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힘들다가도 아기보면 힘이 난다는데
난 모성애가 없는건지 힘들면 그냥 힘들다.
밤에 아기가 울면 이유를 찾다가 찾다가
그래도 못찾으면 나도 모르게
아이를 빤히 쳐다보며 정지상태가 된다.
새벽2시부터 배고파 울고 2분먹고 잠들고
안고있다 눕히면 또 울고 3분먹고 잠들고
그러기를 한시간 두시간...
배가 아픈지.. 모유도 거부. 계속 울기만.
빨리 아이의 불편함을 해소해 줄 생각이 들어야
엄마인데 난 멍한 상태로 정지.
이상함을 느낀 신랑이 일어나서
아기도 안아 달래고 내 등도 쓰다듬어 준다.
신랑도 사람인데 피곤할텐데
아기 앞에서는 한번도 화내고 짜증내지 않는
신랑을 보면 내가 더 작아진다.
도우미 이모님 오셔서 잠깐이라도
푹 자고 일어나서 차려놓으신 밥도 먹고
샤워도 하고 그러고 나니까
그제서야 좀 사람같고 간밤의 일도 생각나고
내가 왜 그랬을까 싶고.
간밤에 내가 어땠나 싶을만큼
아기에게 웃으면서 대하는 내가 좀 소름돋고..
사실 나는 아기가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다.
자기아이는 이뻐보인다는데
난 내 아기이지만 엄청 예쁘지는 않다.
아직 비누안써서 씻어도 머리냄새나고
생후 20일 좀 넘은 애기가
맨날 목욕탕 온탕 들어간 아저씨소리내고
여드름은 언제 없어질지
ㅋㅋ 근데 다시봐도 좀 웃기긴 하다.
요 며칠 모유도 거부해서
먹기 힘들어 그런가 싶어 젖병에 유축해 줬더니
인상 팍 쓰고 억지로 먹는 아기.
근데 너 분유는 잘먹더라....
맛이 없었던거니..
휴.. ㅋㅋㅋ
뭔가 아이를 낳으면 모성애가 생길 줄 알았는데
아니 적어도 내 감정에 따라 아이를 대하지 않는
그런 엄마가 될 줄 알았는데
잠 좀 자고 좀 씻었다고 좋아질 것을..
난 왜 아이앞에서 그렇게 행동하게 되었을까
오늘도 반성한다.