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고3때 안(여)돼 였습니다.
안경+돼지.
여드름은 없었지만... 키 181에 120kg였으니까요.
몸이 뚱뚱하다보니, 땀도 많이 흘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덥고 힘들고 짜증나고...
그래서 시원한 에어컨 있는 방(겨울엔 따뜻한 히터 있는 방) 안에 쳐박혀서 오유/스타/웃대/롤을 왔다갔다 했지요.
성적도 성적이지만, 졸업하고 나서 내 모습을 돌아보는데... 참 안타깝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처럼 뚱뚱한 사람은 운동 시작할때 참 많이 당혹스럽고 힘들더라고요.
헬스클럽 등록할때나, 복싱 등록할때 항상 있는 몸무게/신체 계측검사...
제 몸무게와 체지방 비율을 보고 조용히 감탄하시는 코치분들을 보는것이 그토록 괴로웠어요.
처음 한 2~3주간은 운동 나가기 싫더라고요.
자기합리화... 그게 가장 큰 적이었던 것 같아요.
권투 도장 옆에 있는 피시방으로 새어, 컵라면과 소세지와 딸기맛 웰치스를 흡입하면서, "그래 나 사실 그렇게까지는 안 뚱뚱한데..."
근데 어느날 샤워를 하느라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우연히 제 옆모습을 보게 됬어요.
사실 사람이 거울을 봐도 앞모습이나 많이 보지 옆모습은 자주 안보게 되었었는데, 우연히 보게 된거지요.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티비에서 보던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보이던 비만인이 딱 보이더라고요.
그때 각성?을 했습니다.
"그래 나 돼지다. 앞으로 한 3~5개월간, 운동만 먹고 인간 될거다."
그때부터 운동 죽어라고 했습니다.
아침 6시에 수영하러 가서 1000m~2000m씩 수영하고, 오후에는 크로스핏이라는 헬스 비슷한거 하고... 저녁에는 권투.
처음에는 더럽게 힘들었어요.
권투 가서 줄넘기 1라운드 뛰는데 몇번을 멈추고 숨을 헥헥댔는지...(1라운드=3분)
살이 확 빠지기는 하더라고요. 120에서시작한 살이 근 2달만에 100kg으로 내려왔어요.
몸이 좀 가벼워지고 나니까 운동도 더 탄력이 붙었어요.
근력운동도 더불어 하니까, 복싱할때 스텝도 더 빠르고 가벼워지고, 잽도 더 빠르게 나가고... 스파링 올라가서 던지는 주먹도 더 찰져지고...
그렇게 해서 운동 시작한지 어언 6개월쯤 됬네요.
1월에 운동 시작했으니까...
방금 권투 다녀와서 몸무게를 재보니까 90.9kg네요.
대충 시작에서 30kg뺀거죠...
사실 운동하면서 죽도록 힘들때마다, 딱 목표치(85kg!)까지만 죽어라고 빼고 그다음부터는 빈둥빈둥 놀면서 엄청 먹어대야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근데 살을 빼보니까... 이 죽도록 힘든 다이어트는 목표치 도달하면 끝나는게 아니더라고요.
좀... 아득하기는 하지만, 이 빡센 삶에 어느정도 적응한것은 같아요.ㅎㅎ
음...말이 좀 돌아갔는데, 사실 지금까지 많이 빼기도 했고 하지만 아직까지 제가 원하는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어요.
근데 좀 요즘 답보기인가봐요.ㅋㅋㅋ 운동을 너무해서그런가..
몸에 힘도 없고, 엄청 먹고는 싶고... 몸무게는 90~91kg대에서 왔다갔다만 계속하고(1주일째...ㅠ)
그냥... 오유 다이어트게 여러분께 자랑도 하고 싶고... 격려도 받고 싶어서 글 썼어요...
이 답보상태를 넘어서서... 85kg 찍을 수 있게 응원 한마디만 해주시면 안될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