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시간과 돈' 중 뭘 선택하시겠습니까?"
적당히 살아보니 참, 선뜻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20대 때는 당연히 '시간'이었습니다. 이때는 먹고, 놀고, 보고 싶은 것이 넘쳐났습니다. 하고 싶은건 많은데 늘 시간이 없는게 문제였죠. 친구들과 농담삼아 월 100만원과 정시 퇴근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정시퇴근을 택했습니다. 퇴근 후에 더 바빠지는게 이들 20대들이죠. 돈을 좇느라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을 보면 '무슨 낙으로 살까'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30대가 되어보니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양가 부모님들께 적당히 효도도 해야하니 당장 돈 한푼이 아쉽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를 볼 때마다 '엄마아빠가 돈 없으니 포기하라'는 말은 하고싶지 않아집니다. 남편이 혹여라도 공휴일·주말에 출근한다고 하면 '이번달 월급이 얼마 더 늘겠네' 머릿속 계산부터 됩니다.
이제 40대가 되면 또 달라질까요? 아마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평일이건 주말이건 밤낮없이 회사에 나와계시는 부장, 팀장, 사장님들을 보면 말이죠. 더 여유로운 직종이나 다른 회사로 이직하지 않는 건 시간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는 암묵적인 동의 아닐까요? 용돈 드릴 때 활짝 웃으시는 부모님을 봐도 나이 들수록 돈이 더 중요한게 분명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설문조사도 있습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의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6 현금시간 부족과 소비 생활과의 관계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85.4%가 "시간보다는 현금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은 14.6%에 그쳤습니다.
이는 2년 전 조사(시간이 더 필요 15.8%, 현금이 더 필요 84.2%)와 비교할 때 시간보다 돈을 선택한 사람이 소폭 증가한 것입니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이 (男 83% < 女 87.8%), 나이가 많을수록 (20대 82.4% < 30대 83.2% < 40대 87.2% < 50대 88.8%) 시간보다는 돈을 선택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시간보다 현금을 더 필요로할까요? 응답자들은 '결국 모든 생활은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라는 점'(67.1%, 복수응답)을 1위로 꼽았습니다. '돈이 많으면 시간도 살 수 있다(24.7%)'는 답변도 눈에 띕니다.
이젠 여러분이 답할 차례입니다. 시간과 돈 중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개인이 처한 사정과 환경에 따라 무엇을 선택하든 100% 옳고 그른 선택은 없을겁니다. 하지만 혹여라도 한쪽만을 좇다가 다른 하나를 놓쳐버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