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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diet_19926
    작성자 : 흐므어으어엉
    추천 : 10
    조회수 : 462
    IP : 119.202.***.73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3/07/15 01:28:11
    http://todayhumor.com/?diet_19926 모바일
    지금까지 제가 살아왔던 이야기.
    제 나이 21살..

    고등학교때 부모님과 충돌이 있었고, 그 결과 전 따로 나와서 살게되었죠.
    학교도 제대로 나가지 않았고.. 그냥 집에서 컴퓨터나 하면서 매일 배달음식이나 시켜먹었습니다.

    원래 78kg이었던 몸무게가, 고3말에 보니 어느새 100키로가 넘었더군요..
    당연히 공부도 제대로 했을리가 없습니다. 대학갈 성적은 나왔지만.. 제 자존심이 낮은곳에 가는걸 허락치 않았죠.
    재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제대로 한번 해보자고 다짐하며 재수학원에 가 보았지만..
    2년정도 공부를 하지 않았던 공백이 여실히 나타나더군요. 책상에 앉아 있는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다음날 아버지께 군대를 가겠다고 말씀 드렸고, 아버지는 그러라고 하셨습니다.
    신검을 봤더니, 과제충으로 재검.. 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버지께 말씀 드렸더니 기왕 그렇게 된거 공익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내심 기뻤구요..
    두달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재검을 받고 공익으로 확정이 났습니다.
    그리고 공익으로 가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공익은 만21세부터 가능하더군요.

    아버지는 그럼 공부를 하는게 어떠냐 하셨지만, 전 말로만 알겠다고 하며 하지 않았죠..
    결국 수능 시험장조차 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많이 실망하셨죠.

    올해 2월, 훈련소로 갔습니다. 훈련소에선 기필고 살을 빼와서, 공익근무를 하며 공부를 해 수능을 치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갔죠.
    10kg를 빼온 후, 공익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7월 15일..
    제 몸무게는 120키로가 넘습니다. 그나마 훈련소에서 빼온거마저 도로아미타불이 되었죠.

    공부는 단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게임,게임,게임.. 주구장창 게임만 했죠.
    그런데, 게임을 하면 즐거우냐?..

    이젠 그것조차 아닙니다.

    그냥 게임을 하는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해야 할 일들, 아버지의 기대에 보답해야한다는 부담.. 
    이 모든것으로 부터 도피하기위해, 그냥 게임을 하는것같습니다.

    솔직히, 게임도 재미 없습니다. 

    공부를 해야한다는것 압니다. 살도 빼야한다는것 압니다.

    그러나, 어느새 돌아보면 그저 도피를 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요..

    고2때부터 지금까지.. 3년, 아니 4년이 다 되가는군요.

    4년을 현실에서 도피했습니다. 4년을요........

    전 책읽는걸 참 좋아합니다.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다독상을 한번도 놓쳐본적이 없고,
    그 덕인지 언어,사탐영역에서만큼은 점수가 잘 나왔죠. 딱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요(내신은 아니고.. 모의고사요)
    그래서 전 어느샌가 이렇게 생각했었나 봅니다. 내 자신이 똑똑하다고요.

    그리고 지난달, 고3 모의고사 문제를 한번 풀어보았습니다.

    네. 아주 바닥을 치더군요. 제가 그 자신있어하던 언어,사탐영역 조차도요. 
    아니.. 50문제 다 풀지도 못했습니다. 한 20문제쯤 풀고나서 보니 반이상이 틀렸더군요.

    아, 이제 내가 그나마 가졌던 기초마저 잃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정신차려야겠다, 하는 생각도요.

    그러나 한달이 지난 지금, 전 여전히 게임만 하고 있습니다.
    인간관계도 최악입니다. 원래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그나마 친한 친구들마저
    모두 멀어졌습니다. 주위에서 철저히 고립되었죠.. 아니, 제가 절 시궁창에 쳐박았다고 할 수 있겠죠.


    더이상은.. 더 이상은 현실에서 도피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지만, 내일이면 또 오락을 하며 현실에서 도피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젠 정말 한번 바뀌어보고자 합니다.

    우선 살부터 뺄 생각입니다. 살이 찌고나서.. 너무 나태해진것 같거든요. 체력도 현저하게 떨어졌고..
    제가 과연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됩니다....
    이번만큼은 정말로 바뀌고 싶습니다. 정말로요......

    제게 응원 한마디만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다시한번 일어설 수 있도록 응원한번만 해주실 수 있을까요.. 부탁드립니다.

    그냥 생각나는데로 쓰다보니 글이 뒤죽박죽이 되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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