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시게에 어느 분께서 정말 명쾌한 비유를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열우당은 흰색이고 한나라는 검정색이다. 회색먼지가 묻으면 흰색은 정말 지저분해 보이지만 검정색은 툭툭 털면 그만이다."(정확한 원문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열우당은, 한나라당과 다르기에 출발할 수 있었던 당입니다. 즉 정직,청렴,신선함등의 이미지(이것은 노무현대통령의 이미지와 상통합니다.)로 국민에게 어필하여 이제 좋은 나라가 될거야...라는 기대속에 출발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경제를 조금 논외로 하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박통시대에 유례가 없는 경제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에 차후의 어떤 경우에도 그런 경제성장은 기대할 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때문입니다.

박통시대에 그 당시의 세계경제상황, 월남전등 호재가 맞물려 고속성장을 한 뒤 전두환의 굳히기, 노태우의 누리기시대가 지나고 김영삼의 말아먹기, 김대중의 악전고투 복구의 시대가 지나고 노무현과 열우당의 시대가 왔습니다.

그 동안 열우당은 중간평가를 받을 기회가 두 번 있었습니다. 그 한번은 전에 언급한 대통령탄핵이라는 사상최악의 악수를 둔 한나라당 덕에 조용히 넘어갔고, 두번째는 대참패를 당했습니다. 이번이 세번째의 평가라고 생각합니다만...선거일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조사결과를 본다면 쩝...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아니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합니다.

한나라당 승리의 이유로는 열우당은 "심판"을 떠나서 "응징"을 받을만한 시기가 온 것 같고...한번 정신차리게 뭇매를 맞아야겠죠. 한나라당이 잘한 것이 뭐가 있느냐? 당연히 없다고 보는 것이 맞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경우를 한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선거는 조그만 동네에도 후보가 10명넘게 난립하는 지방선거입니다. 지방선거의 장이 한나라당으로 모두 채워진다면, 그것은 열우당의 "붕괴"를 뜻할 수도 있습니다. 선거법관련하여 어느 동네의 노인 어르신들께서 수십만원 수백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으신 사건을 보아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선거가 깨끗하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지방선거는 정치와 상관없는 시장, 시의원등을 선출하는 자리이지만 중요한 점은 "조직"이라고 봅니다. 일단 시예산을 받아서 정책상 배분하게 될때의 시장의 권한은 한없이 크고, 시의원이라는 명함앞에는 어김없이 소속당적마크가 있을 것입니다. 인물을 보고 뽑는다..이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지자체의 조직이 한나라당으로 메워지는 경우 노무현대통령같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다음의 열우당의 승리"는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정말 두렵죠. 한순간에 20년간의 국민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제가 이번에 투표를 포기하고 싶은 이유는 위와 같습니다. 열우당에 매를 들기는 들어야겠는데, 그 후의 후폭풍이 두렵네요. 정말 두렵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도 한번이면 모르겠는데 제 성격상 두번은 힘드네요. 그렇다고 인물보고 찍어줄 수도 없고...참 괴롭습니다.

가장 긍정적인 것은 이 상황에서 열우당에게 호재가 터져서 30%정도라도 보유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