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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enbung_20164
    작성자 : 마후
    추천 : 14
    조회수 : 1511
    IP : 218.144.***.136
    댓글 : 190개
    등록시간 : 2015/06/14 21:12:01
    http://todayhumor.com/?menbung_20164 모바일
    오지랖 甲을 만나다...(부제: 남 똥 쌀때 대신 힘주지 말자)



    일요일은 한주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장을 보는 날


     ***스 나들이를 갔다


    야채코너를 들러 양배추, 샐러드, 파프리카, 청양고추 등을 집어담고


    소스와 떨어진 커피도 줍줍..술도 몇 병 담으니 바구니가 가득차서 카트를 가져올 걸 하고 후회했다.


    바꿔오긴 귀찮아 대충 눌러담고 돌던 중 냉동식품 코너에 가서 2.1Kg 왕만두를 겟.


    바구니에 넣기엔 담을 공간이 없어 그냥 손에 들고 다른 코너로 가려는데


    만두 포장의 비닐 손잡이가 툭 끊어진다.


    속으로 '이런 거 하나 제대로 못 만드나' 구시렁거리며 다른 만두로 바꿔들 때


    그리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들리는 소리


    "아저씨! 그렇게 땅에 떨어뜨려놓고 다른 걸 가져가면 어떡해요?"


    뒤돌아보니 어떤 아줌마가 다시 올려놓은 만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나에게 눈을 부라리는 중


    "손잡이 끊어진 걸 들고 가라구요?"


    "아니, 아저씨가 끊어먹었으면 책임을 져야죠."


    여기서 잠시 어이 가출


    누가 들으면 내가 만두봉지를 들고 베개싸움 하듯 휘둘러 떨어진 줄 알았을 거다


    "아.줌.마. 들고 가라고 만들어놓은 손잡이가 부실해 떨어지면 그게 언제부터 집어든 손님 탓이에요?"


    "다른 사람은 아저씨 때문에 손잡이 끊어진 걸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 안해요?"


    "안합니다. 손잡이 붙은 걸 가져가야지 떨어진 걸 가져가면 호구죠."


    "아니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아니 뭐 이런 남 똥싸는데 대신 힘주는 인간이 다 있어?"


    "뭐야? 너 몇 살이야? 나이도 어린 게 말 참 함부로 하네..."


    "아.줌.마. 나이를 처먹은 건 벼슬이 아니야.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해야 벼슬인 거지."


    "뭐? 처먹어? 너 지금 막말한 거야?"


    "당신이 시비는 걸어도 되고 남이 막말은 해선 안되고? 더이상 대꾸해줄 생각 없으니까 가서 고발해.

    나한테 시비 털어봐야 소용없으니 손잡이 떨어진 만두 바꿔가는 인간 있더라고 고발을 해."


    뒤에서 빼애액!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무시하고 마저 장을 보러 돌아다님


    그런데 여기까진 1차전이었음



    필요한 걸 두어 개 더 사서 계산대로 갔는데 이 아줌마가 남자 둘이랑 날 기다리는 중


    "저 놈이에요."


    참고로 나는 태어나서 지금껏 빈말이라도! 인사로라도! 착하게 생겼다는 말은 못 들어본 경험치 많이 줄 것 같은 인상이다


    그런 인상이 손가락질에 저놈이라는 표현까지 덤으로 얹어지니 이마에 핏줄이 돋는다


    입에서 막 시옷비읍이 터지려는데 낌새를 눈치챈 건지 남자 하나가 끼어들었다


    복장상태와 가슴에 붙은 명찰, 손에 든 무전기?로 보아 마트 직원...아줌마를 힐끗 보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이쪽 고객 분이 신고를 해오셨습니다. 고객께서 식품을 훼손하는 걸 목격하셨다고..."


    "잠시만요. 정확히 하죠. 포장훼손도 아니고 식품훼손이라 했다구요?"


    "네, 바닥에 떨어뜨려 내용물이 쏟아진 것을 그대로 방치하고 가는 걸 보셨다고..."


    느낌이 쌔했다. 분명히 손잡이만 끊어졌었고 만두봉지엔 이상이 없었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있었던 일을 그대로 반복재생해 들려줬다.


    그리고 손잡이가 끊어진 것 뿐이고 만두가 쏟아진 일은 없다고 하는데 이 아줌마 끼어든다


    "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거야? 가서 찢어진 만두봉지를 가져와보면 알 거 아냐?"


    난 이 아줌마랑 말을 섞을 생각이 없었다. 사람은 개와 대화를 시도하진 않으니까.


    직원만 보고 말을 했다.


    "그러죠. 만두봉지도 가져오시고 여기 cctv 달려있죠? 그것도 확인하는 게 좋겠네요. 확실히 해야죠.

    그리고 들고가라고 만들어 놓은 손잡이가 부실해 떨어진 경우 그게 고객 과실이면 변상하겠습니다."


    갑자기 조용해지는 느낌?


    그런데 이번에 옆에 있던 남자가 끼어든다


    "그건 됐고 당신 우리 집사람한테 욕했다면서?"


    "나이도 어린 게..라는 말을 듣고 나이 처먹은 게 벼슬은 아니라고 한 대꾸가 욕이라면 욕 했습니다만?"


    "지금 잘했다는 거야?"


    "잘못한 게 없다는 말이니 그게 기분 나쁘시면 112에 신고를 하세요. 아니 신고는 제가 해야겠네요."


    머뭇거리고 서있는 직원에게 최종통보를 했다.


    "지금 바로 cctv 확인하러 가시죠. 아니면 정식으로 컴플레인 제시하겠습니다.

    식품훼손이 있었다면 어차피 그쪽도 확인하셔야 변상을 받으실 거고 저도 이대로 넘어가기엔 너무 멀리 왔네요."


    직원도 뭔가 느낌이 왔는지 바로 확인하러 가잔다.


    그러자 갑자기 이 아줌마 쭈뼛거리기 시작하는데 내가 이미 빈정이 상한 후였다.



    cctv를 확인한 결론은 이 아줌마 내가 간 뒤로 만두봉지를 집어서 땅에 철푸덕


    일부러 터뜨린 거였다.


    그걸 지켜보던 난 팔짱끼고 경찰 부르라 했고 두 부부는 안절부절이고 직원은 차마 경찰은 못부르고 내 눈치만 보고.


    어케보면 별 일도 아닌 걸로 일 키우기 싫어 한마디 하고 나왔다.


    "아.줌.마. 세상이 아무리 x같아졌어도 어린 놈이 어른한테 말 함부로 하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아줌마는 어른 아니지?"



    엿은 먹여서 시원해졌지만 멘붕은 제대로 온 휴일이었다






    출처 빡친 내 심장
    마후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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