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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어느 늦은 밤이었다. 약한 산들바람에는 아무것도 흔들리지않는 황무지위에 세워진 거대한 빌딩숲 안에 살랑이는 바람이 흘렀다. 흐르던 바람은 마침 빌딩숲 안에서 걷고있던 한 여자의 머리칼을 간질였다. 여자는 구멍이 두세개쯤 뚫린 검정색 모자를 쓰고 있었고 흔들리는 머리칼 중에 오른쪽 옆머리는 길게 땋고 있었다. 바람이 다시 여자에게 살금살금 다가간다. 다시 머리칼이 날린다.이번에는 바람이 조금 강했던지 여자가 모자를 잡는다.
"곤란하네. 바람도 세고, 오늘은 꼼짝없이 노숙인가..."
여자가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유적지가 되어버린 낡은 빌딩숲에서 묵을 장소를 찾기는 조금...아니 꽤 많이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여자는 계속 걸어가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때 저 멀리서 희미한 한줄기 빛이 보인다.
"저기...설마?"
여자가 황급히 자신이 매고있던 작은 크로스백을 뒤적여 작은 단말기를 꺼냈다. 그러자 그 단말기는 순간 반짝이더니 한줄기 섬광을 토해냈다. 그리고 그 섬광은 즉시 뻗어나서 멀리서 반짝이던 빛을 가리켰다.
"인적 반응..."
이렇게 중얼거린 여자는 그 섬광을 따라 걸어갔다. 다시한번 바람이 여자의 머리카락을 간질였다. 이번에 부는 바람은 기분이 좋았는지 여자가 미소를 짓는다.
얼마나 걸었을까.. 어느새 멀리서 비추던 빛은 한 건물의 조명빛으로 바뀌어 있었고 그 앞에 옆머리를 길게땋고, 구멍난 검정색 모자를 쓴 여자가 지친 표정으로 손으로 무릎을 집고 거친 숨을 토해냈다.
"하아..하아.. 뛰어가긴 조금 멀었나..."
여자는 거친 숨을 삼키며 건물안에 들어섰다. 건물안은 고요한 밖과는 다르게 시끌벅적했다. 식당으로 보이는 그 건물안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조명과 그 밑에 배치되어 있는 탁자들과 의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각자 사람들이 한 자리씩 차고 앉아서 당연하게도 먹고 마시며 즐기고 있었다. 분위기가 좋았다. 많은사람들이 웃고있었다. 행복해 보였다. 그러나
"뭐야 홀로그램이잖아..."
여자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모든 빛이 사라졌다. 깜깜해졌다. 깜깜해진 건물안에 찬 바람이 흘러들어와 반팔에 반바지 차림인 여자의 몸을 오스스 떨리게 한다.
"으으으 추워 어디 못쓰는 천이나 오래된 방한장치라도 없을까?"
여자는 깜깜한 건물 안을 더듬거리며 돌아다닌다. 깜깜해진 건물 안에는 낡은 탁자와 의자들이 널브러져 찬바람을 온몸으로 받고있었다. 여자는 자꾸 발치에 채이는 의자와 탁자들을 치우며 점점 건물 안쪽으로 나아간다.
"으으으 추워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난거야.. 여긴 원래 이렇게 쌀쌀한 곳이 아니었는데."
그때 여자의 뒤통수에 무척이나 차가운 금속이 닿았다. 그 차가운 금속은 살짝살짝 떨리고 있었다. 건물 밖에서 다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금간 건물 틈세에서 자란 여린 풀들을 마구 밟았다.
"아저씨 그거 쏠 수는 있으세요?"
여자가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여자의 뒤통수에 닿았던 그 차가웠던 금속이 흔들린다. 그것도 아주 크게.
"시..시끄러워! 뭐..뭐하러 여기에 왔지?"
여자의 뒤에서 몹시 떠는듯한,긴장한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여자는 목소리의 주인이 차가운 금속을 사용하지 않을거라는걸 알수 있었다.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 불빛을 찾아서죠."
차가운 금속이 더욱더 흔들렸다.
"거..거짓말 마!"
그때 밖에서 불어대던 바람이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아주 아주 차가운 바람이었다. 바람이 들어오자 탁자와 의자가 바람에게 채여 덜컥거렸다. 바람은 점점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한걸음, 한걸음, 조심히 또, 조용히 여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마지막 한걸음 째...발에 밟힌 탁자가 부러졌다.
콰직!
"아저씨 엎드려요!"
여자가 외쳤다. 그리곤 재빨리 뒤를 돌아 뒤에있던 한손으로는 모자를 잡고 한손으로는 늙은 남자를 잡아서 자세를 낮췄다.
콰지직
이번에는 탁자가 아니었다. 방금전까지 여자가 서 있던 곳을 지나 건물의 내벽에 심한 금이 가는 소리였다. 바람이 사라졌다. 바람이 있던 바닥에는 금이 가 있다. 여자가 황급히 일어나 주위를 돌아본다.
덜컥
여자의 뒤에서 탁자가 흔들렸다. 여자는 재빨리 뒤를 돌아본다.
덜컥
이번엔 바로 옆이다. 여자가 부러진 탁자의 다리를 줍는다.
덜컥
바로 앞이다. 여자가 탁자다리를 휘둘렀다. 그러나 허공만 가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여자의 얼굴에 작은 생채기가 났다.
"하아..하아.. 투명화 장치인가? 안좋은 추억이 있는데..."
여자가 볼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중얼거렸다. 손등에 시뻘건 피가 뭍어났다. 여자가 뒷걸음질로 벽에 바짝 붙었다.차갑고 거칠거리는 벽이 여자의 등에 닿았다. 그때 허공에 무엇인가가 빛나는게 보였다.
"이런!"
여자가 재빨리 몸을 옆으로 피했다. 그리고 그 다음순간 여자가 서있던 벽이 갈라졌다.
콰지직
갈라진 벽 사이로 황무지의 모래와 함께 바람이 흘러들어왔다. 모래가 하나의 사람 형상을 만든다. 모래가 만든 사람은 거친 손길로 모래를 뿌리치려하지만 여자가 그렇게 두지않는다. 여자는 기합소리도 없이 달려든다. 탁자 다리를 휘두른다.
퍽
타격음이 건물안에 울린다. 모래가 만든 사람의 형상이 점점 변해서 딱딱한 고철로 변한다. 고철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있었다.고철이 바닥을 울리며 쓰러진다. 고철의 목덜미에는 태엽이 부러진채 떨고 있었다.
"하아..하아"
여자가 주저않았다. 여자의 볼에서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하아..투명해지는 안드로이드라니..하아..하아 동력전달체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으니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여자가 부러진 태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여자가 손에서 부러졌던 탁자 다리를 떨어뜨렸다. 바닥에 떨어진 탁자 다리는 데굴데굴 굴러서 멍 해있는늙은 남자의 발치에 툭 하고 부딪힌다. 늙은 남자가 흠칫 놀란다.
"너...누구야..."
그 말을 들은 여자가 머리를 긁적인다.
"궁금하세요?"
1화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databox&no=29050&s_no=29050&page=1
2화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databox&no=29051&s_no=29051&page=1
3화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databox&no=29052&s_no=29052&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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