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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2003329
    작성자 : 파랑방울
    추천 : 16
    조회수 : 1005
    IP : 180.231.***.120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23/02/23 01:52:57
    http://todayhumor.com/?freeboard_2003329 모바일
    15살 나의 천사 강아지 무지개 다리를 건넜어요
    내 10대와 20대를 함께한 나의 딸이자, 천사 강아지이자 나의 친구인 또망이

    13살때 나에게 천사가 왔다 사실 난 그 전부터 우는 날이 많았어서 그 천사의 존재는 나날이 너무 특별해져갔다.

    하얗고 조그마한 구름같은 아이가 앙증맞게 걸어서 내 품에서 잠이 드는 날이 많았다. 몇년 후엔 내가 그 아이가 없으면 잠을 못잤다.

    사실 널 키우는게 쉽지는 않았다. 미용좀 하려고하면 세상 발작 일으키고 음식 투정도 엄청 했다. 목소리는 얼마나 앙칼지고 엄마닮아 한 성격해서 한번 화나면 물고 안놓는다. 아직도 약주다가 물린 상처가 낫지않았다.

    쉽지않다고 싫지않았던건 아니다. 나 새벽에 화장실가면 과자 쿰척먹는데 과자봉지소리 귀신같이 알아듣고 화장실앞에서 내 눈치를 살금살금본다. 요리를 하는 거실에서 뒤돌아보면 항상 너가 있다. 목줄소리만 들리면 그렇게 빙글뱅글 돌며 신나 소리냈다. 잠잘때는 마약방석에서 곤히 잤는데 가끔 침대에 올라와서 엄마 볼에 뽀뽀하고 도망간다. 그런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큰일이다. 생각해보면 넌 나의 집이기도 했다. 내가 아플때 저혈압으로 엎어져있을때도 넌 내 손을 햝아주었다. 아빠가 술주정을 할때도 나보다 한참이나 작은 너가 날 지키겠다는 그 모습이 애잔하고 저리다. 너는 그저 지킴받아야하는데 날 참 많이 지켜줬다. 

    심장병진단을 받고 1년동안 투병생활하며 고생했다 근 한두달간은 컨디션이 급속도로 안좋아졌는데 최근에는 걷지도 못하고 짖지도 못했다. 엄마가 먹는 과자봉지 소리도 듣지 못했다. 신나하던 산책에서도 주저앉아 힘들어했다. 봄이 오면 견모차 타고 소풍가려고 주문해놓은 박스는 뜯어보지도 못했는데

    21일 오전 새벽 5시를 기억해 너가 온힘을 다해 내 침대 옆으로와 힘조절을 못해 소변을 해버리고만 그 모습 그마저도 사랑하는데 그때 직감했다 너가 나에게 인사할 준비를 줬다는 것을.

    말이 길어졌다. 내 인생의 반 이상을 함께한 너를 나는 보내지 못할 것인데 다시 만나는 날까지 버텨볼게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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