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달전 휴가때 혼자 다녀온 여행기를 짧게 쓰려고 해요 . 편하게 반말로 하겠습니당!!
대만에 홀로 여행갔다온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내가 대만에 가기로 마음먹었던 이유는 딱 2가지였다.
지우펀의 야경과 스펀의 천등날리기 .
만나던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약 3달정도 됐을때.. 마음에 남은 미련을 털어내려 미리 티켓을 끊어놨다.
솔직히 여행을 기다리면서 이런생각도 했다. '아 막상 여행이 다가왔을때 내 마음 정리가 이미 끝났으면 어떡하지'
그러나 점점 여행날짜가 다가올 수록 쓸모없는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듯이 그립다거나 괴로운것은 아니었지만 일상생활에 문득 문득 튀어나오는 그 사람 생각에 괴로워 하다보니
벌써 대만 갈 날이 다가왔다.
태어나서 처음 가는 혼자 해외여행이었지만 크게 설레이거나 하진 않았다. 여행의 목적이 목적이니 만큼 ㅋㅋ
내가 쓸려는 얘기는 세번째날 갔던 스펀의 천등날리기다.
사실 두번째날 지우펀에 가기전에 스펀을 가려고 했지만 폭우가 내렸고 .. 그상태로 가봤자 꽝이겠구나 ,하고 바로 지우펀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나선 1박을 하고 지우펀에서 내려와 스펀으로 갔다. 다행히도 스펀의 날씨는 맑다 못해 사람을 녹일것같은 햇빛이 비췄다.
기차에 내려 조금 걷다보니 한국 사람들이 많이 애용하는 '가용엄마 천등' 이 보였다.
들어가서 4색 풍등으로 결정하고 풍등에 소원을 썼다.
사랑/건강/행운/돈 등등.. 각자 색깔에 맞게 소원을 썼다.
솔직히 '사랑' 면에 오글거리는 말을 쓰고싶지 않았는데 , (옆의 한국 커플때문에 더더군다나 ..부들부들 .ㅠㅠ)
그래 이왕 미련 버리러 대만까지 왔는데 . 잠시의 쪽팔림은 접어두자. 하는 생각으로 오글거리는 말도 썼다.
먹물이 다 마른 풍등을 가지고 직원과 함께 기찻길로 걸어갔다.
유니폼 등쪽에 쓰여있는 굴림체ㅋㅋ 대만사람눈엔 똑같겠지 - 하며 따라갔다.
가용엄마 천등 가게 직원들은 열정적이다.
여러가지 포즈를 요구했다. 솔직히 보는 눈도 많고 육중한 몸뚱이로 예쁜 포즈 취하는것도 곤욕이었지만
열심히 그들의 요구에 응했다.
사실 천등의 메인 면을 사랑 면으로 했는데 .
사랑면에서 나에게 팔과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라고 요구했을땐 정말 웃기면서 슬펐다 ㅋㅋ
그래, 저언닌 한국말은 조금 해도 한글은 전혀 모르겠지 ..
천등 날리기전 갖가지 포즈를 취하며 한 거짓말 조금 보태서 백장은 찍은것같다.
그리고 대망의 천등 날리는 시간...
불붙이고 손을 놓자 천등은 휙 하고 날아가버렸다.
잘가!!!!!!!!!! 하고 소리치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헤어지고 나서 첨에 한 2주는 거의 죽을것처럼 울다가 그이후로는 눈물을 한번도 흘리지 않았는데.
선글라스 껴서 천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이제 끝이구나, 하고 기찻길을 떠나려는 순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찻길 위에서의 포즈요구가 시작됐다.
만세부터 시작해서 ... 또 나는 요구대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ㅋㅋ
혹시나 언니가 눈물을 볼까 걱정돼 입은 웃고 있었다 ㅋㅋ
아마 가까이서 누군가 내 얼굴을 봤다면 참으로 기이하고 무서웠을것이야 .
너무 덥고 지쳐서 그만좀 찍었으면.....싶었을때 ㅋㅋㅋㅋ
언니가 말했다!!!!! "점프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프샷이라니 ...
후.. 그래 대충 찍고 가자
하고 점프를 했는데......................
나의 눈은 홍수가 난듯 눈물이 멈추지 않고 ...ㅋㅋ언니의 "다시!" 는 정말ㅋㅋㅋㅋㅋㅋ나를 웃고 울게 했다 ㅋㅋ
점프만 한 20번 한거같았다 ......
너무 지쳐서 언니에게 다가가서 고맙다고 이제 안찍어도 된다고 했더니
언니가 내 핸드폰을 주면서 점프샷을 제대로 못찍어서 너무 미안하다고 계속 말했다.
더 미안해졌다 ㅋㅋㅋ
가게에 들어가서 거울을 보니 내 얼굴엔 파운데이션 국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ㅋㅋㅋㅋ
땀과 눈물로 화장은 다 지워지고 ... ㅋㅋ 천등 하나 날렸을뿐인데 너덜너덜해진 심신ㅋㅋ
이렇게 대만 스펀에서의 나의 추억은 끝이다.
저 당시에도 정말 웃기면서 슬펐는데, 지금도 많이 기억에 남는다. 웃픈 기억.
저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나는 우울함에 빠져 여행지에서 우울 아우라를 뿜뿜하며 다녔겠지.
그런 추억을 만들어준 열심히 일하는 대만 언니에게도 고맙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한번 가보고싶다.
(마무리가 ........어떻게..해야하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