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라는 여자팀장이 홀을 볼 때 일을 좀 원활하게 해주기 위해 몇번 도와주던게 당연하게 되어버렸던 상태였습니다. 원래는 남는 시간에 도와주던걸 시간이 지날 수록 내 일보다 자기일을 먼저 해 줘야 하고 급기야는 내 일은 뒷전이지만 자기 일을 먼저 해줘야 한다는 논리로 변했습니다.
제가 피곤했던 점이, 좋은게 좋은거라고 일단 해주고 제 일을 하려니까 너무 힘이 들었던 점이였습니다. 사장은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다 하니 '야 남는시간에 그거좀 해줘라' 라는 식으로 넘겼습니다.
외부적으로 볼때는, 제가 쉬지 않고 일을 하니 근무평가는 올라갔지만 싫은소리를 하는것도 징징대는 것 같고 하면 얼마나 하겠냐 식으로 저 조차도 유야무야 넘기다보니 일이 점점 커졌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바빠서 일을 못하거나 외근을 나가면 자기 무리를 모아서 제가 농땡이를 피는 것으로 사람들에게 전파하더군요. 음.. 사실 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안했습니다. 어쨌건 난 내 일을 하고 있고 정치는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날은 엄청 바쁜 날이였고 저는 평소처럼 제 일을 미룬 채 팀장페이스에 말려 일을 하다가 급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생각나 제 일을 하러 갔습니다.
한참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팀장이 제가 있는 곳에 와서는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며 왜 자기가 하라고 한 거 안했냐고 고성을 지르더군요. 그 때 순간적으로 느꼈습니다.
'아 얜 날 부장내지 점장으로 본게 아니라, 일꾼으로 봤구나. 빨리도 알았다 이 병신아.'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저도 "내가 할 일 하고 그쪽 일을 도와줘야지. 서순이 잘못됐잖아요?" 하니까 "너 나한테 말대답해? 야 이 개대가리야. 이 한심한 새끼야. 너 내가 짜를거니까 내일부터 나오지 마. 간나새끼야."
너 실수한거야.
"당신 뭐 착각하는 모양인데, 여기 운영 결정권자 당신 아니야. 당신한테 다 맞춰주니까 당신이 여기 책임자 같지? 근데 나도 아니야. 여기 결정권자 사장님밖에 없어. 그러니까 주접떨지말고 할 때 고맙게 생각하고 받아들여. 지금처럼 ㄱ새끼 소새끼 욕하지말고."
"내가 너 반드시 짜를거다. 이 ㄱ새끼야. 나가! 너같은새끼 필요없다!"
그리고 여기서 팀장은 또 한번 실수합니다.
"여기 매출 내가 다 올려. 여기 나말고 일하는 사람 없어! 너도 같다 이 한심한새끼야!"
욕을 들으니 화가 나고 저도 언성이 높아졌습니다만, 침착하고 할 말을 해야 했습니다. 여기서 저도 이성을 잃으면 명분이 없어지는거니까요.
"당신이 그따위로 사람들을 바라보니까 어느인간이고 못버티고 나가는거야. 세상에 당신만 일하지? 그러니까 같이 일하는 사람을 졸로보는거야. 너때문에 매출이 올라? 여기 일하는 분들, 니가 내보낸 분들 다 니 등쌀 작품이야."
그리고 저와 팀장에게 시선집중한 직원들 한번 쳐다봐주고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이거 나름 전략이였음 ㅋㅋ
"여기서 지금처럼 자기 일 다 해내시는 분들도 언젠가 니 등쌀에 그 니 잘난맛에 다 나간다고. 알아들었으면 깝치지말고 볼일 봐."
그러자 팀장이 눈이 뒤집어져서 제 멱살을 잡았습니다. 여기서 아차. 저도 손이 나갈 뻔 했는데 순간적으로 이거 손 나가면 무조건 내가 지는 싸움이다. 생각 들더라고요.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아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얼른 양 손을 주며니에 집어넣었습니다. 어차피 멱살잡은거 그렇게 쎄지도 않았음 ㅋㅋ
"놔 이거. 카메라에 다 찍혔어. 난 아무것도 안했거든? 조용히 가게에서 끝내자. 경찰서까지 가지 말고."
그러자 사람들이 이제는 팀장을 뜯어말리며 그만해라. 너 잘한거 없다. 왜 일하는 사람한테 뭐라그러냐 하면서 제쪽에서 떼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면 명분은 만들어졌고, 개싸움도 이정도면 꽤 전략적으로 잘 끝난 것 같았습니다.
팀장은 이제 홀에서 소리를 지르며 모두에게 삿대질을 하고 악바리처럼 굴었지만 저는 "바빠죽겠는데 뭐하자는거야." 하면서 살떨리는 마음 숨기고 쿨한 척 퇴장했습니다. ㅋㅋ 솔직히 쫄렸음 ㅋㅋㅋㅋ
와... 중국여자들 무서워요... 뭐 아무튼 그러고 나서 저도 사람인데 집에가서 속상한 마음에... 내가 이런취급 받았었구나 그래도 지금이라도 싸워서 다행이다. 하며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만...
다음날 초인과 같은 정신력으로 일어났습니다.
'이미 상황 벌어진거 사장은 다 안다. 내가 술먹고 늦게 나온 이유를 알텐데, 그러면 어제 한 싸움 아무 의미 없다.'
그런 생각이 퍼뜩 들어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하고 평소보다 30분 더 일찍 나가 아무일 없는듯이 일했습니다.
사장이 절 보더니 "야 ㅋㅋ 너 멱살잡혔다매 ㅋㅋ"
하고 배잡고 웃으며 걸어오더군요. 대충 서로 웃고넘긴 뒤 이러한 일이 생긴 경위에 대해 말하니 사장이 이미 아침나절에 다른직원들 이야기도 다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자기도 이미 그 팀장 과한 부분 잘 알고 있었다며 저보고는 수고했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다른 직원들이 평소에 제가 하는거 보고 하는 일 너무 많다고 걱정했다는 직원도 있었다는군요.
그리고 사장하고는 별 일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 팀장은 술이 덜 깬 채로 한시쯤에 나왔는데 나오자마자 사장에게 나이쳐먹고 똥오줌도 못가리냐는 욕부터 시작해 니 속상하다고 술쳐먹고 지랄병 할거면 다른데 알아보라고 아주 쌍욕을 시원하게 쳐먹었습니다.
결과적으론... 그 날 이후로 팀장은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에게도 지시하지 못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저 팀장님 ㅇㅇ한 일 하고 있으니 좀 도와주세요. 저도 이따 같이 도와드릴게요.' 하고 말하면 제 말을 다 듣게 되었고 팀장 본인도 더이상 제게 예전처럼 반말하거나 무례하게 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