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살고 있고, 스페셜리스트를 만날 일이 좀 많았어요. 교통사고를 심하게 당한 적이 있거든요. 뭐 그에 대해서도 스토리는 많은데 그냥저냥 시스템 적으로 다 이해는 갑니다. 이 나라 산지가 십년도 넘었으니 다른 사람들이 불평하고 불만있고 그런 것도 그냥 이해는 해요.
비록 엑스레이 받아보는 데 2달 걸리고 그것도 중간에 결과가 사라져서 헤메고 전화하고 싸우고 하긴 했지만.
비록 신경 손상까지 왔는데도 응급실에서 너 가. 해서 안 우기고 그냥 퇴원한 게 내 잘못이 되버리긴 했지만.
결정적으로 문제 터진 건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건 아무래도 말도 안된다라고 느끼는 바가 있어 조금 주절주절 해보아요.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_- 아니면 다 이런 건지, 이민게 다른 분들 의견도 좀 듣고 싶구요.
얼마 전에 지병을 하나 발견했어요. 처음엔 자궁에 혹이 있어서 그것만 제거하면 되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는데, 문제는 이상 세포가 발견되어서요.
조직에 침투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직 암이라고 부를 단계는 아니고 전암(pre-cancer)라고 하는 단계구요.
자궁 혹을 수술했던 산부인과 의사는 자궁 적출을 권하고 싶긴 한데- 아직 아이가 없으니 일단 호르몬 치료를 꾸준히 받고 지속적으로 조직검사를 받아가다가 출산하면서 적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자기 선에서는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oncologist 를 리퍼 해주겠다고....
그리고 그 oncologist 리퍼가 넘어간게 4개월 전이에요.
아직 아무 연락이 없어요. 약속이 늦게 잡히는 게 아니고, 그냥 애초에 약속 자체를 못잡고 4개월째 기다리기만 하는 중이에요.
중간중간 계속 리퍼 넣은 의사한테 전화해서 확인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해도 해당 병원에서 연락이 없으면 자기들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그러고, 결국 처음 리퍼 넣은 데는 포기하고 다른 병원에 다시 리퍼 넣었는데 역시나 연락이 없네요.
맨 처음 패밀리 닥터한테서 넘어간 스페셜리스트가 난임 전문 스페셜리스트 였기 때문에- (그리고 전 돈이 안되는 환자가 확실하기 때문에;;) 지금 산부인과 의사도 '우리에겐 더 이상 올 필요가 없다' '내가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 가 끝이고, 3개월 호르몬 치료도 끝났고 조직 검사 1차도 했는데 그 결과도 일단 종양 전문의 만나서 얘기하렴 -_- 모드네요.
약간 상식이 있어 각종 리서치와 프로토콜을 뒤져보니 제 병증은 지속적인 호르몬 치료+3개월에 한번씩 조직 검사가 필수고, 자연 임신도 힘든 상황이라 조속히 임신/출산 후에 자궁 적출이 최상인데- 이건 뭐 아무런 치료도 없고, 더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그냥 방치 중이네요.
결혼한지 1년도 안되었고 아이 생각도 있고, 지금 내 나이가 적은 나이도 아니고(30대 후반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시간은 흐르고...
주변에서는 '안 급하니 그래. 병이 별로 위중하지 않은가보다' 하는데, '그래서 병원이 보기에도 위중하다고 느껴 예약 잡혀서 조처한 사람들 지금 살아는 있수?' 하면 다들 '...' (이미 다 돌아가셨....)
이러다 oncologist도 못 만나면 어쩌란 소린가(...) 싶기도 하고, 이래서 다들 '암 발견? 그럼 한국가셈!'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갑갑해서 주절주절 해보아요. 이럴 때는 대관절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토론토에서 온콜로지스트 만나보신 분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