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년간 거주하다 지난 2주간 비자갱신을 하러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오기 직전에, 한국에서 먹을 것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하나하나 체크해가면서 계획적으로 먹으려고 노력했어요ㅋㅋㅋ
미국에서 지내면서는 주로 양식 위주로 만들어 먹었고,
한식은 한식당은 외국인 친구들이 궁금하다해서 3번쯤 간 것과 집에서나 가끔씩 한식을 만들어 먹은 것, 그리고 학교 cafeteria에 나오는 미국식 한식 정도 먹었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는 바다와는 거리가 멀고, 마트에 가도 냉동 해산물 위주인 곳이에요.
하지만 저는 바닷가 마을 통영 출신인지라... 1년간 해산물에 목말라있었어서, 열심히 해산물을 먹다왔어요.
그럼, 2주간 먹은 것들을 살포시 놓고 가 봅니다 :)
1. 한국행 비행기 기내식.
시카고발 인천행 비행기는 땅콩항공을 이용했습니다.
어릴 때는 기내식 먹고, 라면도 먹고 막 먹었는데, 어느순간부터 육류로 된 기내식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더라구요.
그래서 미리 해산물 기내식을 신청했습니다. (special meal을 신청하면, 제일 먼저 가져다줘서 좋은 건 덤)
해산물 기내식은 첫 식사는 보통 연어 샐러드, 과일, 빵, 그리고 해산물로 조리된 메인 디쉬가 나오더라구요.
이 날의 메인 디쉬는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대구요리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식사는 첫 번째 식사보다는 간단하게 나왔어요.
과일, 요거트, 빵에, 해산물 크림 스파게티 였습니다.
2. 치맥!
그리하여 오후에 도착한 저는, 서울에서 친구 둘을 불러내어 치맥을 먹었습니다.
양념 하나 후라이드 하나. (반반 시킬필요 있나요? 둘 다 한 마리씩 먹음되죠ㅎㅎㅎ, 근데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남긴건 함정...)
치맥... 특히 양념치킨의 맛이 그리웠습니다. 그리고 고든램지가 극찬한 카스! 한국식 치킨에는 한국식 맥주가 제격인것 같아요!
해장을 할 필요는 없었지만, 왠지 아침으로 순대국밥이 땡겨서 먹은 순대국밥이애오.
4. 맘스터치 싸이버거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엔 FiveGuys가 있어서 맛있는 버거는 종종 먹었었어요. 동네 pub에 가면 맛있는 수제(?) 버거도 있구요.
그런데도 생각났던 싸이버거. 싸이버거의 저 소스와 투박한 스타일의 치킨 튀김은 최고의 조합인 것 같아요.
* 이 둘째날 저녁은 학부 동기들을 불러서 양꼬치를 먹었는데, 흡입한지라 사진이 읎네요ㅠㅠ
그러고 나선 craft beer를 먹으러 갔었는데, 맛있었어요.
5. 셋째날 아점으로 먹은, 푸드코트표 탕볶짜 (feat. 짬뽕국물)
미국에서도 두어번 유니짜장을 만들어서 먹은 적은 있었지만, 한 번 만드는데 오래걸려서...ㅠㅠ
한국식 중국음식은 신속한게 매력이죠!
6. 셋째날 오후 간식으로 먹은 죠스 떡볶이 튀김과 유부주머니+오뎅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식 조합이에요. (한국에 있을 때, 많이 먹을 땐 거의 매주 이렇게 한두 번은 먹었던 것 같아요)
튀김은 새우, 김말이, 깻잎, 오징어, 고구마. (죠스 떡볶이의 깻잎튀김을 젤 좋아라해요ㅎㅎㅎ)
중간정도 가격대의 스시 디너코스를 셋째날 저녁으로 먹었어요. 그 중에서 사진 몇 장.
1년 만에 왔는데도 기억해주시는 사장님 덕에 서비스로 더 높은 코스에 나오는 좋은 부위 몇 점을 더 먹었어요!
저희 동네 스시는 해봤자 연어... 요정도...? 가격은 비싸구요... 한국이 역시 좋네요!
이건 넷째날 아침이었는데... 딱히 계획엔 없었지만, 밖에서 시간을 보내기엔 추워서 먹었어요ㅠㅠ
연예게시판에서 실시간으로 달리면서 올렸었던 곳인데 (제가 덕질하는 트와이스의 멤버가 갔었던 곳이라 성지순례겸...),
그런게 아니더라도 충분히 맛있었던 곳이었어요.
사실 제대로된 간장게장은 여기가 처음이었어서 그리움의 맛 이런건 아니었구요.
왜 다들 밥도둑이라고 하는지 알것같았어요ㅎㅎㅎ
사진으로 다시보는데 어우... 게살 실한게, 또 먹고 싶네요.
간장게장을 먹고는 부모님이 계신 통영으로 가는 버스를 탔어요.
고속버스를 타고가다 휴게소에 들르면, 또 휴게소에서 간식을 먹어줘야죠.
어묵을 먹는데... 근데 왜 덜익은 밀가루 맛이 나는거죠?ㅠㅠ
집에 도착해서는 어머니께서 해주신, 그리고 시장에서 떠온 회를 먹었습니다.
집밥 좋으네요 :)
이건 그 다음날 아침에 먹은, 살짝 데친 굴과 가리비.
생굴도 매력있지만, 정말 살짝 데친 굴도 맛있어요!!! (스테이크로 따지면 미듐레어? 레어? 정도) (그리고 저는 굴 극호파!)
저녁으로 먹은 표고+바닷장어구이랑 대구탕이에요. 1년만에 집에 왔더니 부모님께서 맛있는걸 매끼 해주시네요ㅠㅠㅠ
집밥을 열심히 먹다가 토욜 저녁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다시 서울에 와서 홍대에서 연어를 먹었어요.
연어랑은 왠지 사케를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이벤트중이었던 사케 한 병을 둘이서 박살냈구요.
1차로 연어를 흡입한 다음엔, 저 먹고 싶은데로 가자 그래서 육회를 먹으러 갔는데,
무려! 육회+산낙지 세트가 있어서 냉큼 시켰죠. 산낙지도 먹고 싶었는데 잘 되었죠ㅎㅎㅎ
살아움직이는 이런 신선한 해산물에서 오는 감동이란ㅋㅋㅋ
청하를 마시다, 소주로 갈아타고, 소주가 소맥이 되더니... 필름이 거의 끊겼어요ㅠㅠ
(근데도 첨가보는 목동쪽 숙소로 잘 찾아들어간건 신기방기하네요)
해장을 하러 간 홍콩반점. 왠지 많이 먹고 싶었어서 짬뽕은 곱배기에 군만두반을 추가했어요. (탕수육이 먹고싶었지만, 그건 너무 많아서...ㅜ)
근데, 전날먹은 술때문인지 한 입 먹는 순간 속이 안좋아서 반 쯤 남겼어요ㅠㅠ
군만두는 속이 조금 덜 익은 느낌이었구요...
17. 라멘&가라아게
홍대 어딘가의 일본식 라멘집엘 저녁에 2차 해장(?) 혹은 그냥 먹고 싶었어서 갔어요.
이 라멘집에서는 전 숙주 많이, 파 많이, 차슈추가를ㅎㅎㅎ
저에겐 튀긴 닭들 중에서는 가라아게 식으로 튀긴 닭이 베스트 인 것 같네용.
18. 학생식당 김치볶음밥 (이었나...?)
친구들이 왜 굳이 한국까지와서 학식을 먹으러갔냐고 타박했지만... 먹었습니다!
학부+대학원+박사후과정, 도합 11년을 학생식당 밥을 먹었었어요.
7, 8년쯤째 부터는 메뉴 이름을 텍스트로만 봐도 맛이 떠오르는 경지에 이르렀었지요ㅎㅎㅎ
그냥 왠지 오랜만에 먹고팠어요ㅎㅎㅎ
특히 저 마법의 소스는 진짜... 여기서 나오는 모든 볶음밥류를 같은 맛으로 만들어주는데, 가~끔씩 생각나더라구요
날이 추워지니 따뜻한게 끌려서 저녁으로 곰탕을 먹었습니다. 하... 좋네요! 이런 국물 많이 그리웠고, 그리울 거에요.
실험실 후배들이랑 회식으로 삼겹살을 먹으러 갔습니다.
미국에서 친구들이랑 하이킹을 갔다가 삼겹살을 구워먹으러 갔었는데, 비싸고 그다지 맛이 없었어요...
근데 이 날 먹은 삼겹살, 삼겹살 기름에 구운 마늘, 김치. 맛있었어요ㅠㅠ
(사진에는 없지만, 목살, 갈매기살, 소 대창 등등 다양하게 구워먹었어요)
평양냉면도 극호인 저였는데, 한국 온 지 거의 열흘만에 평양냉면을 먹으러 갔어요.
평양냉면 좋아하시는 분들은 사진만봐도 어디신지 아시겠죠?ㅎㅎㅎ
친구들이랑 한국 오기 한 달 전부터 계획했던 방어 모임이었어요.
미국으로 오기 직전에도 이 친구들이랑 노량진에서 8kg짜리 방어 반마리를 해치웠었는데,
거기에 한 명이 추가되었을 뿐인데 반마리가 한마리로 불어나는 기적...
(남자 셋, 여자 셋인데, 저희 진짜 잘먹거든요. 저러고나서 2차가서 또 흡입한건 함정)
8kg짜리 한 마리를 잡으니깐 사진의 회가 세접시가 나오고, 머리도 구워먹고, 매운탕도ㅎㅎㅎ
네... 저 초밥을 좋아해요ㅎㅎㅎ 위의 스시집이랑은 또 다른 조금은 더 싼 곳에 갔어요.
집에 다시 내려가야해서 버스 시간에 쫓기면서 흡입하다시피 먹었...
이날은 어머니 생신이셔서 미역국에 생선 한마리 굽고, 불고기, 죽순 돼지고기 볶음 등등을 먹었어요.
저희집은 평소엔 미역국에 생선을 넣는데, 이번엔 깔끔하게 조개만 넣고 끓이셨네요 (아버지께서).
원래는 제가 끓이려고 했는데, 전날 저녁에 도착해서 미역을 불려놓으려고 보니 아버지께서 이미 끓여놓으셨더라구요ㅠㅠ
아버지와 둘이서 일식집에가서 먹었어요.
간단하게 회 조금과 굴, 생선 조림, 생선 구이, 등등등등이 나왔어요.
제가 또 이 가게의 카레를 좋아합니다.
무료 토핑인 마늘과, 파를 추가하고, 또 좋아하는 가라아게 토핑 추가해서 한 번 먹고,
밥, 카레 리필해서 한 번 더 먹었어요.
출국 전날 밤에 친구와 찻집에서 약속이 있었어서, 그 전에 샤로수길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샤로수길엔 1년 만에 왔는데, 없어진 곳도, 붐볐던 곳인데 사람이 뜸해진 곳도, 새로 생긴 곳도 많더라구요.
새로 생긴 한식집이 있어서 가봤는데, 인테리어도 괜찮고, 메뉴구성도 괜찮았습니다. (온통 커플이었는데, 저만 혼자였던건 ㅠㅠ)
글을 맺으며...
전 맛있는 것을 먹으려고 다이어트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열심히 먹으려고 한국에 가기 전 1달 반동안 다이어트를 해서 6kg정도를 빼고 갔었어요.
한국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먹었더니, 약 2kg정도 다시 불었더라구요.
그래도 처음이 먹으려고 계획했던 것들 중에 장어덮밥을 빼곤 다 먹어서 뭔가 뿌듯하네요. (지출이 컸던건 슬프지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