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으며 연희의 질문에 준혁은 변명 비슷하게 둘러대기 시작했다. 그들이 식사를 마쳤을 무렵 복도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로비에서 커피를 한잔하고 올라오다가 복도가 혼잡하자 준혁은 주의에 보이는 웨이터에게 항의를 하였다.

“우리 방에 어떻게 들어가라고요? 주위 분들 정리 좀 해주시죠!”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웨이터는 이렇게 말하고 주위에 손님들에게 말을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지금 경찰이 오고 있습니다. 혼잡한 상황에서는 증거가 훼손될 수 있다고 합니다. 모두 방으로 들어가 주십시오.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웨이터의 말을 듣자 연희는 순간 썸득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들의 방 건너편 문이 열려 있고 그 방을 사람들은 보고 싶어서 모여있던 것이다.

“아니 지금 살인 사건이 났는데 방으로 어떻게 들어가.”

“맞아. 지금도 살인범이 호텔을 서성거리고 있는 거 아냐.”

“아침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속이 울렁거려요. 병원에 가봐야 겠어요.”

살인범이 무서운 사람, 호텔 서비스에 불만을 토하는 사람, 그를 이용해 호텔에 한 몫을 받아보려는 사람들이 아우성 거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연희와 준혁은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갈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준혁은 호텔 웨이터가 외치던 순간부터 몸이 얼어 붙으며 사시떨듯이 떨리고 있었다. 연희는 그런 그에게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준혁씨. 왜 그렇게 사색이 되었어요. 몸은 왜 이렇게 떨고요.”

준혁은 연희에 질문에 완전히 당황하여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그는 건너편 방에 혜영이가 묵고 있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이다. 어제 그녀를 죽이려고 했는데, 오늘 혜영이가 죽었다는 사실에 당황하였다.

준혁은 연희와 호텔 로비에 있는 숍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놀란 가슴이 진정되었는지 입을 열었다.

“연희야 놀라지 말고 들어줘. 건너편에 죽은 여자는 혜영이라는 여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