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절한 금자씨를 보고나니까 느낌이 모호하네요.
17살 처음봤던 그 장면 금자씨가 백 선생을 죽이는 그 과정을 담은 장면때문에 처음 알게 된 그녀를
20살에서야 모든 장면을 다 봤고, 그녀가 아름다웠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는 이미 편혜영의 아오이 가든 같은 인상 깊은 작가들의 책을 보며
그로테스크도 죽음도, 잔혹한 현실과 복수에도 익숙해 졌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본 순간 느낀 감정은 아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책이 주는 감정을 넘어서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정말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복수에 찬 눈동자에서 비춰진 슬픔, 분노, 고독, 친절, 그리고 제니.
그리고 다시 21살 군대를 가기전 이 영화를 봤습니다. 그때는 더 다양한 이들의 책에
아 이번에는 울지 않을 거야 이번에는 이라며 영화를 봤습니다.
그때는 올드보이도, 복수는 나의 것, 스토커, 박쥐 등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찾아보면서 느낀 감정이 있다면 영화가 주는 감동이
책에 씌여진 문장을 더욱 완벽하게 진화시키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에 조이스 캐럴 오츠의 좀비와 대디러브 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그녀 처럼 소설을 쓰고 싶어! 라고 다짐 했던 그런 시기에
이 영화를 다시 재생 했을 때 저는 한 번더 울었습니다. 한 번 본 영화니까 눈물이 안 나겠지 생각했지만 절대 아니었습니다. 눈물은 흐르더군요.
영화의 매력과 소설의 매력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왠지 모를 눈물은 자꾸만 났습니다.
그리고 23살 다시 이 영화를 재생 했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면서
감정은 더욱 격했습니다. 눈물이 나지 않았지만 가슴은 찢어 질 만큼 아팠습니다. 나도 그 분처럼 만들 수 있다면 이라는 질투였습니다.
그저 헛 된 욕망 혹은 질투에 눈 먼 아이의 투정처럼 썼지만
책이 주는 감동보다 더 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친절한 금자씨를 보면서 생각이 났습니다.
혹시 여러분에게도 책보다 더한 감정을 실어 주었던 무엇이 있었나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녕 금자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