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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20689
    작성자 : 백통샀당
    추천 : 13
    조회수 : 2083
    IP : 112.219.***.42
    댓글 : 171개
    등록시간 : 2015/07/16 20:47:13
    http://todayhumor.com/?menbung_20689 모바일
    예랑(예비신랑) 바람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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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랑이 바람펴서 셜혼식 식장 잡기 모든걸 파토냄. 이주일 정도 지난 일인데 풀어보겠음. 음슴체로 감. 


     29살에 자택근무 하고 있음.
    홈페이지 디자인이나 캐릭터 그리는거랑 친구와 같이 하는 인터넷 쇼핑몰 옷 디자인 만드는 것. 
    웹툰 채색 도와주는게 주된 일이고 때때로 강의 하거나 일러스트 그리는 사람임. 
    한달에 수입은 들쓱 날쑥 하지만 기본이 300정도 되고 많이 벌을 때는 5~600까지 감. 
    대학생 때부터 하던 일이 대부분이라 꾸준히 돈벌어 놨고 원룸에 살면서 돈 저축 계속 함. 
    술도 안마시고 친구들이랑 어울려도 일이랑 공부 포기 안하려고 밤새서 작업한 적도 많음. 
    부모님이 주시는 돈도 쓰지 않고 모아둠. 
    주말에는 알바도 열심히 함. 
    노력한 보상인건지 나혼자 살 전세집 마련하는 것 정도 충분히 되고도 남는 여유분이 생김. 

     반면 남자 측은 궁합도 안본다는 4살차이에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임. 
    내가 알기론 213정도 벌을 거임. 
    하지만 직업 같은거 신경쓰지 않았고 이사람 나 아껴 주고 좋아해서 이 사람이면 될 거 같아 처음으로 결혼 생각해봄. 
    그리고 미래의 같이 늙어가는 모습을 그렸을 때 나쁘지 않았음.

    둘다 나이가 있고 2년 반정도 사귀었으니까 자연스레 결혼이 나왔고 날짜가 잡혔지. 
    원래 결혼 하기로 한날 다음달임. 
    상견레는 끝난 후 식장은 잡아 놓고 드레스 보러 다니고 신혼 여행 갈 계획 하기로 함. 
    이렇게 보면 순탄해 보일 수 있고 나역시 의견만 잘 맞추면 어려울게 없다고 생각했음. 

    식장과 드레스 까지는 괜찮았음. 
    그런데 신혼 여행 갈 장소부터 갈라지더니 문제가 생김.
    같이 집을 마련하는게 나는 평수가 작아도 좋으니 욕심 부리지 말고 적당한 곳으로 가자 함. 
    남자도 알았다 했지. 
    집을 마련하는데 남자가 모아둔 돈이 2000정도 밖에 안되는 거임. 
    시댁에서는 너희가 알아서 하라 하고 우리 친정에서도 그러했기에 내가 남은 돈 보태고 가전기구 괜찮은 것들 원룸에서 쓰던거 있으니 그거 우선 쓸까? 그랬음. 
    그러니까 이완 신혼집인데 새걸로 싹 하면 어떠냐 그럼.
    그래 결혼이고 새 출발이니 무슨 마음인지 이해가 되서 가전기구도 내가 사기로함. 
    친정에서는 사줄까? 그랬지만 내 결혼이고 막내 딸 보내는데 걱정이 많이 되시는 걸 알기에 손벌리기 싫었음.  
    나한테 미안하다 내가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후회가 된다 풀 죽은 거에 어차피 결혼하는 거 남자던 여자던 더 잘하고 서로에게만 아끼면 되지 않냐 그럼. 
     
    그리고 어느 정도 정해지자 예비 시댁에 가서 밥을 먹는데 내 눈치를 보면서 밥솥 같은거 어떻게 할거냐고 하니까 그냥 제가 사기로 했어요 함. 
    그랬더니 사돈댁에서는 뭐 안해주신데? 라고 말 하는 거임. 
    예랑이었던 작자가 눈치보면서 우리도 그럴만한 여건 안되는데 뭘~ 하니까 밥 먹다가 날 곁눈질로 훑으면서 에휴.... 이럼. 
    아니 그래도 넉넉히 사는 집에서 딸이 결혼하는데 아무것도 안해주냐고 너무한거 아니냐며 궁시렁 거림. 
    듣자마자 본인아들 기죽일까 그런 말 하는게 느껴짐. 
    예비 장인 장모님이 사주신건 싫어도 받아야 하지만 집안 살림도 살 능력이 없으니 예랑이 없으니 나한테 기가 죽을까 걱정하신 모양임. 
     
    우리 엄마 나 걱정해서 계속 신경쓰시고 드레스 보면서 밤낮으로 인터넷 알아보시고 너도 이제 아내가 되는 거니까 앞으로 더 힘들거라며 공책 가득 요리에 뭐가 필요한지랑 남편이랑 싸우거나 속상한 일 있을 때 엄마 나름대로의 대처법 같은 거 적어주고 그러신 분임. 
    아빠도 살갑지는 않아도 무뚝뚝하게 딸 챙겨주시고 결혼한다 하니까 나 몰래 엄마 있는데서 걱정 많이 하셨다함.
    남자가 술주정은 하지 않을지 못된 놈은 아닐지. 우리 부모님 그런분들임. 

    밥 먹는데 밥맛이 떨어져서 수저 내려놓음. 
    저도 성인이고 제가 돈 벌고 있고 돈 모아놨고 제가 경제력이 있는데 부모 손 벌리는 것도 싫고 해서 제가 샀으니 저희 부모님 그런식으로 이야기 안하셨으면 좋겠다 함.
    사귀는 중에는 가끔 만나면 살갑게 대해주시다 저러시니 연애랑 결혼은 진짜 다른걸 느끼게 됨. 

    괜히 울컥하고 엄마 아빠한테 미안했음. 
    자리에 없어도 매정하다 너네 집도 딸이랑 아들이랑 차별하지 이런 얘기 들으니 밥이 안넘어감. 
    내 눈치 보더니 그래도 먹어라 하면서 고기 같은거 내미는데 이미 목이 메여서 먹을 수 없었음. 
    과일도 먹고 가라는거 약속이 있다면서 자리에서 일어서고 예랑은 우리 부모님이 원래 좀 그러셔서 미안하다고 말을 함. 

    기는 내가 죽임? 취업한지 7년인데 2000모아 뒀다는건 따지고 보면 얼마야 한달에 23만원 저축? 지가 안한 탓이지 왜 아들 무능력한걸 저럼. 
    그리고 나서는 얼굴 만날 때 마다 내 옷에 신경 쓰면서 이건 얼마니 물어보고 가격이 비싸면 좀 저렴한 걸 입어야지 살림을 어떻게 하려고 궁시렁. 
    옷 크게 비싼것도 아니었음. 
    8만원 짜리 원피스 입었다고 저런 소리 듣게 될 줄 꿈에도 모름. 
    다시 천천히 생각해 봐야 될 거 같다는게 머릿속을 지배함.  
    잘 해줘도 이 남자 가장으로서 믿고 의지 할 수가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함. 
    저축도 안해 돌이켜 보면 거의 모든걸 내가 정한 것 같음. 
    자기 주장이 없고 중요한 순간에 난 자기 의견에 따를게 하면서 나에게 거의 떠맡긴 거 같음. 

    결국 결혼 다시 생각해 보자 그랬더니 본인도 기분이 나빠진건지 카톡 답장을 안함. 
    답장해도 두세시간 후에 하고 전화도 안받기 시작함. 이럴 때 일수록 감정적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생각 정리 좀 해보자 라며 이야기를 했더니 아~ 네가 다 알아서 해~ 네 좋을대로~ 어차피 다 네가 할거잖아 안그래? 빈정 상하게 아니꼬우듯 이렇게 말함. 
    점점 더 이 남자에 가까워 질 수록 실망감만 더 커졌음. 그러다 이주 조금 전에? 본격 파토내기 전 이름만 아는 사람한테서 전화옴. 
    진짜 대학 후배 친구? 그냥 밥 한번 먹고 연락처 받고 연락 안하고 지내는 사람들 있잖음. 
    전화가 와서 의아했지만 받았는데 그냥 언니 잘 지내냐 궁금했다 날 더운데 잘 계시냐 요즘 어떻게 지냈냐 이런 이야기를 함. 
    생전 연락도 안해본 사람이 이러는게 무슨 목적이 있을 거 같았음. 
    막 장단에 맞춰주다가 나한테 묻는 거임. 
     
    친구한테 들었는데 결혼하신다면서요? 하는 거에 그렇다라고 하니 혹시 진짜 오해라면 죄송한데 정말 죄송한데요 언니 혹시 그 남자분 이름이 OO아니냐고 물어봄.
    성은 물어보지 않았음. 
    뭐 이 애 친구가 나랑 친한 후배니 그 후배한테서 들은건가 싶어서 의아해서 왜냐고 하니까 얼마전에 번호 따였는데 뭔가 잘 되는 듯 해서 친구한테 썸타는 남자라고 말해주니까 나랑 결혼하는 남자랑 이름이 같다고 하는거에 신기했다고 함. 
    이름이 흔한 편이라 동명이인인가보다 하는데 나이도 34 다니는 회사도 같은 회사 이렇게 이야기가 오고가니 의심이 가 후배가 SNS를 뒤져 보니 그 남자 계정에 나랑 찍은 사진들이 올라와 있더라 이렇게 이야기를 함. 
    번호 따인 후배 친구는 SNS를 안해서 그제야 알고는 충격받음. 
    옆에 후배도 있었는지 그 후배가 언니 오해하지 말라고 진짜 우리 둘이서 고민하다가 연락한거니까 이건 말을 해줘야 할 거 같았다고 하면서 본인들이 미안해 함. 
    그리고 동시에 화도 냈음. 
    얼마나 자신들이 만만하고 언니가 만만하면 이러냐면서. 화내다 미안해 하다 막 그럼. 
    정신 없었음. 
     
    난 일단 넋놓고 듣다가 손이 떨림. 
    막 잘게 떨림. 
    충격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온 몸이 떨려서 손으로 막 얼굴 쓸어넘기고 물 마시고 핸드폰 진동마냥 떨어대다가 어디서 번호 물었냐고 하니까 친구랑 신발 사고 화장품 좀 보려 갈려고 정류장 앞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번호 따갔다며 현재 사귀는 사람 없다며 연락 달라 그랬다함. 
    그 이야기 듣는데 더 이상 못들을 거 같아 전화 끊고 막 눈물이 쏟아짐. 
    사람만나고 배신감 느끼면서 이렇게 까지 충격 받은 적은 처음임. 
    나한테 결혼 하자고 했다는 거 날 사랑한다는 거 나만 바라본다는거 다 거짓말이었다는 소리였음. 
    머릿속을 정리할 새도 없이 가슴이 너무 아파왔음. 
    애들은 이와중에 그래도 결혼한다는데 결혼하고나서 더 그럴까봐 괜한 오지랖 부린거 아니냐며 미안하다고 계속 톡 보냄. 
     
    한참있다가 톡으로 그 새끼랑 대화나눈거 있음 보내 달라 하니 거의 ㅋㅋㅋㅋㅋ 한달 전 내용 부터 시작해서 막 쏟아지는데 진짜 핸드폰 부수고 싶고 속은 뒤엉켜서 욕을 하고 싶은데 욕이 안나옴. 
    말문이 턱턱 막혔음. 
    그래도 하나하나 읽음. 
    내 타입이다 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보다가 중간부터 이상해지는 거임. 
    마음 진정 시키느라 또 한참 걸려서는 물어보니까 심지어 사귄지 13일 되었다 함. 
    후배 친구는 자신은 별로지만 상대가 적극적이여서 호감을 느끼는 정도 인거 같았음. 
    자기야 사랑해 하며 카톡으로 난리가 남. 
    그거 캡쳐본 읽는데 그 기분 말로 설명 못함. 
    그 당일날 내 카톡들 다 씹고 전화도 안받았으면서. 지금 치는데도 화가 남. 
    기분 말로 설명 못하겠었음. 
    나한테 보내준 카톡 캡쳐 프린터로 다 뽑음. 
    부모랑 같이 사는 그 인간이 회사 끝날 시간에 찾아감.
    연락도 없이 찾아오니 차린 것도 없는데 이러면서 꺼림칙 하고 불편한 눈으로 날 보는 부모들 지나쳐서 밥 먹고 있는 그 자식 머리 내려침. 
     
    부모가 세상에. 하면서 놀라서 막 뭐라 함. 
    갑자기 와서는 이젠 여기가 시댁인데 이게 무슨 짓이냐 이러고 내려 친게 아픈 건지 인상쓰면서 뭐 하는 거냐고 버럭거리고 가만히 있다가 그 앞에 냉면 있길래 그 자식 머리에다 부어 버림. 
    말 못하게 면 입에다 막 넣어주고 말함. 
    너 바람 폈더라? 사귄지 얼마 안된 예쁘고 귀여운 사람이 좋냐? 뭐? 사랑해? 근데 어쩌나 그 여자랑 친한 사람이 내 대학 후밴데. 너도 알지? 내가 몇 번 말했잖아. 이럴 줄 몰랐냐? 개 새끼야? 내가 다 해가니까 기분 좋고 돈 모은 것도 없는 너 비위 맞춰주니 만만히 보였냐? 우리 집에 열등감 쩔어서 해준 것도 없으면서 ㅈㄹ이더니 하면서 말함. 
    그 때 진심으로 악에 바침. 
    평소 욕 쓰는거 싫어하는데 있는대로 소리 지르면서 손에 낀 커플링 엎어진 냉면 그릇이었나 모르겠음 기억이 안나는데 던져줌. 
    나랑 하기로 한 결혼 모두 취소한다. 
    어차피 집도 내가 거의 해 내가 다 해 넌 한게 없어서 손해 안볼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뭐라하던 말던 보라며 프린트 해놓은거 친절하게 다른 여자랑 바람핀 아들 좀 보라고 손수 손에 쥐어주고 옴. 
    그 뒤로 전화 오던 말던 그 다음날 예식 여행사 뭐 복잡하게 해놓은거 다 취소함. 
     
    우리 부모님 한테 말하니 무슨 일이냐며 찾아오셔서는 괜찮냐며 내 걱정에 우리 엄마 우는데 내가 불효자식 같았음. 
    내가 뭐냐고 우리 엄마 울리고 그냥 너무 속상하고 뒤엉키고 마시지도 않았던 술들 찾아 마시고 이틀 정도 그랬던 거 같음. 
    이런 남자 인줄 몰랐던 후배 친구도 나와 같이 술 마심. 둘이서 실컷 욕하며 들이키다 곯아떨어지고 그럼. 
    다 취소할 줄 몰랐던 건지 내가 연락을 해도 안받으니 며칠 전 부터 살고 있던 원룸 앞을 기웃거리면서 손에 꽃다발 같은 거 들고 안절부절 거리다가 내가 지나가면 내 이름 부르면서 너무 미안하다며 나 잘못했다고 막 빌음. 
     
    진짜 무릎 꿇고 울면서 그러길래 경찰 부른다 하니 가버리고 밤에도 찾아오고 원룸도 이사 결정함. 

    엊그제 내 원룸 비닐번호를 알고 있었던 거 때문인지 막 누르고 들어올려는 거임.
    술 마신 건지 문 밖에서 막 뭐라 그러고 덜컹 거리는데 소름 돋았음. 
    이렇게 된거 부모님이랑 시간 더 보낼까 해서 부모님 댁 근처로 가기로 했음. 
    후배 친구 한테 넌 어떻게 되었냐 물어보니 이야기 다 들었다며 미안하다고 잠깐이었지만 진심이었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 이랬다함ㅋㅋㅋㅋㅋㅋㅋㅋ 난 평소 사람 사귀면서 핸드폰 같은거 안보는 타입이라서 그런지 더 그랬나 싶었고 냉전 상태였으니 안걸릴 줄 알았나봄. 
    시댁에서도 우리집에 전화 걸어서 애가 힘들어서 그랬다 조금만 생각해 달라 장가는 보내야지 이러는 거에 모아둔 돈은 있으시구요? 바람까지 폈는데 제 돈주고 바람핀 사람이랑 결혼해야 할 이유가 뭐가 있냐 그럼. 
     
    아직 쓰면서도 기분 많이 안좋음. 
    이주가 지났지만 심적으로 정리 되려면 꽤나 걸릴 거 같음. 
    냉면만 보면 죄없는 냉면인데 기분 부터 나빠짐. 
    그래도 나 구해준 후배랑 후배친구 둘 한테 맛있는 거 많이 사주기로 함.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임. 
    다들 ㅂㅂ


    ㅡㅡㅡㅡㅡㅡㅡㅡ
    후 그래도 나름 사이다네요 
    출처 pann.nate.com/talk/3276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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