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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강공원에 갔다가 우연히 동생을 만났습니다.
제가 주차를 하고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오니 아내가 제수씨를 봤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동생 가족도 그 한강공원에 놀러 왔다는 겁니다.
사전에 아무런 약속도 없이 이렇게 동생 가족을 만나게 되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생이 우리 가족이 있는 곳으로 오겠다고 하길래 저는 알겠다고 말하고 아이들과 놀면서 동생이 오길 기다렸습니다.
우리는 돗자리와 아이들 장난감 정도만 단촐하게 가져왔는데 동생네는 캠핑용 의자에 테이블에 짐이 한 가득이더군요,
그 많은 짐을 동생과 제수씨 그리고 조카들까지 나눠들고 오길래 제가 얼른 가서 짐들을 들어주며 말했습니다.
"이렇게 짐이 많으면 우리가 그 쪽으로 가도 되는데 그랬어?"
"형 있는 데가 아이들 놀기에 더 좋아서 이 쪽으로 온 거야."
달랑 돗자리만 펼쳐져 있던 자리에 동생네 돗자리와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가 펼쳐지니 제법 그럴싸 해졌습니다.
아이들과 놀다가 저녁 때가 되어 식사를 해야해서 음식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제가 택시일을 시작하면서 폰을 아이폰에서 갤럭시 폰으로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제 폰에는 아직 배달앱이 안 깔려 있어서 동생이 배달 주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동생에게 현장결제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제 카드로 결제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음식이 도착할 때가 돼서 공원 입구로 동생과 함께 음식을 받으러 나가며 물었습니다.
"현장결제로 시켰지?"
"아니, 현장결제가 안 돼서 그냥 내가 결제했어."
동생은 이렇게 말했지만 제 벌이가 안 좋은 것을 알고
동생이 저를 배려하기 위해 미리 계산한 것임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동생과 어렸을 때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성인이 된 이후로는 싸운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또 동생은 일찌감치 안정된 직장에 취직하고 결혼도 저보다 10년 정도 일찍 한 반면
저는 불안정한 자영업에 결혼도 늦은 데다가 그 마저도 한 번의 아픔을 겪은 터여서
아직도 안정적이지 못 한 상태라 동생과 많이 비교가 됐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에게 저는 장남이자 아픈 손가락이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동생보다 부모님께 받은 것이 많습니다.
동생은 그런 것이 내심 서운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한번도 내색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힘든 일을 겪었을 때 물심양면으로 저를 도와주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동생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제 예상치도 못 하게 동생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끄적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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