말에 가증 스러움을 느낍니다. ]
[ 언제까지 양의 탈을 쓸껍니까? ]
이제까지의 이야기의 전개와는 전혀 다른 그의 말은 우리의 걸음 속도를 거북이 수준으로 줄여버렸다.
[ 이제 이 동굴엔 우리 밖에 없습니다. ]
[ 그리고 난 당신이 아는 것 처럼 그리 순진히 휘둘리지 않아. ]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굉장히 냉소적으로 변했다.
[ 김비서를 도대체 어떻게 한거지? ]
예진이와 난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놀란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이게 무슨 말이지?!
김비서라면 ... 어르신이...
" 아빠 , 이게 도대체 무슨.. "
조금은 불안해 하는 듯한 표정으로 예진이는 날 바라보았다.
[ 끝까지 거짓이로군. 당신이 아까 한 말을 듣고서 부터 확신이 들었지. ]
[ 도대체 , 김비서에게 무슨 짓을 한거지! ]
...
[ 물론 그날 김비서와 다툼이 있었지만 그에게 해가 될만한 짓한 전혀 하지 않았어! ]
갑작스런 그의 말에 머리를 세게 얻어 맞은 것과 같은 충격이 찾아왔다.
어르신은 아까 '이미' 가망이 없는 김비서가 내려왔다. 라고 했는데..
[ 그는 그날도 동굴안의 환경을 체크하러 갔었고, 그 후로 올라오지 않았어. ]
[ 그런 그가, 멀쩡했던 그가 ... 당신은 아까 뭐라고? ]
멀쩡했었다고?!
" 아빠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예요!? "
이젠 더이상 올라가는 걸 멈춰버린 예진이가 말했다.
" 글쎄다 , 저게 사실이라면... 아냐.. 그럴리가 없어. "
이제까지 어르신이 우린 도와준게 있는데...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있을 수도 없는...
" 그렇지만 지금 그 할아버지 목소리는 여기 안들리잖아요 ! "
예진이 한마디에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한가지 이해할수 없었던 사실이 생각났다.
' 왜 그는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단둘이 이야기를 하자고 그랬던 걸까? '
" 일단 우린 들어보자. 아직 확실한것도 아니고.. "
" 우린 일단 여기서 벗어나야 하니까. "
멈춰 서있던 예진이의 손을 끌어 한계단 두계단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우린 이곳에서 나가야 한다.
한동안의 침묵이 계속 되면서 내 머리속엔 많은 의문들이 생겨났다.
' 어르신이 만약, 만약에 김비서에게 무슨 짓을 한거라면. '
' 탈출 방법을 알면서도 나가지 않았다라는 게 되는데.. 그부분에서 이해가 되질 않아.. '
' 어르신은 아들에게 용서를 받지 못해 이곳에 남았다고 했었는데..그게 아니라면? 그게 아니라면 이곳에 남아 있을 이유가 있나?! '
해답 없는 질문들이 내 머리속을 어지럽혔다.
그러는 동안 우린 처음의 그 죽음의 창이 있는 그 방에 도달했다.
방위엔 어김없이 한사람의 시체가 꼬챙이 꿰듯 창에 꽃혀 있는 을씨년 스러운 방안.
벽 가득히 까맣게 쓰여진 저주스러운, 그리고 분노가 담긴 낙서들..
예진이는 그 벽에 쓰여진 글을 읽더니 냉큼 내게 다시 달려와 물었다.
" 아빠, 벽에 ' 다시 돌아오니 여기였다' , ' 거짓말이야 속았어 ', ' 우린 나갈 수 없어 ' 뭐 이런 글들이 적혀있는데? "
나도 그 글을 이전에 본적 있다.
그래서 무척이나 좌절했었지..
하지만.
" 스피커의 그는 이제까지 마지막 방에서 이 곳으로 온 사람이 어르신과 나밖에 없다고 했어. "
" 즉 이건 "
" 거짓말 이네요!? "
예진이가 벽에 낙서를 보면서 말했다.
" 그렇지. 그는 이걸 보면서 사람들이 절망하길 바랬던거야.. 나처럼.. "
예전에 내가 여기서 포기 했었다는 걸 말하려다 말을 아꼈다. 딸이 내려오기 전까지 삶을 포기 했다는 걸..
" 굉장한 악취미 인걸요? 이런걸 뭐하려고 만들었지? "
처음 예진이가 왔을때와는 달리 밝게 밝혀진 방에 호기심을 느꼈는지 이리저리 다니면서 예진이는 낙서를 읽고 있었다.
나는 이곳저곳 혹시나 하는 생각에 벽을 퉁퉁 주먹으로 때려보았다.
끼이이이이이익!!!!
순간 귀를 틀어막을 정도의 엄청난 기계소음이 들려왔다.
소음이 들림과 동시에 천장의 죽음의 창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 꺄아아아아악! "
멀리서 벽의 낙서를 보던 예진이는 어른 내 품으로 뛰어들었고 나는 예진이를 감싸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죽음의 창을 바라보았다.
시끄러운 기계음을 내던 천정은 손대면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멈춰섰다.
이전에는 이런 소리가 전혀 없었는데..
아마 연속되는 폭발로 뭔가 틀어진게 분명했다.
놀란 예진이를 진정 시킬 쯤에 어디선가 스피커 소리가 들려왔다.
[ 크크크크크크..... ]
스피커에선 그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 그렇군...당신은 내가 있는 이곳의 위치는 김비서에게 듣지 못한거로군..]
' 뭐지!? 무슨 말이지?! '
[ 크크크크크크.... 당신이 원하는 게 바로 그거 로군.. 하하하하하하 ]
' 그것 ' ?!
[ 맞아.. 역시 그랬어 . 당신은 나에게 용서를 바라는 것 따위는 전혀 관심 조차 없었어! ]
[ 하하하 이제 모든게 이해가 되는군, 당신이 왜 이제껏 나갈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이곳에 남아있었는지 말이야 ]
[ 당신이 맘에도 없는 소릴 하면서도 나에게 용서라는 걸 구하는 지도 말이야. ]
[ 그것 때문이군? 그것때문에.. 내가 있는 곳을 알기 위해 김비서를 죽였던 거야! ]
[ 당신은! ....윽!! ]
잠깐동안 나와 예진이가 침넘기는 소리가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 젠장..! 당신...마음대로...둘순...]
점점 그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 당신이... 원하는 건...... 바로 .... 커헉! ]
!?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알 수 없는 신음소리에 끊어졌다.
[ 끼리리리리리리리리리릭 ]
뭔가 감기는 소리... 마치 테이프가 감기는 듯한 그런 소리가 스피커에서 길게 들려왔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 아빠!!!! "
그리고 잠깐 멈추었던 천장이 다시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도중에 멈추지 않고 바로 우리 머리 위로 내려오고 있었다.
점점 나와 예진이의 머리위로 죽음의 창이 내려왔다.
갑작스런 상황에 우린 주저 앉아 부둥켜 안고 그저 위를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마찰음이 점점 커질 수록 우리에게 주어진 공간은 점점 줄어들어 갔다.
" 아빠.. "
예진이가 불안한 목소리고 내게 말했다.
" 아빠...우리 ..."
나는 위에서 내려오는 천장의 죽음의 창을 바라보며 예진이를 꼭 껴안았다.
" 사랑해 "
예진이는 힘주어 내 품에 안겼다.
" 누구 보다 널 사랑한단다. 그리고 미안하다. "
아비로서 널 지키지 못해서.. 라는 말이 목끝에서 나오지 않았다.
' 그가 거짓말을 한걸까..'
' 마지막 까지 그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나? '
' 그가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은건 대체 무얼까? '
' 어르신은..대체.. '
' 이게 끝인가...'
이제 더이상 피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천장이 내려왔다.
나는 예진이를 위에서 감싸 눌렀다.
이렇게 해도 죽음의 창 때문에 희망이 없다는 걸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예진이를 가리듯 감싸안았다. 그리고 예진이의 눈을 가렸다.
더이상.. 더이상 이아이에게 기억하기 싫은 장면을 보여주기 싫었다.
예진이의 눈을 가린 손끝에선 눈물이 매만져 졌다.
죽음의 창은 망설임 없이 우리를 덮쳐왔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
쿠웅!
시끄럽던 기계음이 멈추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을 울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한동안 꿈쩍할 수 없었다.
고통은 없었다.
죽은...걸까?
죽음이라는 건 이렇게 갑자기, 그리고 이렇게 고통도 없는 건가..
감고 있던 눈을 슬며시 떳다.
...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방관과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들.
그 사이에 내가 있었다.
복부에 피가 흥건하던 천쪼가리는 깔끔하게 붕대로 감겨져 있었고, 옆에선 의사로 보이는 흰 가운을 입은 사람이 무어라고 하고 있었다.
예진이는...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내 딸이 있었다.
내 손을 꼭 잡고 내 오른편에 앉아 나를 보고 있었다.
그제서야 상황이 파악 되었다.
우린... 그곳에서 탈출했다.
죽음의 창이 우릴 덮쳤을때.
그리고 내가 눈을 떳을때, 우린 우리 머리 위로 있던 죽음의 창이 천장 안으로 들어간 그곳에서 위로 올라가는 통로가 보였다.
그 계단을 얼마 오르지 않아 빛이 보였고, 그 빛에 도달한 우린 어느 구릉의 봉우리에 서있었다.
얼마만에 본 태양과 하늘, 나무, 새들 날개짓.. 이모든 것에 감동할 시간도 없이 밑에서 올라오던 결찰과 소방관에 의해 들것으로 밑으로 이동 되었다.
먼저 탈출한 사람들 중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 했고, 그 일대를 조사 중이었다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린 그곳에서 탈출했다.
사랑하는 아내와 그리고 그리웠던 집.
이전에는 몰랐던 행복한 시간.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데 그땐 왜이리 모든게 지겨웠을까.
오랫동안 꿈꿔왔던 행복한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온 뒤 두어번 경찰서로 가서 사건에 대해 조사받았다.
우리가 탈출한 뒤에 곧바로 구릉 전체가 내려앉았다고 했다.
전부 내려앉은 탓에 내부 조사도 힘들다고 했다.
나와 예진이는 안에 사람이 있었다고 했지만, 경찰은 내부 조사가 힘들고, 발견된 시신도 없다는 똑같은 대답만 되풀이 했다.
납치된 경위, 내부의 상황, 피의자의 단서..같은 것들에 대해 진술하고 우린 돌아왔다.
그렇게.. 내 머리속에 그 일은 점점 잊혀갔다.
지금 이 순간의 소소한 행복들로도 항상 벅찬데, 그런 일은 기억할 겨를이 없었다.
예진이도 나도 , 내 아내 조차 그 일을 잊어버릴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일상의 모든 것들의 대한 감사와 그로 오는 행복은 그 기억을 지우기엔 충분했다.
오늘 아침, 무기명으로 내게 온 내 지갑과 신분증 그리고 가방... 그리고 하나의 테이프가 택배로 배달되기 전까진...
등가교환 season 2 ] END
출처 : Facebook 'lem0n is back'의 'lem0n'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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